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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남편의 생일

by 농부김영란 2006. 10. 12.

                                                   남편의 생일은 추석 5일 후이다.

계절적으로는 더없이 풍요한 시기이건만

추석 며칠후 명절 음식으로 포만감이 사라지기도 전이라서

손님 초대를 하려해도 난감한 시기이다.

작년에만해도 회사직원들 친목도모겸  돌아가며 생일상차림을 하기에

손님상 위주로 상차림을 했는데

올해는 모두들 조용하기에 나도 우리가족끼리 오붓하게

남편생일을 보내기로 하였다.

 

이곳에와서 그동안 가장 힘들었을 사람은 남편이었으리라.

치열한 견제와 사내외의 스산한 기류가

하루도 맘 편하게 하지 못하였으리라.

그런 기류로하여 내가 마음이 조급해져서 여유를 잃었었지만

당사자인 남편은 태풍의 중심에 서 있으니

낙천적인 성격이 아니었으면 견뎌내기가 힘이 들었을 것이다.

 

 

 

 

 

 

아이들은 아빠에게 보내는 동영상을 준비하고

집안을 풍선과 글씨로 장식하고,나는 비워있던 도자기들에

가득히 야생화들을  꽂았다.

아이들이 오랫만에 구절판을 만들자고하여

구절판, 해물 신선로, 대하전,메밀 부꾸미, 닭갈비,오색야채 샐러드등

시각적인 화려함으로 상차림을 해보려고 했는데

오랫만에 음식 사진을 올려보려고 했으나

음식 사진 찍는다고 법석을 떨다가 축제 분위기의 흐름을 망칠것 같아

모처럼의 만찬 사진을 미처 찍지를 못하였다.

아빠의 퇴근시간..초인종이 올리자 아이들은 생일축하곡을 연주했다.

예슬이는 바이얼린,예지는 플루우트,예인이는 오카리나로...

가르킨 보람이 있구먼...흐뭇...

아빠에게 딸 키우는 행복을 느끼게

아이들은 여러가지 이벤트로 남편의 굳은 마음을 풀어 주었다.

나도 오랫만에 음식에 마음을 담아서 남편에게 전했다.

말로서 사랑 표현을 잘 못하는 난

이렇게 음식으로 슬며시, 넌즈시 감사의 표현을 대신하는데

그 덕분에...우리 가족은 막내만 빼고 모두 pig가 되었다.

이젠 사랑표현을 달리해야만 할까부다.well being을 위하여...

 

200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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