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에서 실시간 수다로
짧게, 자주 소식을 올리다보니
컴퓨터 앞에서 정좌하고 앉아서
긴수다를 풀어내는 일이 뜸해졌다.
블로그 폐점(^^) 했나 싶을 정도였지만
실은 그 무덥고 습한 여름에 컴 앞에 앉아서
정신을 모으는 일 자체가 전혀 의욕을 불러 일으키지 못해서였다.
그래도 바람결이 다른 가을이 돌아오자
집 나간 정신도 시나브로 다시 정신을 차리는지
컴 앞에서 내 특유의(^^) 장황한 썰을 풀고 싶어진다.^^
세자매네 반디농장...중 세째 예인이 이야기는 언제 했었나 싶다.
사춘기를 맞고 지나면서 태풍회오리가 된 예지를 감당하기 어려워서
신세한탄(^^) 조로 예지 이야기는 종종 올렸고
예슬이는 방학 맞아 집에 오면 추억 만들기 하느라고
등장도 했지만 막내는 존재감이 미미(^^) 한지
따로 막내 이야기를 올릴 특별한 꺼리(^^)가 없어서였는지
자라는 동안의 막내 이야기가 블로그에서는 거의 없었다.
막내 예인이는 나를 한번도 힘들게 한 적이 없이
조용하면서도 탈없이 잘 자라고 있었기에
막내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기쁨이었고,균형점이었고
늘 혼비백산한 삶 중에서 평온을 주는 대상이었다.
실은 세번째 육아에 이르자 에너지가 한계에 달해
막내쯤에는 거의 방목(^^) 육아였기에
서로가 평온을 유지할 수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암튼...부모들이 막내에게 관대해지고, 콩깍지가 씌여서인지
막내는 그저 존제 자체가 기쁨조였다.
실수(^^)로 들어선 셋째여서
IMF 터지면서 세아이를 어찌 감당하나 싶어서
눈 딱 감고 아이를 떼어달라고 병원문을 들어 섰었는데
(암암리에 인공유산을 해주기도 하는 병원이라)
의사가 극구 만류하는데다가 모르는 옆사람까지
따라오며 말리는 통에 막내는 결국 세상빛을 보게 되었다.
그해 나는 천주교회에서 영세를 받기위해 교리공부중에 있었는데
계획에 없는 막내가 덜컥 들어서자 남편 혼자 벌어 아이셋을 양육 할 일이
눈앞이 캄캄하게 느껴졌다.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인공유산을 결심하고
뱃속의 아이를 뗄 결심을 했는데
병원까지 가서 거절당하고, 모르는 사람까지 따라오며 말리는 통에
할 수없이(^^) 집으로 돌아 와서 우물쭈물 하다가
시기를 놓쳐서 눈 딱 감고 낳은 아이가 셋째였다.
그런데...그렇게 세상에 나온 막내가 그 후
내내 막내 안 낳았으면 어쩔뻔 했노~ 싶게
엄마에게 기쁨을 주는 존재가 되었다.
아이가 보채지도 않고, 힘들게도 않고
조용하며, 차분하게, 잘 먹고 잘 자고...
막내는 저절로 자라는 듯..덤으로 큰 것 같다.
서른 여덟 엄마 나이, 노산에 낳아서
아이를 조기 입학 시켜서 유치원도 3개월밖에 안 다니고
초등 1학년때 서귀포로 전학 왔는데
사춘기를 지나는 지금까지도
막내 때문에 힘든 기억은 없고
엄마로서의 기쁨을 누리게 해 준 아이이다.
(엄마를 부대끼게 한 적이 없다)
엄마가 밭에서 하루종일 일하고 오면
초등때부터 집에서 혼자 놀던 아이는 밥도 해놓고
공부 봐 준적 없어도 중간 이하로 성적이 떨어 지지도 않았다.
셋째쯤에 오자 아이 성적에 너무 관대해져서인지
공부 안하고 놀아도 건강하게 커주는 것만도 고마운 일이라 생각 되었다.
심지어 꼴찌해도 괜찮아~ 이런 생각까지 들 정도로
관대해졌는지 느슨해졌는지 개념이 없어졌는지
바라보는 내 눈이 넉넉해져서였는지 아이가 넉넉하게 해주었는지
셋째를 키우면서...비로소 나는 할머니들의 넉넉한 사랑방식을 알게 된 것 같다.
그 막내가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는 동안
엄마가 밭일로 돌봐 주지 못하니 학원이라도 가서
모자란 공부를 보충 하라고 해도 자유방임에 길들여진 아이는
학원도 과외도 한달 이상을 하려고 안해서
사교육비도 안들고 여기까지 왔으니
사교육 열풍 대한민국에서
우리 아이들은 어쩌면 모두 교육비에 있어서는 거저(^^) 키운 셈이었다.
공부에 별 촛점을 안두었는데도
크게 떨어지지 않게 제 길을 가고 꿈도 꾸고 있는지
얼마전에는 학교에서 진로UCC를 만들어서 대상을 받았다며
상품으로 받은 문화상품권을 엄마 아빠 영화 관람 하라고 내놓는다.
개코에 밥풀을 떼 먹는 짓은 안하고 싶다고 극구 만류해도
기어이...극장을 가라고 등 떠미네...^^
나는 건축에 기역자도 언급한 적 없는데
쌩뚱맞게(^^) 건축가가 되겠다고 중학교때부터 노래를 부르니
이게 웬 일인가 싶어 어리둥절 하다.
꿈이 어떻게 이루어질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아무것도 해주지 않고 집에서 놀기만 하던 아이인 줄 알았는데
나름...꿈꾸는 청소년이 되어 엄마에게 슬며시
기대를 가져보게 한다.
나중에 엄마에게 멋진 집을 지어 준다고 말하니
내 말년이...떵떵 거리고(^^) 궁궐같은 집에서 살아볼 팔자가 되려나~~~^^
이래서 나는 또 팔불출 엄마가 되어
만천하에 자식 자랑질하는 꼴불견을 서슴치 않고 있다.^^
내게서 노년의 증상이 한두가지 나타나고 있는게 아니다.
할머니들 모여서 질세라 자식자랑 하는 그 증상.
(사실은 자랑할 일 하나도 아닌데도)
이렇게라도 막내의 존재감을 블로그에 기록해 두면
언젠가 기억은 사라져도 블로그는 남아 있겠지~~~
(실은 둘째 예지가 하도 강적이라 막내의 존재가 미미했었는지도 모르겠다)
엄마눈에는 내 딸들이 모두 얼짱 ^ㅡ^
급하게 만드느라 용두사미같은 느낌 좀 들지만
컴교육 따로 받은 적 없는 예인이가
이 정도 UCC만든 것을 보고 엄마는 눈이 반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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