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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밭

12.9 일 귤밭일기

by 농부김영란 2011. 12. 9.

 

 

 

밤낮으로 쉴 틈없이 이십여일은 달려 온 것 같다.

수확하고 주소작업하고 배송하고...

하루 하루 초를 다투면서, 비오는 날씨와 다투면서 달려왔는데 아직 수확은 1/3도 못했다.

오늘은 전국이 꽁꽁 얼어붙고 눈소식이다.

어제 밀린 택배를 대대적(^^)으로 발송했는데

또 근심이 서리게 만든다.

귤 가다가 얼까봐 걱정, 수확 못해서 걱정, 비가 와서 귤이 부풀어서 걱정,...

이제 귤도 나무에서 서서히 수분을 빼기 시작하니까 탱글탱글하던 기운이 없어지고 있다.

맛있는 완숙과를 보내려다가보니 다른 한쪽은 또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주 대부분 비가 흩뿌리고 이번주도 월화 수확하고 수요일부터 비날씨다.

참으로 애간장을 녹이는 날씨이다.

 

 

 

 

비가 오지 않았어도 밤새내린 서리에 귤이 흠뻑 젖어서 오전에 따는 귤은

이렇게 수분을 날려서 내보내야하니까 일이 이중이 되곤 한다.

택배도 거리가 멀고 바쁘다고 와주지를 않아서 실어 날라야 하는 고충까지...

숨이 턱에 차서 헉헉거리는 날의 연속이었다.

 

주말이 끼여서 2차 배송 일부가 다음주로 이월 되었다.

다음주가 지나야만 겨우 한숨 돌리지 않을까 싶다.

아직도 선물귤 신청하신 것은 일부만 배송하였는데 다음주까지 배송하려고 한다.

 

 

 

 

 

 

 

올해는 우체국에서 주소를 워드로 쳐서  기계로 뺄 수있는 최첨단 주소입력기를 가져다 주었는데

아날로그 세대의 비애를 한없이 느끼게 만들었다.

잘만 활용하면 편리한 기계가 분명한데 어인 일인지 계속 에러가 나는 바람에

잠도 못 자고 씨름 하다가 결국은 두 손 들고 말았다.

주소가 바로 나오다가 틀리게 나오다가 중복 되는 바람에

여기저기 두번씩 가는 사고가 잇따르고서

나는 결국 이 기계를 포기하고 손수 쓰기로 하였다.

보름을 끙끙대며 도전하다가 손에 익을만해졌는데

몇군데가 두번 배송되었다는 연락을 받고서 내가 하던 방식으로 쓰기로 했다.

기계...편리하다고해도 과연 맹신할 수가 있을까 싶은 의구심을 남기고...

 

 

 

 

 

1차 배송을 하고나서 수확기에 연일 비날씨가 이어져서 수확배송이 늦어지자

귤 기다리시게 하는 것이 너무 미안했다.

사람을 몇명 빌어서 따는데도 완숙과로 따다보니

하루 수확량이 많지 않은데다가 비가오면 며칠동안 수확을 못하게 되니까

일이 더디게 진행된다.고등학교 은사님께서는 귤 기다리시다가

그 마음 직설적으로 표현치는 않으시고 이런 귤 사진을 보내 오셨다.^^

귤 기다리시는 그 마음 백배 전달 되었다.

에궁...귤 짊어지고 달려가겠읍니다요~ㅎㅎ...

 

다음주만 지나면 원활하게 보내 드릴수가 있을 것 같다.

 

 

 

 

귤 따다가 눈을 들어서 한라산을 쳐다보곤 한다.

한라산 봉우리엔 벌써 눈이 하얗게 쌓여 있는데 아랫녘 서귀포에는 귤밭에 제비꽃이 지천이다.

뱀딸기도 앙증맞게 쳐다보고 있다.그저께까지만 하여도 서귀포 날씨는 거의 여름날씨 수준이었다.

이 겨울에 서귀포에서 누릴 수 있는 기쁨이요 행복이다.

 

 

 

<빨간 뱀딸기와 주황빛귤>

 

 

 

 

 

해마다 새들이 귤을 어찌나 많이 쪼아 대는지 분통이 터져서

함께 살자하던 맘은 사라지고 "주둥이를 뽑아 버릴테야~"하며

말로서 위협을 했었지만 눈 하나 깜짝하지 않던 새들이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귤밭에 새들이 많이 줄어 들었다는 느낌이 든다.

귤맛이 작년보다 훨씬 좋은 해이라 새들의 행태가 궁금해져서 추리를 해본다.

작년 겨울에 보니 귤밭위에 하루종일 배회하던 솔개 한마리...

그 솔개가 새들을 먹어 치웠나 싶다.군데군데 새털이 무더기로 발견 되었었으니까...

암튼 반가운 현상인데 마음이 어딘가 허전하네...ㅎㅎ...

 

올해는 연탄광에서 나온것같던 시꺼먼스 귤들이 훨씬 줄었는데

눈에 띄게 증가한 풀잠자리 덕분인가 싶기도 하다.

귤 수확하면서 보니까 무당벌레 아기들도 얼마나 많이 부화했는지

천적을 이용한 해충 방제가 이제 어느정도 이루어지는 것 같다.

 

귤 수확 배송하느라고 올해가 다 가고 있는지조차 가늠이 안된다.

나의 새해는 늘 2월부터 시작된다.

전국이 영하권인데다가 영동지역 대설주이보라 어제 보낸 택배도 걱정이고

오늘도 긴급으로 보낼까 생각하던 것을 다음주로 미루기로하고

오랫만에 느긋하게 글 하나 올려 놓는다.

그저께부터 와계신 다이아몬드회원님(^^)을 접견(^^)해야 할 일이 또 오늘 큰 과제이다.

그 사이 소피아언니, 미국의 jj언니 향기로움님 일행 다녀 가셨고

제일 친한 친구 일행도 다녀 갔고 오늘은 또 순옥언니 교수팀이 와 계신다.

일도 많고 손님도 많이 오시는 최고로 분주한 날의 연속이다.

 

 

아직 2차귤 배송받지 못하신 회원님과 선물귤 주문하신것 배송받지 못하신 분들것은

다음주에 모두 배송 하겠읍니다. 이번주에 모두 하려고 하였으나

비 날씨로 수확이 계속 연기 되었읍니다.

다음주가 지나면 어느 정도 배송이 원활 할것 같은데

연말이 다가오는지라 여러그루 하신 분들은 선물귤은

그 즈음해서 신청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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