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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비요일,나만의 시간.

by 농부김영란 2015. 9. 16.

 

오늘 서귀포 일기예보 보다 더 많은 비가 내리네요.

천둥 치고 비도 제법 많이 올 것 같아요.

오전 택배 보내고

비도 오니 여유있게 블로그 포스팅하려고 작심했어요.^^

믿음밭 반디카페.(나만의^^)

노트북 가지고 와서 비오는 창밖을 내다보며

여유를 부려 봅니다.

 

그러고보니...저는 그동안 그냥 일만한 농부가 아니었네요.

주변을 돌아보니 짬만 생기면 몰입했던 흔적들이 보여요.

믿음밭 카페만해도 구입한지 7년째

해마다 하나씩 관리사 개조하고

귤창고도 개조해서 아궁이 방 만들고

다시 뒤에 남은 공간에 주방겸 카페,다락방을 만들었고

짬짬이 미친듯이(^^) 뜰도 꽃으로 가득 채웠지요.

일주일에 한번씩은 귤밭을 벗어나서

도자기를 배우다가 목공예를 배우고

천연염색 감물염색에 빠져서

한때는 광목천도 많이 샀네요.

태산같은 농삿일을 하면서

일만하는 나를 달래려고 가만히 있지를 못했던 것 같아요.

 

한때는 생계를 위해서 달리기만해야 하는 내 처지가

억울하고 슬퍼서 속으로 엉엉 울면서 도리질을 했던 적이 있는데

나이를 들면서 깨달음이 왔어요.

내 팔자는 일복을 타고난지라

일하는 것을 즐겨야 한다고~

일하는 와중에 짬짬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병행하지 않으면

절대로 편안하게 쉬기만 하면서 누릴 날은

오지 않으리란 것을 깨달았지요.

그때부터는 나를 위해서 주머니끈도 풀었어요.

어차피 멀리까지 움직일 상황은 아니니

일주일에 한번은 배우러 나가고

간간히 차도 마시고 외식도 하고...

"나는 누릴 자격이 있어~"하며

스스로의 권리를 확보하기로 했었지요.

반디카페에 와서 (일년에몇번) 글 쓰거나 할때는

내가 그동안 만들고 준비해 온 것들이 대견해집니다.

오랜 인내와 내핍을 견뎌오고나니

아주 소소한 작은 행복들이 많이 감사해집니다.

이제 아이들이 둥지를 하나씩 떠나면

내게는 더 많은 자유가 올것이고

그토록 갈망하던 온전한 자유를

잘 누리기위해 더욱 나를 활기차게 만들어야 겠지요.

 

저는 꽃이 좋습니다.

무지하게 꽃이 좋습니다.

내게 시간이 더 주어지면

꽃에 더욱 미치고 싶습니다.

꽃은 나를 행복하게 해주고

남도 행복하게 해주니

꽃에 미치고 싶은 저의 소망은

내 노후를 더욱 싱그럽게 해 줄것이라 생각해요.

비오는 날 풍경이 이뻐서 청귤 이야기가 아닌(^^)

일상의 이야기를 올려 봅니다.

저의 노년은 꽃에 맘껏 미치다~가 될것 같아요.^^

꿈이 소박하니...이룰 수 있는 꿈.

 

 

 

 

 

 

 

 

 

 

 

 

 

 

 

 

 

 

 

 

 

 

 

 

 

청귤을 따 놓았더니 이렇게 노랗게 변했네요.

당도 많이 올라서 먹을만도 하고요.

따서 익힌다는게 이런거구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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