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귤이 눈깔사탕만큼 컸어요.
장마철이고 무덥지만 식물들의 생장이 왕성한 여름입니다.
그 중에 가장 기세가 좋은 것은 풀이고요.
장마철 풀은 일주일에 한뼘씩 자라는 것 같아요.
특히나 고온다습한 아열대 기후인 제주도 중에서도 서귀포 날씨는
친환경 농사 짓기에는 아주 안좋은 날씨입니다.
저희들은 친환경 자제로 부지런히 방제하고
풀도 서너차례 베어 줍니다.
관행농부보다 2배로 부지런 하기를 스스로 다짐 하지요.
저희귤이 유기농 귤임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겉모습이 깨끗한 편인 것은
고지식하고 부지런한 남편과 저가 부지런히 소독방제하기 때문입니다.
영양제 관주까지 합해서 1년에 24번의 소독방제를 합니다.
고온다습한 서귀포에서 유기농귤을 생산하는 것은 부지런해야 합니다.
"차원이 다르다~"라고 말 할 수 있는 근거입니다.
올해는 봄 내내 비가 내렸습니다.
그래서 병충해가 더 심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가장 두드러진 기후상황은 비였는데
2차 생리낙과가 심합니다.
귤은 5월말 녹두알만할 때 1차 낙과하고
7월에 또 2차 낙과를 한 후에 나무 자신이 체력에 맞게 달고 다 떨굽니다.
그것을 생리낙과라고 하는데 올해는 생리낙과가 아주 심하여
귤 생산량을 조심스럽게 걱정하고 있습니다.
나무에 달린 것은 듬성 듬성.
땅에 떨어진 것이 너무 많아요.
여기에서 또 살아 남으려면 달팽이, 노린재,태풍 등등
마지막까지 잘 결실 하기에는 많은 난관을 넘어야 합니다.
우리가 다 익은 귤 한알을 먹기까지는 수많은 시련을 이겨내고 살아남은 아이들라
내 몸에 보약이 되어 줄 겁니다.
유기농귤이 수확량이 관행농의 절반도 안되는 이유는
화학비료와 화학농약을 안쓰기 때문에
나무 스스로 만드는 햇볕에너지와 땅의 힘으로 결실 하기 때문입니다.
건강한 나무와 건강한 땅이 만들어 낸 결실이라
내 몸을 건강하게 해 주는데 일조 합니다.
화학비료만 줄 수 있어도 이렇게 많은 귤이 떨어지지는 않을텐데...
이럴때마다 유기농 귤농부는 마음을 비워 냅니다.
그래서 친환경 농부들이 화학비료를 줄 수 있는 무농약에서 유기농으로 가지 않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친환경 농사는 자연의 순리를 받아 들이고
수입에 너무 연연하지 않아야 오래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세 아이를 키우면서도 유기농귤 한가지 생산을 고집할 수 있었던 것은
직거래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회원님들 덕분이고
제가 수입에 맞게 살아내는 방법을 찾으면서 비우는 연습을 해서입니다.
나한테 맞게 사는 법.
물질적인 결핍을 정신의 풍요로 전환하는 힘.
마음의 풍요를 지탱하는데 도움을 준 것은 꽃을 가꾸는 일이었어서
일 하는 짬짬이 꽃을 가꾸었습니다.
앞으로는 꽃을 나누는 삶을 살려고 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고 가장 잘 하는 일이 식물을 키워내는 일이라서
제가 할 수 있는 "나눔"의 방법을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항암효과가 높은 삼백초를 번식하고 있습니다.'
초록의 잎이 수정의 시기가 오면 흰색으로 변색하였다가
수정을 다하고나면 다시 초록으로 돌아가는 식물의 생존전략이 재미 있습니다.
길꽃으로 무궁화를 심었습니다.
우리나라 국화가 무궁화인데 눈에 띄게 화려하지는 않아도
은근히 예쁘고 오래가고 저력있는 여름꽃입니다.
장마와 무더위를 꿋꿋이 이겨내지요.
우리 민족성과 닮았는데 요즘은 민족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나라꽃도 조명을 받지 못하는 것 같아요.
일본나라꽃인 벚꽃 축제는 하면서 우리나라꽃인 무궁화축제는 안 하더라고요.
이러다가 우리나라 국화가 무궁화인지를 아는 사람이 드물어 질 수도 있겠어요.
자세히 봐 보세요. 얼마나 기품있고 예쁜지를...
엉겅퀴, 꿀풀을 좋아해서 옮겨 심었어요.
이런 풀꽃들은 눈에 띄게 화사하지는 않아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뻐요.
둘 다 약성도 좋은 아이들이지요.
꽃댕강을 한뼘 삽목해서 키워서 이만큼 컸으니
세월이 얼마나 흘렀는지 나무들이 알려 주네요.
강렬한 주황빛 산나리에 호랑나비가 꿀을 채집하고 있네요.
산나리가 여름을 대변하는 색이라 생각 되어요.
장마철에는 삽목하기 좋은 계절이예요.
봄에 난 새순이 목질화 되면서 단단해지면
습도 높은 장마철에 삽목하면 잘 살릴 수가 있어요.
전문가들은 소독하고 포트에 옮겨 심고 하는데 저는 그냥
전지가위로 잘라서 그늘진 땅에다 심고 아침 저넉으로 물 주어서 살려내요.
50%는 살려내니까 그냥 막 심어도 사는 계절이예요.
스테비아를 삽목해서 농사에 접목하려고 삽목 했어요.
지난해는 수국, 동백, 녹차나무, 등등.조금씩 내가 쓸만큼씩만 삽목해서
올해는 햇볕 있는 곳에서 몸을 키우고 있어요.
이렇게 자급자족하니까 꽃 가꾸는 것은 돈이 들지 않는 가장 경제적이면서
가장 힐링효과가 좋아요.
반려식물....꽃과 식물 키우는 취미를 권해 봅니다.
마음도 꽃처럼 피어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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