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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특별한 회원의 날

by 농부김영란 2017. 11. 13.


11월 11일 회원의 날을 한다고 공지는 해놓고서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많이 고민 했지요.^^

올해는 모든 것을 조용히 보내고 싶은 마음이 지배했기에

잔치를 한다는 공지도 잔치스럽지않게 공지하고(^^)

그래도 오시겠다는 분이 계시면 그대만을 위한 특별한 회원의 날을 하자고 마음 먹었어요.

(실은 지난해 흉년이 들어서 보리고개 넘는 해라서 모든 것을 내핍중이기도 해서요^^)




멀리서 오시기로 봄부터 비행기 티켓 끊은 인연들이 있으니 취소는 너무 미안했어요.

몇분이 오시겠다는 연락이 왔지만

전날까지는 두분만 확정 되어서 오직 두분만을 위한 회원의 날을 했어요.^^

이웃에도 회원님들이 계시고 함께 하고픈 분들도 계셨지만, 올해는 조용하게 연락을 안했어요.

(혹시 연락 많이 기다리셨던 분들 계시면 내년에 알차게 해볼게요.)




서울에서 오직 반디농장을 향하여~온다는게 보통 일인가요?

그런 두분만을 위한 회원의 날.

실은 이것이 저는 더 의미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둘이나 열명이나 스무명이나...준비과정은 비슷하지요.

숟가락을 몇개 더 놓으면 되지만

올해는 아주 특별히 그대들만을 위한 회원의 날을 하기로 했습니다.




올 1월에 수확이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수제소세지만들기 체험이 있다는 카스를 보고

1박2일로 날아갔던 상주에서 만났던 아우님들이었어요.

수확중에 어디를 간다는 것은 생각도 못했던 일인데

수제 소세지를 만들고픈 열망이 활활 타올라서

갑자기 불현듯 상주까지 날아갔던게 인연이 되었어요.

하룻밤 인연에 만리장성을 쌓았는지 그 아우님들이 다시 날아오고...

나는 그들을 만나기위해 상주에 갔었나~ 하는 생각까지 이번에 들었어요.



손님이 와야 난장판 주변을 청소하는 못된 습관은 여전히 못 버리고

그제서야 눈에 보이는 곳만이라도 치우기 사작했어요.ㅎㅎ...

남편은 맨날 손님이 와야 한다며 청소하는 나를 빈정 거립니다만

나쁜 습관을 버리는 것이 운명을 바꾸는 것만큼이나 힘이 드네요.^^



회원의 날은 내가 회원님께 손수 지은 따뜻한 밥 한끼 대접 하는 날.

(그게 쉬운것 같아도 날이 갈수록 어렵게 생각 되어요.

내 먹는것 하기도 귀찮다~~이런 귀차니즘이 나이와 비례해서 커가고 있어서요.^^)

이 귀차니즘을 꾸짖으며 무거운 몸 일으켜 세워서 청소하고 시장보고...

금요일 저녁에 도착하니까 육개장을 준비했어요.

육개장은 제법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지요.

말려놓은 토란대 삶아 불리고, 숙주나물 삶아 양념하고, 대파 삶고, 고사리 삶고...

고기 삶아서 찢어서 양념하고...다시 한꺼번에 넣어서 끓이고...

그래도 육개장 한그릇이면 김치 한개만 있어도 되는 음식인지라....

오리훈제와 닭날개윙으로 한잔도 하고...그러면서 장을 봤어요.

예전에는 일주일 전부터 계획하고 준비하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잔치를 했었는데

그렇게 많은 음식이 필요한가~ 하는 자성이 오고나서는

"꼭 먹을 음식만 하자~" 이런 주의로 바뀌어 가고 있어요.




그리고 내겐 음식보다도 더 중요한 것.

꽃을 보여 주어야지~~~^^

내가 늘 꽃으로 힐링 하니까 그대도 꽃으로 힐링 하라고...

다른 곳에 심어 놓은 갯모밀도 옮겨 심었어요.

단풍진 고운 잎과 앙증맞은 작은꽃이 그대 눈에 띄였으면...

그대가 발밑에 숨겨진 내 배려를 눈치챌까? 그러면서....

뜰에 날아와서 자리잡은 찔레를 꽃 보려고 키웠는데

그 열매까지도 멋스런 찔레의 멋도 보여 주려고 화병에 꽂아 두었어요.

요즘 세상은 배는 부른데 마음이 허기져 있으니 마음을 채우라고....



금요일밤...우리들의 수다는 길어지고 깊어 갔어요.

그렇게 인연이 또 만들어졌지요.




가까이서 보려고 옮겨 심은 갯모밀



찔레는 꽃도 이쁘고

열매도 참 예뻐요.

음식보다도 더 보여주고 싶은 찔레열매를

아우님들이 알아봐 주어서 기뻤어요.^^












시장 보면서 찔레가지 꺾어 오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는...

차 뒷칸 장보기 풍경.^^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일찍 배에내리는 싱싱갈치를 사고 싶다하여서 성산항까지 달려 갔어요,

가까운 서귀포항 가도 된다하니까 성산항이 더 많이 들어 온다며 성산항으로...

제주도 사는 나보다도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있는 서울 사람.^^

저도 오랫만에 갈치잡이 배가 밤새 잡은 갈치를 내리고 경매하는 장면을 보았네요.

낚시로 잡는 제주도 은갈치는 배가 밤 새워서 불 환히 밝히고 잡아서

아침 일찍 항구로 들어 온답니다.



갈치잡이 배 도착.

주변에 대기하였던 경매인들이 배가 도착하면 모여 듭니다.















경매용어는 외계인 용어(^^)








은갈치가  반짝 반짝

아우님들은 1kg 17000원짜리를 한박스 샀어요.(한박스17만원)

갈치는 크기에 따라서 값이 달라져요.

경매받은 것을 상인이 파는 것이지요.







갈치잡이 배가 밤새도록 잡은 갈치.

경매 끝나고 주인 정해진 갈치들.





올해 회원의 날은 음식 사진은 없지만

특별한 추억을 만들었지요.

이런 체험 공유 너무 좋았어요~




그리고 9일날은 지난해 체험 왔던 서울의 아람유치원 아가들이

일년만에 다시 와서 귤따기 체험을 하고 갔어요.

이 아가들은 일년사이에 한뼘씩 자랐네요.

지난해 많이 왔어서 올해는 몇명만 다시 왔는데

사람 많은 것보다도 요렇게 오붓하게 오는게 정을 나누기에 좋아요.



이렇게 반디농장 귤축제가 조용히 시작되고 있답니다.

귤나무 회원님들 귤은 다음주 20일경부터 입금 순서대로 수확 발송 하려고 합니다.








반디뜰을 지키고 있는 꽃들.

남쪽나라 서귀포중에도 가장 따뜻한 지역 효돈마을에는

겨우내내 꽃이 피어 있어요.

반디뜰의 꽃친구들은 대부분 키 작고 자세히 보아야 이쁜 아이들이 대부분이고요.

텃밭도 꽃밭같고, 꽃밭도 텃밭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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