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부를 궁금해하시는 분이 계실 것도 같아서 뭔 말이라도 한 줄 올려야겠는데
도무지 머릿속이 하얗고 복잡해서...그리 잘 풀어내던 수다 한마디가 글이 되어 나오지를 않았다.
지금도 여전하지만...그냥...이 심정 그대로라도 털어놓고...
이것도 과정이라고...내 삶의 일부분이라고...독백이든, 하소연이든,대화든...
늘 그랬듯이 내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게 나다울 것 같아서...컴 앞에 앉았다.
지난 겨울...내겐... 축제를 치르고 있는데 시샘이라도하듯 서둘러...
뒷통수를 얼얼하게 얻어맞은 사건(?)이 있었다.한가지는 남편이 명퇴권고를 받았었고
또 한가지는 나름대로는 마음을 담았던 선물을 주고 몹시 편치않은 일이 있었다.
그 때 당시는 내가 워낙 바쁜 상황에다가 몹시 피곤하여 쓰러지기 일보전이라
가볍게 생각하자고 마음으로 내치고 있었던 일이 내게 시간 여유가 생기자
점점 더 옭죄어오기 시작했다.남편의 명퇴권고는 늘 예견하던 일이었지만
그것이...순리로 받아들이기가 되지않는 주변 상황이 있었기에 내 마음이 심하게 부대끼게 되었다.
일단...준비가 미처 되지 않았으니 남편에겐 명퇴는 최대한 보류는 하자고 상의를 해놓고
주변 상황을 곰곰 살펴보니...나를 둘러싼,
우리만을 내치자고 공모한(?) 사람들이 보이고 그들의 행동이 일거수 일투족이 떠오르고,
내가 그동안 감내해왔던 상황들을 되새김질을 해보니...점점...가슴이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우리나이라면...누구나...각오를 해야하는 비극적인(?) 상황이지만
이것이 우리에게만 해당되었다면...깊이 짚어 보아야 할 일이었다.
내 남편의 무능함? 이렇게 귀결 짓기에는 너무 억울하다는...자꾸만 그렇게 생각이 되었다.
우리 가족의 생존 문제이기에...나는 계속 그 문제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억울하고 분하게...로 마음이 몰아치는 이유는...
나름대로...최선을 다해 노력한 일이 떠올라서였다.
그동안...참자고, 무조건 참자고...그게 최선이라고...
나만 살기위해 남에게 상처주지는 말자고...
최소한 그것만은 지키자고 남편에게 누누히 말했고, 나도 그렇게 하려고
어금니를 꽉 물고 지낸 3년 세월이 내 앞에서 파도를 심하게 치고 있었다.
내가 이곳 제주도를 온지는 벌써 햇수로 3년째이고 3개월후면 만 3년이 되었다.
인간세상 그 어디든 텃세라는 것이 있고 먼저 자리잡은 사람들이 기득권을 고수하려고 한다.
같은 회사내에서도 그러하고, 우리처럼 본사에서 내려온 사람들도 혈혈단신이다.
영향력을 크게 가진 윗분들이 오시면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기득권을 고수하려고 입에 혀처럼 굴지만
우리처럼 라이벌 의식을 가지게하는 어중간한 중간 간부는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
현실을 모르지 않는 우리 나이에,살아가는 방법을 가지고 누굴 폄하하고자 함은 아니지만
지금 정치 현실이나, 정체되어있는 조직이나 잘 들여다보면...
구태의연이 그대로 존재하고,처세술에만 능한 사람들이 자신의 무능력을 포장하려고
별별 수단 방법을 동원하는 것을 볼때 그저 씁쓰레한 마음만 들뿐이다.
처음 이곳에 왔을때 느낀 것은 서울보다 몇년은 늦게 간다고 느꼈다.
시대의 변화 흐름이 바다를 건너면서 모든것이 희석 되었다고 농담삼아 말하곤 했었다.
우리가 다른 행성에서 온 사람들처럼 느껴졌었다.
그런 우리가...잘난척을 하며...변화를 부르짖는다면...일년도 못가서 깨졌을 것이다.
더구나...남편이 속한 조직은 윗분 두분이서 감정에 골이깊어 서로를 심하게 밀어내고 있었으므로
그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된 남편은 행동 하나하나 말 한마디가 가시방석이었다.
서로가 자신의 편에 서주어 상대의 힘의 균형을 깨주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었으므로
처신하기가 몹시 어려웠다.나름대로 그 어느편도 서지 않고 자신의 일만 충실하자고...
그런데...그렇게 중립을 지키는 것이 어느 편에 서는 것보다도 훨씬 어려웠다는 것을
지내놓고나니 더욱 느껴진다.이곳은 사원 아파트라...그런 분위기를 나까지 심하게 겪어야만 했다.
나의 행동까지 감시(?) 대상이어서 내가 누구와 어울리는지를 눈총을 주고...
자신의 편에 서주기를 노골적으로 표시하니까...그동안 말 한마디 못하고
이웃과 어울렸다가 섣부른 구설수에라도 휘말릴까봐 의식적으로 교제를 피하게 되었다.
어떤 사모님은...상대방을 쉼없이 깎아 내리며,자신의 편에 서주기를 노골적으로 요구했지만
나는, 남편은,....절대 움직이지 않았다."그것은 옳은 일이 아닙니다"가 우리의 의사였다.
지난 가을...유난스럽게...그런 분위기를 느꼈는데...나도 올것이 오고야 말았구나 싶었었다.
사모님들의 움직임이 부산했다.나에게 마지막 콜을 보내 왔는데...
이 고집불통, 원칙주의자는...분위기 파악 못하고...오히려 화를 내며
단호히...중립을 선언했다.오히려...회사가 살아 나려면...모두 힘을 합해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위기를 타계해야만 한다고...강력주장까지 했다.
살아남는 것은 그런 주장도 아니고...그저...윗사람이 원하는대로
입에 혀처럼,부드럽게,갈대처럼 휘면서 따라 주어야 하는데...
아직도 세상살이에 능하지 못한 나와 남편은...내가 옳다고 믿고 있는것이다.
내가 중립을 노골적으로 선언하며 편을 가르는게 잘못이라고 내 심중을 드러내자
오히려 대립하던 두분이 서로 손을 잡게 만들었다.(물론 일시적인 생존방편이겠지만)
싸우는 집안이 잘 되는 꼴을 보지 못했다가 내 지론인지라...
터줏대감인 그들에게 굴러온 돌이 오히려 훈계까지 하는데...
그래서...우린 그동안..공든탑을 와르르 무너 뜨리고 공공의 적이 되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나는...여전히 내 생각이 옳다고 생각한다.
회사의 혁신 분위기를 간파하고 주위가 몹시 부산스러울때(살아남기위해)...
우리는 조용히 있었다.주위가...안쓰러울 정도로...낯이 뜨거울 정도로...안면몰수하고
자신의 생존을위해 상대방을 폄하하는 일을 보면서...아프고, 슬프고, 안타까와서...
왜? 왜?...그것만이 정답인가?
힘을 합해서 있는 힘을 다해서 달려도 미처 따라가기 힘든 변화의 물결을
스스로 헤쳐 나갈 생각은 하지 않고, 상대방만 내치면 내가 살아 남는다고 생각 하는지를...
어려울때일수록...자신이 가진 모든 힘과 능력을 현실을 극복해 나가는데 써도 모자라지 않는가?
모처럼 비상을 준비하며...작은 축제를 열고있던 나에게
가장 현실적인 남편의 회사 문제가 불거져서 지난 1월, 2월은....생각에 생각을...
하고 또 하느라...다른 그 어떤 생각도 떠오르지를 않았다.
그동안 그누구에게도...조심스러워서 말로 꺼내지도 않고 표현하지도 않고
안으로만 삭혀 오면서 감내했던 모든것들을 표현하지 않으니...
아무도 우리 심중을 헤아려주지를 않으니...가슴이 답답했다.
감정대로라면...활화산처럼 폭팔할것 같음을 잠재우느라...
날이 시퍼렇게 서는 것을 무디게 만드느라...목이 뻣뻣해지도록...절.취.부.심 했다.
나는 남편에게 늘 말해왔다....경영자의 관점에서 생각 하라고...
회사가 잘 되야 내가 잘 되는 것이라고...회사가 있어야 내가 있는 것이라고...
변화하라고...정정당당하면 두려워 말라고...
의연하라고...패어플래이 하라고...
최선을 다한 후에...청춘을 다 바치고, 인생의 황금기를 다 보낸 그 회사에서
그야말로 자랑스럽게 명.예.퇴.직 하라고...
나 혼자 살아남자고 뒤에서 손가락질 받는 일은 마지막까지도 하지 말라고...
남은 기간이 얼마가 되든...그동안의 세월을 후회없이 만드시라고...
마지막 불꽃을 후회없이 불살라 보라고...
그리고...
그리고는...
유능한 후배들을 길러서...
미련없이 그 자리를 물려 주라고...
내가 서있던 그 자리에 나보다 더 유능한 후배가 서 있을수 있도록
후배를 키우고,자리물림해주는 의연함을 가지라고...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무능력함을 위장하는 것이라고...
불명예퇴직할수는 없으니...반드시 명.예.퇴.직 하라고...
내 몫까지 후회없이 뛰어 주시라고(나와 남편은 사내결혼 했었다)...
그리고 우리....목청 돋우어...선구자를 불러 봅시다~~~
그렇게 남편을 향해 매일 노래하고 있지만
요즘은, 출근하는 남편이 몹시 안쓰럽기만하다.
지금까지도 잘 버티어 주었지만...앞으로는 더...의연하게 잘 해내라고 주문하면서
가슴이 쓰라리하다.외로운 전쟁터, 총알받이 소대장...그런 생각에...
올 한해는 내게도 매일 일일신하는...일송정 푸른 소나무가 되어
더욱 의연해야함에 어깨가...마냥 무거운 한해가 되겠지만...내게 주문을 걸고 또 건다.
잘해낼 수가 있어, 지금까지처럼!
살아가는 이런저런 일로...고심 하느라...마음표현이 소홀하더라도...
언제나 그 자리에서 절 믿어주고 지켜봐주는 내 따뜻한 지인들을 떠올리며
다시 평정심을 찾으려 합니다.건장한 남정네가 하루에 줄 거름을 저는 두번에 나누어 주고도
하루하고 일주일 앓고...그렇게...걸어가고 있습니다.저도 저의 과수원 나무들도
남들 보기에 애처러울만큼...힘에 부쳐서...쉬엄쉬엄 가고 있지요.
저의 과수원 나무들을 지난 가을 빨리 수확하고 거름을 주었어야 하는데
저의 과오로(고객들에게 너무 잘하려다가) 겨울을 넘기고 거름을 주게되어
수세가 너무 약해져 있어서 아프리카 기아민같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저의 밭은 암반석이 많아 나무가 수세가 약하여서 올해는 수확보다도
수세회복에 집중하려고 합니다.그래서 여러가지 처방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요즘 전정교육을 받고 있는데...강사님 말씀...잊혀지지않는 대목을 인용해 봅니다.
"친환경은 돈이 되지가 않는다"
"외지에서 와서 처음에는 신나게 친환경으로 농사짓다가 야반도주한 사람 많다"
친환경 농사를 짓기가 현실적으로 이렇게 어렵다는 말이지요.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실제로 전 지난 겨울 저장약을 치지 않아...너무 빨리 부패하는 바람에...
서둘러 정리하여서...수고에 비해 댓가는 친환경하지 않는 사람보다 못하게 되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저는 저의 고집을 지키려고 합니다.
외로운 독주에...힘을 실어 주시는 분들께...실망 시키고 싶지 않습니다.
현실에서 현명하지는 못해도...제 생긴대로 마음 거역하지 않으면서
양심을 존중하면서...꾸역꾸역 걸어 가려고 합니다.
모처럼만에 올린 글이 무겁더라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글을 올릴때는 이미...마음에서 많이 정리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제게 2월은...봄을 맞는 진통의 달인것 같습니다.
3월부터는 다시 씩씩하게 걸어 가겠습니다.
가끔.....
오래도록...쉬고 있으면...마음 다스리면서...재충전하고 있는 중이라고
그렇게 믿어 주시고...다시 힘을 가다듬어...열심히 살아 갈것이라고 믿어 주시기 바랍니다.
절 아껴 주시는 분들께 ...마음으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늘, 사랑합니다.
2007.2.25.英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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