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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아름다운 동행

by 농부김영란 2008. 1. 5.

 

 

제가 존경하는 어떤 분의 책 제목을 따서 오늘은 <아름다운 동행>이라고 제목을 붙여 봤습니다.

이제 수확을 끝내고...마음의 여유가 생기니

이제서야 고맙고 감사한 분들의 향기를 되새김질 하고 있습니다. 

감성지수가 이성지수보다 훨씬 높은 탓에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와했다는

시인의 표현처럼...작은 일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제 감성탓에 더 힘들게 보낸 시간들도 있었지만

기쁨과 행복을 느끼는 감정 또한 어린 시절의 감성과 그다지 빛바래지 않은것 같습니다.

칼럼 시절부터...블로그로 바뀌고 나서까지 제가 인터넷에서 만나고 이어져 온 인연들이

한결같이 따뜻한 동행을 하며 예까지 왔습니다.

40대를 맞으면서 긴장하고 허전했던  마음들을 추스리려고 인터넷을 기웃대다가

이웃들의 살아가는 진솔한 이야기에 매료되어 나도 방하나 만들어야지하며

무턱대고 입성(^^) 하였던 것이...어느덧...50대를 눈 앞에 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만큼 켜켜히...세월이 쌓인 시간이 되었습니다.그사이...작은 변화들과,  부침들이 있었지만

처음 제가 만났을때부터 변함없이 진솔하게 그 자리를 지키며, 한결같은 우정을 보여주신

분들 사이에서...부족하고, 엉성하고,생각나는대로 자유로이 표현하고(한편 철없이)

무턱대고 사방으로 질주하기를 서슴치 않던 저를, 그동안 한결같은 사랑으로 지켜봐 주시고

따뜻한 시선들을  변함없이 주셨음을 느꼈습니다.

 

봉천동 아지매 시절부터...

제주도에 이사와서 농부가 되어 고군분투하며 제가 허물을 벗어가는 과정을

모두 지켜 보셨고,그리고 드디어 제가 지은 농산물이라고 판매를 시작 하였을때

제가 상상할수 없을만큼...제게 용기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고,

물심양면 내 일처럼 도와 주시는 것을 보고...제가 얼마나 행복하고 감격했는지 모른답니다.

제 스스로에게 물어 보았습니다.너는 누군가에게 그렇게 할수 있니?하고...

쉽지 않은 사랑과 배려를 받으면서...40대 후반...몹시도 서걱거리고, 휘청대던 제 발걸음이

조금씩 정돈 되는 것을 느낍니다.돈으로 환산할수 없는 믿음과 사랑을 느꼈고,

그래서 제가 가는 길에 조금의 회의도 하지말고 꿋꿋이 걸어 가라는 격려로 받아 들이려 합니다.

작년에 조심스레 판매를 시작 하였고...올해는 수확에 만전을 기하느라

홍보는 이 블로그 이외에는 따로 하지도 않았고, 블로그 관리도 하지 않는 제가

누굴 믿고 그리 했을까하고 돌아보니 황당하기도 합니다만

올해도 변함없이 저를 적극 도와주신 언니들, 친구들이 있었기에....너무나 감사합니다.

큰 사랑을 배웠습니다.진심으로 저의 성공을 기원해 주시는 마음을 느꼈습니다.

농부의 성공이 무엇이겠습니까? 그리 크지도 않은 귤밭에...그리 비싸지도 않은 귤을 팔아서

수입이 얼마나 되겠습니까만...저는 내 생애 가장 마디고 여문 돈을 벌고 있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삶에서 귀한 것이 무엇인지를 배웠습니다.

 

저는 도시에 살때...자연의 생명력을 가득 머금은 그런 농산물을 찾아 두리번 거렸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먹거리를 찾아 두리번 거렸는데 유기농 매장에서는 세 아이들을 마음껏 먹이는 것이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었기에 제가 농부가 된 지금 저와같은 고민을 하지않고

그리 큰 부담없이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올해는 유난히 귤값이 싸서 상대적으로 제 귤이 비싸게 보일수도 있겠지만

다른 친환경매장보다 여전히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고,

그리고 박스가 넘치도록 담아서 더 드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팔기위해 가격을 낮추거나 하지 않는 것은...제 나름대로 감사 이벤트를 해마다 할것이고

제가 받은 사랑을 어떤 방식으로든 다시 메아리되어 돌려 드리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있기에

원칙을 세워 두었기 때문입니다.저의 고집스런 마음이 농사를 지을때도 요령없이 가게하는것처럼

농부가 손수지은 농산물을 파는 것도 상혼이 깃든 행동은 하고 싶지가 않답니다.

그리고...가치있는 것은 그만큼의 값을 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기도 합니다.

 

월요일...

저의 감사한 마음을 충분히 담지는 못했어도 감사한 마음을 담아서

효소를 담으시거나, 잼을 만드시거나, 귤껍질 차를 만드시거나, 생과일쥬스를 만드시게

감사 선물로 귤을 보내 드리겠습니다.모든 분들께 다 드리고 싶지만

올해는 양이 작년만큼 되지 않아서 부득이 5박스이상 주문하신 분들께만 드리게 되어 아쉽습니다.

친환경 농산물매장에서는 판매를 하는 것을 보았지만 저는 그렇게라도

작은 감사표현을 하고 싶습니다. 여름내내...땀이 비오듯하며 귤 나무를 소독하고

풀을 뽑고, 아이들처럼 정성들여 키운 공을 생각하면 그 어느 하나라도

귀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만...귤이 적게 달려서 상대적으로 커진 것들입니다.

껍질이 좀 두껍고 더러는 맛이 좀 싱거운 것도 있지만...

귀하게 여겨 주신다면 귀한 가치를 돌려 드릴것입니다.

잘 활용 하시면...그 가치를 충분히 느끼실것입니다.

한꺼번에 수십박스가 나가기때문에 부득이....착불로 하는 것을 용서 바랍니다.

사실은 택배료에 박스값에...제 인건비도 계산하기 힘든 것이 농사라는 것이 애절하답니다. 

택배비를 아끼려면 두박스를 묶는 것도 있고, 3일만에 가는 것도 있지만

저는 그동안 제대로, 온전히, 가장 빨리 배송해 드리려고...만전을 기해왔습니다.

내용물이 기대하던 최상의 것이 아닌것도 있겠지만...농사를 지어보니...참...뜻대로 안되는 것이

꼭 자식 농사 같았답니다.조금 부족한 것이 있더라도...저의 마음을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아마도...돈을 쫓는다면...농사를 못 지을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저는...저의 아이들이 마음껏 먹고, 저를 아껴 주시는 분들 또한

믿을수 있는 귤을 제공하는 것이 돈의 가치 이상의 기쁨을 주기에

외롭고, 험란한 길을 묵묵히 걸어 가 보겠습니다.

저와 함께 아름다운 동행을 하여 주시는 분들께 제가 드릴수 있는 마음의 선물이라고 생각 합니다.

 

제게 주신 큰 사랑.....

우리들의 아름다운 동행...

2008년도에는 더욱 진일보한 농산물을 키워내서 여러분께로 되돌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고맙습니다.사랑합니다!

 

2008.1.5 英蘭

 

 

 

*상품귤이 백여박스 남았습니다.

계속 판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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