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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글

<믿음밭>의 반전..일반귤 판매 재개

by 농부김영란 2012. 12. 14.

 

 

남편이 명퇴하고 이듬해(2008년도),

귤농사를 내쳐 짓을 것인가? 다른 일을 할 것인가로

잠시 고민 했었습니다.

농사로 세 아이를 다 대학 졸업까지 교육 시킬 수가 있을지가

가늠이 안되었습니다.희망밭 하나로 혼자 짓던 농사를

남편과 둘이서 밭 하나로 농사 짓기에는 수입도, 일도 부족하기에

농사를 계속 지을 것인가를 장고 하였는데

남편이 명퇴하던 해 미국에서는 금융대란이 일어나서

세계경제가 먹구름이 끼여서 미래가 너무나 불투명 하였습니다.

(밭 하나 가지고 농사 짓는 것은 저의 알바 수준이었지요)


무슨 일을 새로 도모할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귤농사를 계속 하면서 상황을 살펴 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때만 해도 농사 지어서 아이들 셋을 모두 교육시킬지에 대한 

자신과 판단이 서지 않았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밭 하나 가지고 둘이서 일을 하려니 안되겠다 싶어서

우선 밭 하나를 더 장만 하기로 했습니다.

그때는 지금처럼 5700평 농사를 짓게 되리라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일을 하는 것도 판매를 하는 것도 자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에 자금란으로 귤밭이 아주 싸게 나온 4000평 밭이 있었는데도

 그 큰 평수를 어찌 할 수가 있겠냐며

우리 수준(^^)에 맞게 1200평 귤밭을 하나 더 장만 했더랬습니다.

두 밭 합이 2500평...이것도 우리에겐 벅찰 것 같았습니다.

나는 겨우 농사가 몸에 배어 가는 상황이고 남편은 초보상태인지라

2500평 밭 관리하는데도 동분서주하며 바빴었습니다.

그 두밭만 하기로 정하고 그해 둘이서 열심히 농사 지었습니다.

귤밭은 첫번째 산 밭을 <희망>밭이라 하고 두번째 산 밭을 <믿음>밭이라 하였습니다.

제 핸드폰에 아이들 이니셜이 첫째가 <나의 희망> 둘째가 <믿음> 셋째가 <기쁨막내>입니다.

왜 그리 정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이들에게 책임감과 소속감을 주려고 밭 이름에 아이들 이니셜을 붙였습니다.

그렇게 붙여놓고보니 그럴듯도 하고 웬지 그냥 밭 이름 붙이는 것 보다도 

더 느낌이 좋아서 그렇게 내쳐 부르고 있어요.


그렇게 장만한 두번째 밭 <믿음>밭은 산 그해 무지하게 많이 열렸습니다.

사던해부터 유기재배로 들어섰지만 첫해는 아직도 화학비료 기운이 남아 있어서인지

1200평 밭에서 한없이 쏟아졌습니다.<희망>밭과 <믿음>밭 두곳에서

농사로 내가 목표하던 소득을 달성 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해 따도 따도 끝이 없어서 2월까지도 귤을 땄습니다.

2월까지 귤따주시러 오신 할머니들이 기가 막혀 했습니다.

80평생 처음으로 2월에 귤을 따 본다고 하셨습니다.

두 밭에서 남편 월급만큼의 소득을 올리고나자 맘이 부풀어 올랐습니다.

이렇게만 되면 농사로 세 아이 교육시킬 수가 있겠구나~ 싶었지요.

그런데...이듬해...깜짝 놀랐습니다.

귤이 하나도 안열린 것입니다.전해 2000박스 가까이 열린 밭에서 10박스도 안열렸습니다.

혼비백산하여 부랴부랴 밭 하나 더 장만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미처 감안하지 못했던 현상에 직면하여 또 밭하나(기쁨밭)를 장만하게 되었습니다.

합이 4000평이 되었습니다. 남편과 저는 밭이 늘어나니 일이 많아져서 더 바빠졌습니다.

 남편이 농사에 익숙지 않아서 더 그랬지요.

해걸이 현상으로 간신히 세밭에서 회원님 귤을 보내 드릴 수가 있었어요.

유기재배로 가면서, 그리고 늦게까지 나무에서 귤을 따면서

저는 많은 것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2010년도 하나도 안열린 귤밭을 바라보며 마음 비우고 내려 놓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귤을 나무에서 따서 보내 드리느라고 인건비는 세배이상 들고

겨우내내 귤밭을 벗어날 수가 없고 자칫하면 귤을 얼릴지도 모르는 모험을 하며

고집을 부리고 있는 저 자신과의 자문자답을 수없이 했습니다.

결단이 필요할 때...외로움이 밀려왔지만

내게 말할수 없이 고맙고 든든했던 응원해주신 분들이 떠올랐어요.

 제가 여기까지 올 수가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그런 든든한 응원 덕분이기에

농사를 접든가 내 방식으로 가든가를 고민하며 결단을 내렸습니다.

이 길로 내 방식으로 계속 간다~~~


그런데 2011년도에는 냉해 피해인지 일대가 모두 다 안열려서 

또 귤이 별로 열리지를 않았습니다.

3년동안 한해만 잘 열리고 두해는 안 열렸으니 

도무지 수지타산을 셈 해 볼 수가 없었지요.


그리고 4년째인 올해도 귤이 거의 없는 듯 했습니다.

보이는 곳에는 거의 안 달렸고 나무잎만 무성하여 정글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아래로는 좀 달린 것 같았지만 상품이 되지 않을것 같아서

<믿음>밭은 여태 한번도 수확하지를 않았습니다.

육지에 한파가 몰아쳐서 제주도도 멀지않아 한파가 몰아닥칠까봐 발 동동 구르며

수확하느라 난리법석이었는데 <믿음>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따뜻하다는 마을

효돈에 있어서 지지난해 70년만의 폭설과 한파로 나무에서 귤을 얼렸어도 

이곳은 무사했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나중에 수확하기로 하였는데

다른 밭에 일부 덜 익은 귤들의 수확을 미루고 믿음밭 수확을 어제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여름에 제가 소독하면서 아래로 달린 귤들을 보기는 했지만

많지는 않아 보여서 기대를 안하고 나중에 1월에나 수확하려고 했었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그사이 모두들 잘 익어서 아래에서 주렁주렁 달려 있었습니다.

주황빛을 띄게되니 더 잘 보여서 제법 열려 있었습니다.

 눈물이 나게 기쁘고, 귤나무가 대견해서 마음이 하루종일 들뜨더라고요.

아예 기대도 않고 있다가 만난 현상이라서요.


 


 

 

 

위에서 내려다보면 이렇습니다.

이미 다 수확한 밭 같습니다.쉬고 있는 나무가 2/3 이상 되었기에

그래서 아예 들여다 보지도 않았지요.있어봐야 얼마 없을 거라는 생각에...

그런데 어제 수확하면서 보니까 <믿음>밭의 놀라운 반전이 있었습니다.

아래로 이렇게 최고의 상품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어요.

때깔도 윤기 반짝이며 싱싱하고 살짝 놓지 않으면 유리 금가듯이

쫙~ 금이 가는 탱글탱글함. 최상품 귤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어요.

새깜둥이도 거의 없고 유기농 귤이 아닌가싶게 겉모양도 이뻤어요.


도대체가 어찌 된 일일까요.

이 밭은 작년에만 하여도 왕빵귤에다가 연탄공장처럼 시껌둥이 귤이 많았거든요.

해마다 진딧물이 너무 성하여  발 동동 구르며 심지어 물호수로

나무를 씻어 내리기까지 했었는데 올해는 그런 귤이 없는 거예요.

귤따면서 보니 진딧물과 깍지벌레를 먹고 사는 풀잠자리들이 

가득히 나는 것을 볼 수가 있었는데 이 아이들의 공헌일까요? 

유기농사의 아득함에 맘이 무거웠는데

이 밭의 현상에서 깜짝 놀라네요.네 밭 모두 똑 같이 소독하고

똑 같이 퇴비 주었는데 밭마다 상황이 다르고 해마다 상황이 다르네요.

함께 귤 따는 사람들이 이 깨끗해진   원인을 무엇으로 생각하냐고 물어보니

태풍때문이 아닐까 하더라구요.

<믿음>밭은 특성상 바람이 원활히 통할 것 같지 않아서 (지형이 분지 형태라서)

내가 일부 간벌을 한데다가 태풍이 휘몰아쳐서 밭의 충과 균들을 다 날린 것이 아니냐고요.

그럼 다른 밭은 왜 그렇게 시껌둥이 깨순이가 많지?

지난해 맛이 좋았던 밭이 올해는 좀 부족하고 모양도 안 좋고

지난해 부족하여 만족하지 못했던 밭이 놀라운 변신을 하는 것.

무엇으로 설명을 할 수가 있지?


하여간에 <믿음>밭의 대 반전이 일어난 것입니다.

하나도 없을 거라는 밭에서 아래 보시다시피 주렁주렁 귤이 숨어 있었어요.

그것도 최상품의 귤들이요.

<믿음>밭 귤맛은 신맛을 싫어하는 분들에겐 아주 좋아할 맛입니다.

물이 많아 시원하고 달고 맛있습니다.신맛은 거의 없어요.

다른 밭은 거의 새콤달콤 진한데 신맛은 약하고 단맛이 많아서

나이 드신 분들은 아주 좋아할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새콤달콤 진한 맛을 좋아하는데 

<믿음>밭 귤은 달고 시원한 맛입니다.

겉모양도 깨끗하고...

그래서 저는 이 현상을 곰곰 생각하고 있어요.

귤 달리지 않았던 2년동안도  소독도 똑 같이 하고 퇴비도 똑 같이 주어서

나무 수세가 하늘을 찌를듯 하거든요.

귤나무가 놀랄만큼 건강해서일까요?

사람들이 유기농 귤밭 맞냐고 할 정도로 너무 너무 건강합니다.

힘을 넘치게 비축한 건강한 나무가 맺은 귤.

유기농 귤재배의 아득함을...어떤 해법을 일러 주는 것일까요?

 암튼 저는 고무 되어서 하루종일 노래를 불렀어요.

너무 신기하고 감탄 했거든요.

유기농 귤 8년차에서...아득함을 느낀 순간...또 다른 희망을 보여준 것이라서요.

귤밭 전체가 다 달린 것은 아니고 달린 나무들이 주렁주렁.

내년도에는 나무 수세로 봐서 아주 잘 달릴것 같지만 한번 관찰해봐야겠어요.

내년까지도 이런 현상을 보여준다면

저는 유기농사의 해법을 찾게 될것도 같아요.

아래 주렁주렁 달린 <믿음>밭 귤...

보기만 해도 든든 하지요?

유기재배 4년차 밭에서 일어난 작은 기적이예요.

3년만에 달려준 기쁨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일반 판매 마감 하였던 것을 일부 다시 할 수가 있겠어요.



지난 여름의 풍경

 

 

 

 

 

 

 

 

 

 

 

 

 

 

 

 

 

 이 깨끗함...유기농 귤 맞아? 하며 제 눈을 의심 했어요.

나무잎도 넘넘 건강해요.

2년을 내리 쉰 나무들이 보여준 기쁨입니다.

이래서 저는 또 희망을 꿈꿉니다.

<믿음밭>귤이 보여준 현상을 잘 관찰하여 

제 식의 유기농법의 해법을 찾았으면 합니다.

 

<믿음>밭 귤은 회원님귤 3차귤에서 절반 보내 드리고

4차나 5차귤로 절반의 회원님께 보내 드릴게요.


 

오늘 서귀포 비 많이 오고, 바람 많이 불어서

3차 주소작업하고 글도 쓰고, 3차 안내글도 쓰고..

등등...소소한 밀린 일 하려고 해요.

집에는 먹을거리가 하나도 없네요. 귤밖에는...

반찬도 좀 만들어야겠어요.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내게 꽃같고 별같은 님들.

떠올리며 행복해하고 든든합니다.

건강한 힘의 옹달샘이 되어 주신 넘넘 고마운 이쁜 님들.

제가 꾸는 또 다른 꿈...앞으로 함께 하여 주시기를...

그 마음 빚 갚을 수 있기를 소망하며 오늘도  꿈을 꿉니다.

 

 

저를 위해 힘내라고 보내온 문자캡쳐...감사합니다.

덕분에 잘 버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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