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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밭

수확과 1차 배송

by 농부김영란 2011. 11. 26.

 

 

 

지난주 목요일부터 완숙과부터 수확하려던 것이

이틀 폭우가 내리고나서 이번주 월요일부터 수확에 들어갔읍니다.

한달전부터 잘 아는 언니 내외분이 수확이 끝날때까지 함께 수확해주시기로 하였기에

큰 언니 오셨고 또 다른 지인 한 분과 하면 수확은 걱정 없을것 같았읍니다.

그런데 수확하려는 이틀 전 지인 언니가 넘어져서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다리에 기부스를 하게 되어 잠시 혼비백산 하였지요.그래서 긴급하게 수소문하여

80대 할머니 두분이 이틀을 함께 따 주셨읍니다.

한 분은 84세이고 한분은 81세셨읍니다.이 분들의 연세를 듣고

저는 희망을 보았지요.한평생을 일을 하며 오신 분들이라서

일에 있어서는 이골이 나신 분들이신데 허리도 꼿꼿하시고

치과에도 가신 적이 없다 하십니다.지금도 바늘귀를 꿰신다는 할머니들.

할머니들께서 평생 하신 일이라 일은 잘 하셨읍니다.

그런데 제가 주문이 까다로운지라 할머니들께서 적응이 안되신 것 같아요.

저의 주문은 꼭지가 노랗고 주황빛으로 잘 익은 것만 따라는 것이었읍니다.

그렇데 귤을 따면 더디고 일이 두배나 늦어지지만 수년간 제가 지킨 원칙이지요.

귤 수확때만 되면 제가 제일 예민해지고 남편과 부딯히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할머니들께서는 지금까지 위에서 아래로 한꺼번에 다 따내리는 것만 하셨기에

자꾸만 그렇게 따시려 하셨읍니다.

아주 큰 것도 빼고 아주 작은 것도 빼고, 아주 미운 것도 빼고

그리고 꼭지가 노란 황금빛만 따라는 주문은 제게는 아주 쉬운 주문 같은데

할머니들한테는 아주 까다로운 주문인가 봅니다.

제가 포장하면서 파란색이 있는 것을 골라낸 것이 수십컨테이너가 되어서

부득이 이틀만 함께 일을 하였지만 이 할머니들은 노령화 사회가 되어

미래가 걱정인 우리들에게 큰 희망이라고 생각 되었읍니다.

 

 

 

 

 

 

 

 

저는 수확때만 되면 아주 예민해집니다.

다 익은 완숙과만 따라고 귤따는 분들께 누누히 주문을 하지만

초보자들이나 그렇게 따지 않은 이곳 사람들에겐 그 주문이 여간 까다로운게 아닌가봅니다.

귤이 다 익었는데도 나무에 달아 놓으면 부풀어서 바람이 든 것처럼 되므로

나무에 마냥 달아 둘 수는 없읍니다.가장 맛있는 최적의 상태가 있는데

그 때가 꼭지가 노랗게 신호를 보내는 때입니다.

그것을 골라 따라고 하지만 요리보고 조리 보아도 그게 그것인 것 같은지,

그리고 늘 따는 습관대로 자꾸만 그대로 따내리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집 수확하는 일은 다른집의 인건비 세배가 들게 됩니다.

한꺼번에 따내리면 수확하는 사람도 쉽고 저희들도 수월합니다.

겨우내내 일을 하는 수고를 감수하며 이 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일년내내 애 써서 수고한 것을 이왕이면 최상의 맛 상태가 되었을 때

보내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제 맘에 100% 흡족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게 소독을 열심히 했어도(관행의 두배정도) 겉모양은 미워지고

비도 오고, 일조량도 부족하여 맛을  낼수있는 부분이 한계가 있읍니다.

겨우내 바로 수확하는 방식을 취하면서 나무가 해걸이 현상이 심해져서

2년에 한번 수확하는 셈이 되었고 나무 수세를 좋게 하여서

나무가 유기농법에 견디게 하려고 퇴비를 많이 주어서 나무 수세를 좋게 했더니

전체적으로 알이 굵어지기도 하였읍니다.

 

 

 

 

 

1차 배송한 유기농 귤은 믿음밭(효돈밭) 유기농 귤입니다.

지난해 하나도 안 열린 나무들이라 수세가 하늘을 찌르는지라

열매도 비교적 큰 것 같아요.그래도 맛은 작은 귤 못지 않습니다.

유기농에 접어 들면서 확실히 맛이 풍부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저는 하루에도 수십개를 맛 보면서 수확하는데 이번주 내내

치약으로 양치를 하지 않고 물로만 양치를 하였읍니다.

제 혀를 최대한 맛을 잘 느낄 수 있도록 유지시키는 것입니다.

이제는 저는 제 입으로 몇 브릭스인지 가늠이 됩니다.

 

유기농 귤이 생산되는 과정과 결과를 따져보면 결코 맛으로만

평가하면 안되는 귀한 생산물이지만

그래도 맛을 최대한 내려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읍니다.

 

앞으로도 회원님들께서는 희망밭 유기농,기쁨밭 무농약귤, 사랑밭 무농약 귤을

차례로 순차적으로 받으시게 됩니다.

밭마다 조금씩 맛의 차이도 있고 특성도 차이가 나는 것 같은데

올해는 비교적 모두가 다 맛있읍니다.

이번에 처음 내보낸 믿음밭 유기농 귤은 당도 좋지만 산도가 적정하여

처음으로 내 보냈읍니다.희망밭 유기농 귤이 더 맛이 진한데

새콤달콤하여 너무 맛있다고 하시는 분들과

산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좀 시다고 하시는 분들로 평가가 나누어지기에

산을 좀 더 빼려고 뒤에 수확하기로 하였읍니다.그래서 뒤에 순차적으로 받으시는 귤들도

점 점 더 맛있어 질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나간 믿음밭 유기농 귤도 지지난해에 비하면 한결 맛이 나아졌읍니다.

유기재배를 하여 땅이 살아나면서 풍부한 맛이 배가한 것 같아요.

맛을 그냥 단 맛으로만 평가하기보다 다양한 맛의 적절한 조화가 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디농장 귤이 과즙이 풍부하고 시원하며 살아있는 맛이 나는 것을 느끼실 것입니다.

두번째 회원님 귤은 사랑밭 무농약 귤인데 이밭도 맛은 좋은데

크기가 비교적 작습니다. 시중에서 말하는 최상의 다마(^^) 3-5번과가 대부분입니다.

밭마다 특성이 조금씩 다르니 하나하나 즐겨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주에는 회원님 귤이 모두 한박스만 배송 되었읍니다.

일부 주소 누락된 회원님과 늦게 신청한 회원님 몇분만 빼고 1차 배송 되었고

다음주부터는 일반 주문과 회원님께서 선물하실 주소를 주신 것들을

순서대로 내보낼 것입니다.저는 한꺼번에 많은 양을 소화할 수가 없어서

제가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한꺼번에 주문을 쏟아내지 마시고

천천히 주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번주내내 서너시간 자면서 강행군을 하고 있읍니다.

낮에는 귤 따고 포장하고, 저녁에는 독수리타법으로 주소 쓰느라고 머릴 싸메고 있읍니다.

모든게 느려진 것을 실감합니다. 손가락도 머리도 느릿느릿해져서

속도가 잘 안 납니다. 한꺼번에 처리하느라고 실수도 있을 것 같아요.

회원님중에 이번주 토요일(11,26)까지 못 받으신 분 계시면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한 알의 유기농 귤이 태어나서 회원님들께 가기까지

봄 여름의 수많은 시련과 땀과 노력이 응집된 것이니

귀하게 여기며 섭취하여 주시면 우리 몸에 보약이 되어 건강을 지켜줄 것입니다.

 

일일이 댓글 달지 못함을 널리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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