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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예슬이와 걸은 제주올레 8코스

by 농부김영란 2011. 7. 14.

 

 

20년 동안 꿈꾸었었다.

아이가 뱃속에 있을때부터 아이가 크면 함께 배낭 여행을 하고 싶다는 꿈을.

아이들 어릴때는 배낭 메고 국토순례를 하는 꿈도 꾸었었고

지금은 세계문화유산을  두루 섭렵하는 꿈을 꾸고 있다.

국토순례 꿈은 꿈으로 남아 버렸고 세계문화유산 답사기는

장차 한번 도전해보고 싶어 하지만, 잘 될지 미지수다.

시간과 돈과 형편이 따라 주기를 기다리다가 꿈으로 남을 공산이 크기도 하지만

이젠  "언젠가~는" 하는 것은 이루어지기가 힘들다는 깨달음이 왔기에

그 모든 것을 과감히 일축하고 어느날 배낭 메고 떠날지도 모른다.

 

 

<컨벤션 센터 입구에서부터 출발>

 

우선...예슬이와 제주 올레부터 시작해 보기로 하였다.

예슬이는 그동안 수험생이었기에 제주도에 살았어도 한번밖에 제주올레를 가보지 못했기에

얼마전 친구와 비가 세차게 내리는 날 6코스를 완주하고나더니

엄마랑 비올레를 하자고 제안 하였다.

여전히 밭일이 산적해 있어서 여유있게 계획을 세울 처지가 못되는지라

비 오는 날은 비핑계로 올레 가자고 의기 투합 하였다.

내가 가자고 노래를 해도 싫어하면 할수없는 일인데

이런면에선 예슬이가 나와 통하는 구석이 있다.

 

 

<컨벤션센터 앞쪽에서 바라다 본 바당풍경>

 

장마중이라 짬짬이 쉬었어도 날씨가 꿉꿉하고 습도가 높아서

불쾌지수가 만땅이라서 내 몸 하나 건사하기도 벅찬 날이 지속되니

하루를 간신히 보내는 지경이 되었다. 잠을 자도 숙면 할수가 없으니 몸 무겁기가 천근이다.

 

지난 일요일...몸도 무거운데다가 비예보까지 있어서 쉴 요량이었는데

점심때는 다 되어서 예슬이와 하루를 이렇게 보낼게 아니라 올레 가자고 의기투합 하였다.

 

 

 

 

가자~ 올레 8코스로...

 

올레 8코스는 나도 여태 가보지 못한 코스였다.

제주도에 살아도 내가 올레길 갈 수 있는 여유가 별로 없어서

올레 개장식에나 갈수 있었지 귤밭을 벗어날 수가 없었기에 못 가본 코스가 많다.

8코스 해병대 길이 환상이라는 소리를 들었었지만 내 코자 석자라 늘 마음에만 두고 있었다.

그 유명한 해병대 길이 낙석으로 인하여 구간이 패쇄되었다는 정보를 듣고서

미리 가보지 못한 것을 안타까와 하였다.

 

 

<컨벤션 센터에서 씨에스 호텔을 지나며>

 

 

<씨에스 호텔에서 만난 새, 나는 새구경, 새는 사람구경>

 

 

<씨에스 호텔은 제주도 초가집 스타일로 지은 호텔인데 이색적인 풍경이라

드라마 촬영지로 자주 소개 되는 곳이다>

 

어쨌거나 점심때 출발하게 되었으니 가까운 8코스를 줄여서 가보자고 생각 했다.

8코스는 월평마을에서부터 시작하여 동양최대사찰인  약천사 선궷내를 지나서 주상절리를 경유하는데

거기는 평소에도 봤으니 생략하고 컨벤션센터에서 시작하기로 하였다.

총 15.2km구간 중 앞부분 5km정도를 생략하고 뒷부분을 걸은 것이다.

 

 

<잘 정돈된 호텔 정원도 엿보면서>

 

 

<자연스럽게 펼쳐져있는 풀밭도 올레길에서는 멋스럽다>

 

 

 

 

 

씨에스 호텔을 지나 베릿내 오름 전망대도 시간 없다며 빼 먹고...

천제연 폭포의 원류인 별이 내린 내(별빛이 비치는 개울)라는 뜻의 <베릿내>를 지났다.

 

 

 

 

 돌고래 쇼를 보여주는 곳을 지나서...

 

 

 

멀리 컨벤션 센터와 앵커호텔이 보인다.

저 아파트처럼 생긴 건물(앵커호텔) 멀리서보니 경관 헤치는 모습이 확연하다.

제주도는 건물 지을때와 허가를 내줄때 심사숙고를 하였으면 좋겠다.

자연과 잘 어우러진,멀리서 보아도 한 폮의 멋진 그림같은 풍경을 구상했으면 한다.

눈 앞에 이익을 쫓은 눈살 찌푸리는 풍경 보면 괜시리 화가 치민다.

 

얼마전 섭지코지 가보고 깜짝 놀랐다.그 아름답던 코지에

숨이 콱 막히는 회색 건물들이 즐비 하였다.

가장 제주도스러운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경쟁력이라는 것을 모르는 모양이다.

무슨 외국 유명 디자이너가 설계하였다 하지만...나는 암울한 감옥같은 느낌이 들었으니....

부디,자연과의 아름다운 조화를 깊이 생각해보고

아름다운 제주도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건축을 지었으면 한다.

저 아파트 호텔 풍경을 보고 화가나서 쓴소리가 절로 나온다.

 

 

 

 

딸과 하는 행복한 올레길에 마음 비우자고 돌아서니

팽귄과 돌고래들이 아이들을 사로잡고 있는 풍경이 보였다.

돌고래 쇼장을 돌아서 샛길로 들어서니 중문 해수욕장 풍경이 펼쳐진다.

 

 

 

 

 

역시 여름이다.

장마철이기도 하여 사람들이 조금 작지만 중문 해수욕장은 이맘때 인산인해이다.

 

 

 

 

날도 흐려서 사진도 흐릿하지만 이 풍경만으로도 여름을 느낄수 있을것이다.

 

그대들은 바다를 즐기고, 우리는 올레를 즐긴다.

 

 

 

 

 

보기만 해도 시원한 바다.해수욕장 풍경.

 

 

 

 

밀물에 밀려온 예쁜 바다 친구들

 

 

 

 

느끼자~~~이 바다를...

즐기자~~~ 이 여름을....

 

 

 

 

중문 해수욕장이 끝나는 지점 올라가는 숲길

 

 

 

 

하얏트 호텔 앞 정원을 지나면 그 유명한 해병대 길로 들어서지만

너무나 안타깝게도 낙석이 위험하여 구간패쇄가 되었다한다.

 

 

 

 

하얏트호텔 끝지점 해병대 길로 들어서려는 진입로에

제주올레측이 경고문을 붙여 두었다.낙석이 위험하니 돌아 가라는 경고문이다.

여기에서 나는...못 본척 그냥 가기로 하였다.

<난 이 경고문을 못 본거야~> 하면서...

 

아이는 아무것도 모르고 엄마를 쫄래쫄래 따라왔다.

 

그토록 유명한 해병대길(해병대원들이 일일이 길을 만든 절경).

제주올레 이사장 서명숙님의 책에 그 길이 탄생한 감동 비화를 보고 

꼭 한번 가봐야지하고 미루다가 결국...이렇게 못볼 상황에 처한 것을.

 

 

 

 

숲길 끝에 서니 해병대길의 장관이 펼쳐졌다.

나는 여기에서 또 한번 갈등 하였다.

위험하다고 가지 말라는 길.

그 길을 꼭 가고픈 내 맘.

 

목숨까지 걸면서 가야만 하는 길이니?

내 맘이 설왕설래...지금 아니면 언제 보겠어~

설마...운 나쁘게 내가 지나갈 때 하필 낙석 할라고...

 

 

 

 

운 더럽게 없는 사람들 보니

하필이면 고시간에 거길 지나더라고.

 

내 수호천사님들이 동서남북으로 에워싸고 계시는데...

 

천하에 말 안듣는 인간이 되어 보기로 내 맘에서 쉴새없이 유혹 했다.

 

<인명은 제천이여~>라고 합리화하며 고고씽~

 

 

 

 

이 장관을 안 보면 후회할거야~

여기를 지나갈때만 해도 좌우를 살피면서 두리번 거렸다.

예슬아,이런 장면 그 어디에서 보겠니?

 

 

 

 

 

 

멋 모르고 엄마만 쫓아 온 아이는 여기가 위험 구간인 줄도 모르고

태연하게 전화를 받고 있다.

나는 빨리와~~~ 소리 연발하고...

절벽위를 쳐다보며 위험신호 보이면 바닷쪽으로 내달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주변 둘러봐도 우리뿐이었는데 저 멀리 반가운 청개구리 일행이 둘이서 이쪽으로 오고 있다.

가까이서 보니 젊은 연인들이었는데  그들도 나같은 생각이었나부다.

죽음을 각오하고(^^) 반드시 해병대 길을 보고야 말테닷~

 

 

 

 

거의 다 돌아서 오고나니

나의 무모한 도전정신을 치하했다.^^

이 장면 안 봤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터.

그래도 딸에게는 절대로...목숨 걸 일은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동굴 속으로도 낙석때문에 들어가지 말라고하여 거기는 멀리서 보기만 했다.

 

 

 

 

 

 

드디어...위험 지구 낙석 장면을 만났다.

저 높은 절벽에서 떨어진 돌을 보니

칼로 잘라 놓은듯 날카로운 것이 지나다가 머리라도 맞으면

즉사할 것 같았다.

이 장면을 보니 아찔했다.

아이구...무사히 잘 지나온 것이 구사일생이라도 되는 듯,

감개무량하며  하지말라는 것은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했다.

 

 

 

 

 

위험하였지만 8코스 최고의 절경 해병대길을 지나 온 것에 안도하며 잠시 쉬었다.

 

 

 

 

 

우리는 행운의 여신께 감사 드렸다.

살아가는 내내 행운이 함께하길 기원하며

기념으로 돌탑도 쌓아두고 왔다.

예슬이는 열개를 나는 여덞개를 쌓았다.

 

 

 

 

절벽 끝나는 지점부터는 이렇게 몽돌들을 깔아놓은

잘 다듬은 해병대 길의 백미가 있었다.

 이 길을 위해 구슬땀을 비 오듯 흘렸을 해병대원들의 노고가 절로 느껴졌다.

이렇게 멋진 길이 낙석위험으로 패쇄되었다니 안타깝다.

 

그래도 나는 기어이 보고야 말았다.목숨 걸고서...

 

 

 

 

 

논짓물 노천탕도 지나오고...

논짓물은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지점에 있는데

용천수가 콸콸 솟아나서 어름같이 찬 물에 노천탕을 만들어 두었다.

장마비에 더러워진 노천탕을 청소중이었다.

 

 

 

 

 

 

 

그림같이 이쁜 작은 하예포구도 지나고...

 

 

 

 

아싸~ 겁대가리 상실한 대한민국 아줌마.

해병대 길 보고야 말아따~~~~~~

 

 

 

 

종점 대평포구가 멀리 바라다 보이는 지점

길 위에 올라앉은 배위에서 예슬이도 기념 한컷.

 

 

도 레 미 파 솔~

 

 

제주올레 간세 표시와 이정표.

하늘색은 정코스 표시고 주황색은 반대코스 표시

 

 

 

 

드디어~~~ 멋진 대평 포구가 보인다.

 

 

 

 

비 올듯 하던 날씨도 비가 멈춰주고...

한시부터 출발하여 다섯시쯤 대평포구에 도착 하였다.

놀멍 쉬멍 꼬닥꼬닥 간세다리로 걸으니 별로 힘들지 않고

종점 대평포구 가까운 곳 물고기 카페에서 커피도 마시고

아이와 모처럼 일치된 하루였었다.

 

예슬이는 어제부터 학원에서 도우미선생님으로 알바를 시작하여

예슬이와 내 시간이 맞는 비요일에 적어도 두세코스 올레 더 걷고

백록담도 올라 보기로 하였다.

힘들다고 투정 부리지 않고 비, 바람,햇빛 다 즐길줄 아는 아이가

올레동무가 되어서 다음 올레길이 기다려진다.

 

20년 동안 꿈꾸었던 내 아이와의 배낭 여행이 이렇게 시작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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