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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일기(서귀포신문)

생산자와 소비자

by 농부김영란 2011. 8. 31.

 

 

 

 

농산물에 있어서 전량 소비자였던 내가 귤농사를 짓고부터는 생산자가 되었다.

 

텃밭에서 나는 소소한 푸성귀들은 겨우 내 식탁의 일부만 일조를 하고 있으니

 

나의 식단에도 생산보다는 소비자 역활비중이 훨씬 높다.

 

그런데도 내가 생산자 역활을 해보고나니 소비자의 마음보다 생산자의 마음을 더 대변하고 싶어졌다.

 

정당한 가격을 내고 사 먹는것이라 당연하게 권리주장을 해야 한다는 소비자의 입장보다

 

생산자의 마음과 노고를 헤아리게 된데는 내가 온 몸을 바쳐 지은 농사의 댓가가

 

노력에 비해 형편없는 재화가치임을 몸소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유기농 농사는 가치를 돈으로 환산할 수가 없는것이라는 생각에 도달해서이기도 하였다.

 

유기농 농사를 하니 수확량이 관행농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 들었다던가

 

일은 두배 이상이고 판로도 원활치가 않아서 애써 지은 농사를

 

스스로 판매개척까지 해야하는 이중고를 감수하면서 유기농을 고집하는 일이

 

웬만한 소신없이는 해낼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유기농 농부를 하다가 돌아선 사람들이 이구동성 말하고 유기농의 길을 걷고 있는 나도

 

그 말을 인정할수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무엇이 그대를 지탱하게 하는가? 하고 묻는다면

 

스스로가 정한 옳은 길에 대한 소신과, 내 농산물의 가치를 알아주고 신뢰해 주는

 

소비자들의 응원과 사랑때문에 버티어 간다고 나는 말하고 있다.

 

그래도 현실을 무시할 수가 없기에 수입의 한계를 정해놓고 나아가고 있다.

 

관행농에 비해 더 많은 노동력은 내가 좀 더 부지런하면 되지~하는 마음으로 조절할 수가 있지만

 

수입구조가 관행농에 비해 현저히 차이가 난다면 지속가능한 농업을 하는데 한계가 올수밖에 없다.

 

나는 그 대안으로 직거래를 택하여 유통마진을 보존하여 수입을 증대시키는 길을 택하였다.

 

다행하게도 우리같은 소농들도 인터넷으로 홍보 가능한 시대가 되어서

 

경쟁력 있는 농산물을 생산하여 홍보와 판매를 내 생각대로 나아가고 있다.

 

"경쟁자와의 미세한 차이를 발상,이미지, 포지셔닝등의 차이로 극복한다"는

<퍼플오션>농업을 추구하는 셈이다.

 

 

소비자와 직거래를 하다보니 소비자들의 미세한 반응을 일일이 감지하여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이점과 유통마진을 줄여서 수입을 보존하는 이점이 있는 반면에

 

소비자와의 마찰을 직접 해결하려다가 부딪히게 되는 감정적인 소모에

 

생산의욕까지 저하될 때도 있다.

 

 

 

일전에 내가 가족회원으로 등록한 유기농산물 “감물 느티나무 장터‘ 카페에

 

감자가 일주일도 안되서 상하기 시작했다고 한 소비자가 불만이 오고가는 도중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서였는지 마찰이 지리하게 계속되는 것을 지켜보며 안타까왔다.

 

 

같은 유기농 농부로서 농부가 받을 상처가 걱정되어서 이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되었다.

 

같은 의미의 말도 어감이 달라서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일이 다반사다.

 

더구나 상대의 표정을 읽을 수 없고 오직 문맥으로만 내 감정을 전달하는 넷상의 글귀는

 

특히나 신중한 표현을 해야만 하는데 내 감정에 충실하다보면 오해가 더 깊어질 수가 있다.

 

 

정상적이지못한 물건에 소비자가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의사를 표현하는 과정에서도 상대를 배려하는 말과 넉넉한 심성이 있었으면 한다.

 

열악한 유기농업 현실에서 유기농 농부가 버티는 힘은 소비자가 보내주는 응원뿐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유기농 농부가 길을 포기하면 수백명의 유기농 소비자가 피해를 입게 된다.

 

“황금 오리를 죽이지는 말라”고 냉소적인 소비자에게 일갈하고 싶다.

 

 

[스크랩] (8)사람으로서 가장 숭고한 일, 농사  

존엄한 대자연의 한 귀퉁이를 일궈 인간에게 필요한 양식을 얻는 것이 농사입니다.

지구의 주인은 인간이 아니라 살아있는 모든 생물체입니다. 인간은 한낱 아주 작은 심부름꾼에 불과하지요.

 

농사도 대자연의 도움 없이는 하나도 얻을 수 없습니다. 인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요.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자신의 노동으로 먹을거리를 만들지만, 스스로 힘으로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바로 흙과 비와 햇빛, 공기와 바람과 곤충의 힘을 통해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어져야 얻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 별빛까지도 작물이 자라는데 도움을 주지요. 자연 순환의 원리를 생각하면 스쳐지나가는 바람 한줌도 다 소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생태와 순환을 생각하는 농사, 모름지기 농사짓는 사람은 가장 밑바탕에 이런 생각이 깔려있는 사람들입니다.

농사 노역을 한번 해 보면서 인간에게 주어진 우주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체험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농사짓는다는 것은 하늘과 땅과 인간을 연결해 주는 매개자로서, 관리자로서 고유한 소명의 행위라는 것을 느끼게 해줍니다.

 

농사를 짓다 보면 세상에서 제일 터무니없이 싼 게 농산물 값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농촌이 붕괴되어온 건 농산물이 제 값을 못 받아왔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근대화를 한답시고 농산물 가격을 억제하고, 공장과 도시의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농촌에서 사람들을 빼내가 농촌이 비어간 것이지요.

버려지는 시골땅이 늘어나는 것은 또 당연하구요.

 

세계 다국적기업들은 식량시장을 독점하고, 세계 식량 공급을 통제하여 자신들의 배만 불리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식량을 무기 삼아 권력을 다지고 있습니다. GMO 등 유전공학을 이용해 자연 순환과 생태계 질서를 깨뜨리거나,

살충제, 제초제, 합성비료를 마구 사용해 농업의 실질이익은 낮추고, 자연파괴는 가속페달을 밟고 있습니다.

외국의 농산물이 먼 거리를 이동해서 우리나라로 오기까지 사용하는 화석연료는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채 익지 않은 과일을 썩지 않게 하기 위해 화학물질 범벅을 하여 배, 트럭이나 비행기 안에 실은 후

우리 동네로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화석연료가 사용되어 공기를 오염시키고 지구온난화를 앞당기고 있는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우리가 우리 땅에서 나는 우리 농산물을 먹어야 하는 이유는 참 많습니다.

생명 다양성을 살리고, 생물의 다양성을 회복하며, 생물자원을 사유화하는 것을 막는 일이기도 합니다.

우리 땅의 우리 농산물은 오랜 우리민족과 함께 조화를 이루어 한민족의 체질과 입맛에 꼭 들어맞은 것입니다.

음식물은 인간의 체질은 물론 성격형성에도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 민족의 착하고 정의로운 심성과 평화로운 정신은 우리 농산물로 지킬 수 있습니다.

우리 체질에 맞지 않는 수입농산물을 먹으면 과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없었던 여러 새로운 질병이 생기고,

성인병인구가 증가하므로 개인 의료비가 증가하는 것은 물론, 국민 의료비가 높아져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고유 품종을 지키며 우리 농산물을 먹는 것, 지구를 살리고 인류를 구원하는 일입니다.

더군다나 자라나는 청소년에게는 반드시 우리 땅 농산물로 그들의 건강을 지켜주어야 합니다.

그 책임이 어른들에게 있습니다.

메모 : 
1
가져온 곳 : 
카페 >감물느티나무장터
|
글쓴이 : 나무한그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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