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친구의 엄마보다 큰 아인 보통 6-7세,막내는 10살 이상
나이 차이가 나다보니 개성 강한 젊은 신세대 엄마들 사이에서
거의 쉰세대의 엄마로서 스스로 뒤쳐지는 느낌이 많이 들곤 한다.
생각의 차이, 행동 양식의 차이,교육관의 차이,
유행을 받아 들이는 차이...등등 많은 면에서 차이를 느끼곤 한다.
젊음이 갖는 개성 중시의 생각도 이미 사그러 들고,
보수 회귀로 길을 자꾸만 선택하게 되는 구닥다리 엄마이다보니
아이들도 그 엄마에 그 딸들이 되어가는 것 같다.
때론 아이들에게 미안한 점도 많다.
신세대 엄마들과 더욱 신세대 아이들 틈에서
구세대 엄마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자라는 내 아이들이
또래 사회에서 조화를 찾아가야하니
아이도 엄마도 때로 멀미를 앓곤 한다.
그런 엄마가 장점이라고 찾아보니 조금 있기는 한 것 같다.
세 아이를 키운 경력도 한 몫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엄마가 나이를 먹어 가면서 팔팔한 성질이 많이 죽어서
아이들에게 예전보다 너그럽게 대한다는 점이고
또래 아이들과 견주어서 별로 안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첫 아이때는 혹여 내아이가 또래에 뒤쳐지지나 않는지,
다른 아이들은 지금 무엇을 하는지,잘 모르는 길이기도 하기에
매사에 시선을 바깥으로 돌려서 관찰하고
아이를 비교 대상으로 저울질하기 일쑤였는데
세째를 키울 때는 아주 느긋하다는 점이다.
실은 기력이 달려서라도..아이를...방목하게 된다.
"때가 되면 다해요." "늦된 아이가 오히려 강할수도 있어요."
하며 옆에서들 영어다 수학이다 벼라별 좋은 교재를 다 가지고
유명하다는데를 쫓아 다녀도 별로 흔들리지도 않는다는 점이
무사 안일한 것도 같지만, 한편 무분별한 바람에
쉬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장점을 갖게 된것 같다.
유행을 따라가는 것은 스릴도 있고,삶의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나는 요즘 교육에 있어서도 여유있는 엄마들이
만들어내는 유행이 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 시대적인 현상으로서...
영어 열풍과 조기 유학,연수 열풍...등등...
작고 큰 흐름이 가끔 내 의식을 흔들기도 하지만
나의 환경과 수준을 고려하여서 내 삶을 조화롭게 이끌어 가려면
무풍 지대는 아닐지라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분별력은 항상 지녀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마라톤 인생에서 초반에 너무 진을 빼고나면
후반에 달릴 힘이 남아 있을지...
고학을 하여 은행 지점장까지 오르신 분이 나이 오십에
미국 공인 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하였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내 아이들도 그렇게 꿈을 포기하지 않고
쉼없이 전천후로 달려 주기를
꿈꾸는 나는 구시대적인 발상을 하는 엄마일까?
가을에 핀 꽃이 향기가 더 진하다는 것을 인생에서도
적용해 볼수있지 않을까 싶다.
2003년 12월 10일 세자매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