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디농장 귤나무 회원님
그동안 안녕 하셨어요?
지난해 귤 축제가 끝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지나고 다음주부터 2016년 귤축제를 시작 하려고 합니다.
하루는 1분 같고, 한달은 10분 같고
1년이 하루처럼 쏜살같이 달려가는 것 같아요.
늘 다사다난하지만 시련 많았던 2016년 반디유기농 귤은
10월 태풍 차바에게 직격탄을 맞고도 살아난 대단한 귤들입니다.
태풍으로 많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아직도 귤나무가 얼먹은 것처럼 힘들어 보이면서도
마지막까지 혼신을 다해서 새끼(귤)들을 키워 냈습니다.
올해 귤은 그야말로 투혼의 귤입니다.
태풍 이후 귤들이 자라지 못하고 익는 바람에
올해 귤은 비교적 작은 아이들이 많습니다.
해마다 저는 귤나무들을 바라보면서 쓰다듬어 주고 치하해 줍니다.
얼마나 숭고한 투혼으로 자식들을 키워내는지 눈물겹습니다.
말 못하는 식물은 온 몸으로 말합니다.
특히나 올해 귤은 한알 한알 더 귀하게 여겨 주시고
보약으로 드셔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주부터 익은 귤부터 따서
순서대로 보내 드리려고 했는데
11월도 햇볕나는 날이 많지 않아서
일조량을 못 채운 아이들이 아직도 원하는 색이 나지를 않아요.
너무 늦으면 겨울 날씨가 걱정되고, 설 익은 밥을 푸자니 맘에 안들어서
매일 매일 귤밭을 돌면서 수확시기를 관찰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다음주부터는 익은 귤을 골라서 따려고 합니다.
회원님 1차귤은 깊은 맛은 아니지만 햇귤의 상큼한 맛으로 드셔 주시고
2차 3차 점점더 서리와 눈과 겨울 바람을 이겨내면서 맛이 더 깊어질거예요.
반디호를 총 지휘하고 있는 저도 수확할 만반의 준비를 하면서
카운트다운을 세고 있습니다.
올겨울도 어떤 고난도 이겨내고 반디 회원님들께
귤로서 인사 드리러 가겠습니다.
귤밭에만 살다가보니 세상 돌아가는 것을 잘 몰라서
경기가 나쁜지도 잘 몰랐습니다.
우리 단골 회원님 중에 경기가 너무 나빠져서 귤을 드시지 못하실 상황이 되었으면 연락 주세요.
저도 제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가느라고 고마운 마음 받기만 하고 걸어 가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세아이가 다 학업중이라서 지출이 가장 많은 때이기도 합니다.
유기농농부로 10년을 내리 달려오고나니 몸의 피로가 극심하여서
올해는 가능한 한 저를 쉬어 주려고 노력한 안식년의 해였습니다.
10년을 쉬지않고 달려온 피로도가 극심 했었고
올해 막내까지 대학을 보내고나니 주저 앉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삶은 멈출 수가 없기에....
천천히 걸으면서 재정비를 하고 있습니다.
다행이 귤밭은 멘티가 와서 남편과 둘이서 잘 돌봐 주어서
저는 큰 틀을 점검 할 수가 있었어요.
크게 멀리 보고, 내 삶도 새로운 정비를 해야할 나이이기도 해서지요.
귤나무로서는 올해 몇년동안 아주 힘든 시련의 해였지만
우리는(귤나무와 저희들) 이제 작은 시련에는 의연 할 수 있는 내공이 생겼습니다.
제 삶에 유기농농부가 된 것이 가장 자랑스럽고
10년을 타협하지 않고 한 우물을 판 것도 스스로 대견합니다.
유기농 귤농사만 지어서 세아이를 양육한 것도 스스로 칭찬합니다.
그동안 반디회원님이 되어 주셔서 제가 세아이들을
농사 지어서 교육시킬 수 있게 도와준 회원님들께도 깊은 감사 드립니다.
아직도 저의 육아는 진행 중이지만 막내까지 대학을 들어가고나니
큰 한숨이 내쉬어졌습니다.
그래서 귤나무의 마음도 엄마의 마음으로 늘 헤아릴 수 있습니다.
반디농장과 함께....해마다...묵묵히 함께 걸어와 주신 회원님.
회원정리 하면서 늘...가슴 뭉클 합니다.
우렁각시처럼...늘 그자리에 계셔 주셔서 감사 합니다.
귤로서 안부를 전하는 사이지만 언젠가 서로 만나면...
아주 오랜 친구처럼 따뜻할 것 같아요.
저는 해마다 겨울이면 연서를 쓰듯 귤편지를 쓰면서
회원님들께 귤밭 상황과 제 마음을 전해 왔습니다.
일년동안 농사 지은 결실이 귤이라서...그 안에 제 이야기와 마음을 담곤 했지요.
귤을 많이 기다리셨겠지만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온갖 시련을 다 이겨내고 회원님께로 가기위해 마지막 투혼을 발휘하고 있는
반디귤을 먼저 사진으로 만나 보세요.
'공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디농장 회원님께(공지글) (0) | 2016.12.15 |
---|---|
2차귤 발송, 일반판매 마감합니다. (0) | 2016.12.05 |
유기농귤 일반 판매합니다. (0) | 2016.11.07 |
5차귤 편지 (0) | 2016.01.17 |
4차귤(1월5일부터 발송) (0) | 2016.0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