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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일기(서귀포신문)

식당 경쟁력

by 농부김영란 2011. 10. 13.

 

 

 

 

 

신문사에서 기획 취재로 우수 음식테마거리를 취재하러 간다는 정보를 접하고

나도 벤치마킹을 위해 동행하기로 하고 따라 나섰다.

전직이 요리사였지만 지금은 농부로 업을 정했어도 여전히 먹거리에 관심이 지대하고

맛집 순례를 하며 비교분석 해보기를 즐기는터라 주저없이 동행을 청했다.

다시 요리로 전향할 생각은 없으나 어떻게하면 내 농산물로서 1차 생산만이 아닌

부가가치가 높은 생산품을 만들까가 늘 고민이기도 하였기 때문에

내 머리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도 정체되어 가고 스스로를 재점검 할 필요도 있었다.

 

 

신문사에서는 <아랑조을거리>와 <칠십리 길> 음식 특화 거리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자

기획취재를 하였지만 나는 잘되는 음식점과 안되는 음식점의 차이를 관찰 하였고

그 절대적인 요인인 맛과 친절,위생, 인테리어를 유심히 살펴 보았다.

숲속에서는 나무만 보이지만 숲을 벗어나서 멀리서 보면 숲 전체가 보인다.

하루 일상에 치여서 내 문제점을 파악하지 못하며 허덕대고 가다보면

상식적인 해답도 못 찾고 허우적 거리다가 좌초할 때가 많다.

그래서 벤치마킹의 필요성과 지속적인 업그레이드 교육을 받아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하나씩 개선해가다보면 점점더 나아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 서귀포에서도 잘 되는 집은 손님이 줄 서서 기다리는데 안되는 집은

가게세 내기도 벅찬 집이 허다하다.내가 종종 가는 몇집들도 손님들이 줄을 잇는

집들인데 이유는 단 하나이다. 음식이 맛있고 재료를 아끼지 않고, 가격도

음식대비 착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나도 이용하는데 다른 사람들도 그러하기에

대박집이 된것일게다. 이렇게 보면 해답은 간단히 나오건만 왜 안되는 사람들이

잘되는 사람보다 훨씬 많을까?

 

 

나는 요리사를 한덕에 주방 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어서

외려 음식점을 못하게 된건지도 모른다.먹는 사람은 즐겁지만 하는 사람은 중노동이다.

그래서 음식점을 하는 사람은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어야만 한다.

내가 늘 아쉬워 하는 것이 가장 기본인 밥조차 제대로 나오는 집이 드물다.

30분 간격으로 밥을 하라고 조언하면 이러쿵 저러쿵 이유가 너무 많다.

그정도 열정과 정성없이 음식점을 열어서 잘되기를 바라는가?

그러면서 손님이 없어서 밥을 버려야 한다고 하소연한다.버리긴 왜 버리는가?

식은 밥으로 누룽지를 만들어서 서비스를 주든가 식혜나 쉰다리를 만들어 디저트를 주든가

남다른 정성을 기울여 보지도 않고 “안됩니다.” 이 말이 앞서는 사람들에게

무슨 대안을 제시하겠는가?

 

 

음식맛을 좌우하는 첫째는 좋은 재료이다.

그 다음이 기본에 입각한 요리법과 만드는 사람의 정성이다.가게위치가 첫째이던 시대가

점점 맛집을 찾아가는 시대로 바뀌어 가기에 맛과 참신함으로 승부해야한다.

나부터도 맛있는 집을 찾아서 불원천리 달려가는 시대가 되었다.

 

이번 취재 과정 중 우리는 일부러 맛집을 검색하여 찾아 다녔다.

그 중에 3대를 내려온 전통 맛집도 두어군데 순례하였는데 나는 그 안에서

답을 찾아내려고 유심히 살펴 보았다. 수십년을 사람들에게 찾게 만들고

유지하며 번창하게 한 비결이 뭘까? 먼저 눈으로 보니 푸짐하고 맛나 보였다.

먹어보니 간이 잘 맞고 재료배합이 잘 되었다.포만감이 밀려 왔다.

연출만 잘 된집보다 맛과 인심이 풍성하게 느껴졌다.

덤과 인심과 넉넉함이 느껴지는 것이 우리네 정서에 부합하는 가장 큰 경쟁력임을 느꼈다.

 

 

사천재래시장에서 평소에 비싸다고 쳐다만 보던 명란젓이 착한 가격인데다가

덤까지 주는 바람에 나는 한 무더기 살것을 몇 개나 사는 충동구매를 하고 말았다.

덤과 인심이 당기는 구매력 탓이었다.

경쟁력이 거창한 것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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