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월요일...
감사 이벤트로 드리겠다던 효소용, 쥬스용 귤을 발송 했습니다.
며칠전서부터 무척 망설였습니다.모두 다 드리고 싶은데...
양이 많지를 않고...
한 박스나 두 박스나 ...구별을 두는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습니다.
부득이..5박스이상이라고 정하면서도...
얼마나 맘이 안편한지...급기야 며칠 속을 쓰렸더니
오늘은 내내...속이 거북해졌습니다.
그제...선별 작업을 하면서도
또 얼마나 맘이 불편했는지 모릅니다.
어쩌면...이리도 못생겼을꼬...
두껍기가 쇠가죽보다 더 두꺼운 것도 있고...
이걸 선물로 드린다고 좋아하실까...
나야 내가 농사 지었으니...하나라도 버리는 것은 너무 아깝고
그래도 무농약농산물이 흔한것도 아닌데
효소라도 담그어서...여름에 양념소스로도 쓰고, 음료수로도 쓰면
좋을텐데...하고 드리겠다 했지만...
이 못난 것들을 이뻐해 주실까...
괜시리 번거로운 일만 더 드리는 것은 아닐까...
그런 걱정이 자꾸 밀려 왔습니다.
감사한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자면 상품을 한박스씩 드려야 하건만...
이렇게 못난이들 중에서 골라낸 상품이란 것들도...다들...그리 예쁘지는 않았지만
세상에 이리도...못생긴 귤이 있을까 하는 것도 있었지요.
내 나이쯤에 이르러보니 못생겨도...속을 보는 눈이 생겼지만
내 젊은 날만 하여도...
겉보기에 좋은것에 많이 끌렸던지라...
하물며...도시의 그 화려한 상품들 속에서
세상에서 제일 못난 놈들을 선물로 준다고하면
고마와는 하실지...너무 걱정이 되고
너무 못생긴 귤들을 보니 눈물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효소용이라고 이름 붙여 나간 귤들을 보면...
무농약귤의 실체를 보시게 되기는 할것 같습니다.
착불로 보내 드려도 될까요?하는 문자를 보내 놓고도
수없이 망설였습니다.
선물을 주려면 제대로 주어야지...하는 갈등과
수십만원의 택배비가 오버랩되어...몇번을 생각 하여도...
아니 되겠기에...선불로 보내 드리게 되었습니다.
다른 과수원은 대풍이라서 귤값 폭락이라는데
나는 무농약전환해서인지 해걸이가 너무 심하여
올해...작년 2/3정도밖에 달리지를 않아서
애즈녁에 마음 비우고 있었는데...
맛이 있건 없건...못생겼건 상관하지 않고
오직 저를 믿고, 제게 힘을 실어 주시기위해
여기저기...선물로 해주시고...넘치는 과일홍수속에서도
일부러 제 귤을 소비해 주시는 그 마음...제가 어찌 모르겠습니까?
작년에는 저의 아이들도 맛있다며 입에 달고 살더니
올해는 그 절반밖에 먹지를 않는 것을 보고...
저도...흡족치 못한 저의 귤을...그래도 늘 맛있다고 해주시고
끝까지...관심 가져 주시고...한결같은 우정과 사랑으로
일관해 주셨음을 어찌 모르겠습니까?
그 마음이 너무 고마와...효소용 귤이라도 드리려고 하니
어쩌면 그리도 못생길수 있나 싶은 것들이...
상자에 담으면서...한숨이 절로 나왔답니다.
부디...
이쁘게 봐주었으면 하고...잘 활용해 주셨으면 합니다.
내보내고 나서도 고민을 합니다.
(대량이라 일부 나누어서 발송합니다)
착불로 못보내고 선불로 보낸 제 마음을 헤아려 주셨으면 합니다.
험란한 농부의 여정에...
부디 변함없는 마음으로...믿음있는 농산물을 생산하라는
그 무언의 격려와 응원...가슴에 새겼습니다.
믿을수 있는 농산물...
제가 고마운 지인들께 드릴수있는
최선의 선물이라고 생각 합니다.
선물 드리고 나서도 이리 불편한 마음은 왜일까요?
2008.1.8.英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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