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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60세, 꿈 꾸다.

by 농부김영란 2020. 5. 19.

 

20대 때, 30세 때,

아니 40대까지도

60살은 까마득한 나이였고...노인을 연상하게 하는 나이였다.

그 나이에 서고 보니...

등산으로 치면 하산길인가? 하는 물음이 떠오른다.

아직은 아니지 싶다가도 온 몸이 고장 신호를 보내오면

내 몸은 역시 노년의 구간에 접어들기 시작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지 시킨다.

 

생의 오후 세네시   쯤...

(5시는 아직 아니야~^^)

 

그동안 생계의 책임과 무게를 벗어 날 수가 없어서

나를 온전히 찾는 일은 늘 뒷전이었다.

 

산티아고를 걷고 싶다던 꿈도 이제는 무릎관절로 포기해야 하고

두다리로 반듯하게 서서 걷는 일은 벌써부터 자신이 없어진다.

무릎과 발목이 저리고 시려서

엉거주춤 노인네 걸음을 걷게 되는 나를 바라보는 것은 씁쓸해진다.

손가락 마다마디가 불거져 나오며 쑤시는 퇴행성 관절염이 찾아오고

그동안 온 몸으로 감당했던 삶의 무게를 지탱해 왔던 기관들이 고장이 나며,

이제 멈춰~ 하고 신호를 보내는데도

달리던 열차가 갑자기 멈추면 더 큰 탈이 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서서히...속도 줄이기...

시속 80km를 60km로 줄이고

이제는 40km로 또 줄인다.

천천히...느리게...달팽이 걸음으로   걸어 가자.

 

고장나는 몸을 스스로 위안 하지만

그래도 이 날까지 잘 쓸 수 있었던 성했던 몸이 얼마나 축복이었던가?

젊어서 고생, 늙어서 골병이라더니

일 많이 하지 않고 내 몸 아끼고 살았더라면

좀 더 성했을지 모르나...

그다지 후회는 없네~~~

 

내 삶, 생산적으로 온전히 연소하고 가기.

그러면 되잖겠는가?

몸은 병들어 가도 정신은 맑은 삶,

그러면 되잖는가?

 

몇년동안 나를 찾자던 다짐을 60세를 맞으면서 깃발을 들었다.

 

그 어떤 결단도 용기가 필요하다.

 

그림 그리기는 내 노년을 좀 더 즐겁게 만들어 줄 놀이가 될 것 같다.

 

 

그림, 달팽이 걸음으로 나아가고 있다.

70세의 나를 준비하는 작업.

70세에 창고 한켠에 나의 그림을 걸어 두고

자화자찬하며 전시회를 해 보는 꿈,

아~~ 생각만 해도 신난다~~~^^

 

60세에...나는 나만을 위하는 꿈을 꾼다.

 

 

 

 

 

이 투박한 손으로 나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휘고 불어져 나오고, 손톱에 흙 때가 늘 끼여 있는 노동자의 손.

그래도 그 옛날 내 엄마의 손보다는 곱다고 위안한다.

엄마는 아직도  내 삶의 등불이다.

 

 

 

 

 

 

 

우리의 탁월한 그림 선생님은 4번의 기초연습을 하고

모네의 정원 그림을 들고 오셨다.

이제 겨우 그림 붓 잡아 봤는데 모네의 정원을 그리게 되다니...

 

 

선생님이 그리는 것을 우리들은 무작정 따라했다.

초등1학년생이 선생님이 하는대로 따라 하듯이...

 

 

 

 

 

 

어쩔줄 모르고 마냥 붓을 들고 망설이다가 따라해 보니...

조금씩 나아간다~~간다~~가진다~~~

 

 

 

 

 

 

 

 

 

 

 

얼추 따라 그렸다.

물론 선생님이 손을 봐 주셨다.

그래도 감개무량했다.

 

 

 

 

 

 

혼자서 다시 그려 보았다.

뭐가 뭔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그래도 붓이 떨리지는 않으니...연습이 가장 좋은 공부인 것 같다.


 

 

 

 

 

 

 

필 받아서 막 덤벼본다.

작약꽃 보고 따라 그리기...

 

 

딸들아~~ 엄마가 드디어 그림을 그리신다~~~우하하하...

 

 

 

 

 

 

 

 

위대하신 우리 그림샘은 우리를 간이 부어 오르게 만드신다.

왕초보들이 야외 스케치를 나갔다.언감생심.

샘 어록: 모든 그림은 다 아름답다...며 우리들의 어떤 그림도 다 칭찬해주신다.

서른한살 성생님이 어찌 그리도 마음이 깊은지...

그래서 우리들은 겁없이 막 내달린다.

모두가 하루가 다르게 그림이 느는 것 같다.

 

 

 

 

 

 

 

 

나는 이 풍경을 그렸는데 나중에는 내 맘대로 색칠하기...ㅎㅎ...

 

 

 

 

 

막상 덤벼보니...억수로 어렵드라만

온전히 혼자 그린 그림이니 스스로 자뻑!

 

 

 

 

 

 

귤꽃 지는 줄도 모르고 세월이 날아가고 있어서

한송이라도 그려 보았다.

혼자서 여기까지 갔으니

우리 샘은 탁월한 선생님이다.

칭찬에 힘 입어 파닥파닥 날아본다.

 

 

 

 

 

 

 

8번째 수업...공 그리기...

부족한 부분을 샘이 잡아 주면 역시 완성이 된다.

 

 

 

 

 

우리 그리미 팀들은 갖은 폼을 다 잡기로 했다.^^

우리에게 이런 큰 기쁨으로 인도해주시는 우리 그림 선생님

넘넘 감사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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