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입추...
바람결이 다릅니다.
가출했던 정신이 이제 돌아 옵니다.
그동안 글을 쓰는 것도, 읽는 것도...모두 다 힘겨운...
다들 간신히 견디어 낸 여름이었지요.
덥다~덥다~~덥다~~~
탄다~탄다~~탄다~~~~~~~
폭염에, 가뭄에 타들어 가는 귤나무와 꽃들.
아무리 더워도 농부는 자신의 분신들이 타죽어가는 모습을
앉아서 바라볼 수는 없지요.
태양과 맞장 뜨면서 매일 물을 주었지만
코끼리에게 비스켓 한조각인 셈이었지요.
숨이 깔딱 넘어가기 직전.
목만 축일만큼의 소나기가 쏟아졌습니다.
그게 어디겠습니까?
또 며칠 버틸 힘을 차렸으니까요.
어느 해인들 수월한 해가 있었던가? 하며
가슴 쓸어 내립니다.
생명을 유지하는 일은 모두에게 고행길입니다.
그래도 여름은 가고, 가을은 어김없이 오고
또 결실의 계절이 올테니까
늘, 할 수있는 최선을 다해 봐야지요.
며칠전 단비로 귤나무도, 귤농부도 한숨 돌려서
이제사 정신 차리고 귤밭 이야기 올립니다.
모두 건강은 잘 지키고 계신지요?
마지막 무더위 잘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죽을 것만 같았던, 그 순간...
농부가 주는 물은 주는대로 증발하는 지경.
숨 넘어가는 고통의 순간에 물 한모금같은 소나기가 내렸지요.
일단 며칠 버틸 힘은 생겼지요.
휴~~~~~~~~~~~
넘쳐도 탈, 모자라도 탈.
요즘은 적당히가 없군요.
극과 극의 기상상황.
가만히 있어도 덥다고 아우성인데
뙤약볕 아래에서 물 주는 농부는
이글이글 타는 태양을 온 몸에 흡수하여
몸도 이글이글이글.....
이럴 때일수록 이열치열.
뜨거운 쌀국수에 고수 듬뿍 넣고, 청량초도 듬뿍~ 얼큰하게 국물까지 다 마시면
천근같은 몸이 좀 풀리는 것 같았습니다.
카페헬로(서귀포 약천사 옆) 쌀국수 매니아가 되어
몸 찌뿌둥 할때마다 쌀국수 먹으며 이 여름 견뎌내고 있어요.
한시간여 비가 내리고 나니
며칠간은 마음이 놓여서
지붕위로 감물 염색하러 올라갔습니다.
감물은 햇볕을 쪼이면서 갈색이 나거든요.
햇살이 좋아서 감물색은 잘 나네요.
여기에 쪽 염색을 들여볼 생각입니다.
(지붕의 모양이 새겨서 무늬가 되었네요.)
지붕에서 건너다 본 뒷집.
올 봄에 짓기 시작해서 얼마전에 이사 왔어요.
정다운 이웃이 생겨서 좋습니다.
꿈을 실현한 동갑내기 이웃의 로망이 이쁘기도 하고, 짠~ 하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잘 이겨내고, 여기까지 왔군요.
저도 전원생활을 꿈꾸었는데 꿈을 이룬 셈이지요.^^
서귀포에는 아주 멋스런 야외광장이 있어요.
옛 극장 자리인데 지붕이 없고 벽면만 있는데
여기서 종종 볼만한 공연이 있답니다.
지난 토요일, 이곳에서 이미배씨 공연이 있어서
오랫만에 나드리 갔었답니다.
이 고풍스런 무대에 어울리는 추억의 가수였습니다.
뜰에는 여름 이겨낸, 초가을의 꽃들이 피기 시작했어요.
여름과 가을 사이.
이제 여름의 끝자락입니다.
쑥부쟁이
너도생강
버베나보나리엔시스
바늘꽃
흰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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