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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농부의 손

by 농부김영란 2014. 4. 6.

 

꽃 키우는 제 손입니다.

제주도에서 매일 꽃 사진 올리는 농부가

낭만적으로 보이시지요?

귤밭일 안 하는 날엔 짬짬이 뜰에 꽃 심고 가꾸느라고

제 손은 늘 이렇습니다.

꽃 사진만 화사하게 올리다가

내 손 내려다보니...적나라하게(^^)

보여 드리고 싶었어요.^^

저의 삶을 부러워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요.

 

제 손도 부러운가요?

손톱에 흙 때가 없을 때가 거의 없네요.

전에는 누가 손을 쳐다보면 슬그머니 뒤로 감추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만방에 드러내는 용기가 생겼어요.

 귀한 것은 그냥 얻어 지는 것은 없잖아요.

 

 

 

 

 

 

 

 

 

첫번째 자란꽃이 인사 합니다.

올해도 만나서 반가와요.

 

 

 

갈색 새우란이 먼저 인사 하구요.

(지난해 목공예 선생님이 한촉 주셨는데 새끼 두촉 번식 했어요)

 

 

 

 

 

 

이 앙증맞고 예쁜 아이들은 지난해 멘티네 귤밭에

가득한 것을 분양해 왔는데 그새 두배는 번식한 듯 해요.

이름 몰라서 카스에서 화우님께 물었더니 이름 가르켜 주셨어요.

은방울 수선화, 눈송이 수선화 스노플레이크라네요.

꽃말은 "제 잘난체 하는~" 이라는데 "히~~ 나 닮았네~"

지가 제 잘난체 하는 맛에 살잖아요.ㅎㅎ...

 

 

 

 

까치발을 들고 다녀야 하는 이유가

이 아이들이 땅에 붙어서 피어있기 때문이예요.

흰제비꽃 캐다 심은 것 보이시지요?

제가 귤밭 일 외에도,세 아이들 외에도

이러느라고도 또 늘 바쁘지요.ㅎㅎ...

이러고 사느라고 아플사이도 슬플사이도 없었네요.

 

 

 

흰민들레 노랑 민들레도 땅에 붙어서 피지요.

 

온 세상이 벛꽃비가 흩날리는데

저는 궁디를 하늘로 쳐들고

땅에 붙은 아이들에게 홀릭되어

목이 빠져라 들여다보고, 냄새 맡고...

 

하루종일 호미질 하느라

기어서 집에 들어 오기도 하는

.

.

.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좀 다른 종족인 것 같아요.

그래도 오늘은 제 손을 보여 주는 용기를 내 봤어요.

꽃만큼, 이쁘다고 말해 주실 분 찾아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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