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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글

5번째귤 <눈물의 샤베트귤>

by 농부김영란 2011. 1. 20.

 

 

한라산에 눈이 킬리만자로의 눈처럼 쌓였어도 해마다 서귀포의 겨울은 봄날씨 같았읍니다.

눈이 내리긴했어도 하루이틀이면 다 녹는 눈이었읍니다.

그런데...그런데...누가 예상 했을까요?

70살된 분도 태어나서 평생 이런 눈은 처음 본다는 폭설과 거기에 한파까지 겹쳐서...

 대비못한 도마뱀이 하얀 눈위에 동사했읍니다.

동물들은 본능적으로 날씨를 감지한다는데 이런 혹한이 올거라고는 예상치 못했지요.

2009년도에는 2월초까지 나무에 있었어도 귤이 눈을 맞아도 살아나는 것을 본지라

나무에서 갓따서 보내는 싱싱한 귤을 보내드린다는 일념으로

지금까지 나무에 달아둔 저도 올해는 가슴을 치게 되었읍니다.

 

 

 

 

 

 

귤나무에서 귤이 눈을 맞고 며칠만에 살아나는지,

나무에서 딴 귤이 눈속에서 얼마나 어는지, 얼었다가 며칠만에 다시 살아나는지를 실험하였읍니다.

귤나무에 달려서는 여간한 눈에는 귤들이 햇볕을 쪼이면서 다시 살아났읍니다.

귤나무가 스스로 자신의 새끼들을 살려내기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보았읍니다.

2009년도에는 눈을 맞고도 3일이면 회복하는 것을 보았기에

2010년도에 저는 유관순 귤에 다시 도전하였읍니다.

눈을 맞고도 살아나는 귤은 더욱 완숙된 맛이었고 껍질은 단단해져서

제가 생각하기에는 기호품 과일이 아니라 보약이 되었다고 생각 했읍니다.

 

 

 

사진에서 오른쪽 귤은 위의 눈속에 파묻힌 귤을 꺼내어 놓은 것이고

왼쪽 귤은 눈이 없는 테이블위에 올려두었던 것입니다.

이 눈은 3-4일전에 왔던 눈인데 제가 테이블위에 올려두었던 귤이 눈에 덮힌 것을

그냥 두었던 것이 아직도 눈이 녹지 않아서 눈속에서 3일이나 견딘 귤인데

귤껍질에 있는 작은 동그란 입자들이 다 살아있읍니다.

그런데 왼쪽 귤은 눈이 없는 테이블 가장자리에 바깥에 꺼내둔 것이었는데

2-3일사이에 껍질이 완전히 얼어서 동그란 작은 입자들이 보이지를 않습니다.

눈속에 있는것보다도 눈바깥기온이 훨씬 더 추워서 꽁꽁 얼었다는 증거지요.

지난번 연말 폭설에는 이렇게 얼었던 귤들도 거의다 살아났었읍니다.

저는 매일 맛을 보며 관찰을 하였지요.

그런데 며칠전에 내린 눈(한라산에 2m눈)과 그후에 떨어진 기온으로

귤들이 나무에 달려있는채로 거의다가 모두 얼어붙은 것을 오늘 보았읍니다.

3-4일전만해도 싱싱하던 귤이 나무에서 모두 샤베트가 되어 버렸읍니다.

 

 

회원님 5차귤이 모자랄지도 몰라서 전편 글 <고민>을 올릴때만하여도

70-80%는 보내 드릴것 같았지만 일부만 모자랄것 같아서

그 부분을 양해를 구하고 여러가지 방안을 택일해달라고 부탁 드렸었읍니다.

그리고 전부 수확을 하였을때 예상보다 많으면 모두 다 보내 드릴수 있으면 보내 드릴려고 하였었읍니다.

댓글을 바로 달지 않은 이유도 다 따보고 가늠을 한 다음에 답변을 드리려고 하였었읍니다.

그런데 오늘 이제는 모두 다 한꺼번에 따서 5차귤을 구정전에 배송하려고 하였는데

귤이 거의다 얼어버린 것을 보고 깜짝 놀랐읍니다.

이 상황을 보고 그동안 내가 내보낸 귤들도 날씨가 너무 추워서

배송도중에 얼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읍니다.

뉴스에도 과일가게에서 이불을 삼중으로 덮어놨는데도 과일이 얼었다고 울상짓는 것을 보니

그동안 나간 귤들도 이번 혹한에 온전했을까하고 걱정이 되었읍니다.

 

하루종일 이 상황에 머리가 띵하고...멍~했지만

결단을 내려야만 했읍니다.

예상치 못한 일, 천재지변...

더 잘해보겠다고 시도하다가 큰 낭패를 겪게 되었지만

저를 믿고서...기꺼이 저희 반디농장 회원님이 되어 주셨던 그 마음을 다시 한번 생각 하였읍니다.

이것은 제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 스스로 책임져야한다고 생각 했읍니다.

회원님 5차귤은 귤나무에서 귤샤배트가 된 귤을  선물로 보내 드리려고 합니다.

최고로 맛있는 귤을 만들어 보겠다고, 여태까지 나무에 달아 두었다가 귤샤베트가 된 귤입니다.

황설탕이나 흰설탕에 동량으로 재워서 효소를 만드시게 보내 드리겠읍니다.

그리고  남은 귤만큼의 금액은 전액 환불해 드리기로 하였읍니다.

 

전편에 여러가지 방안을 제시할때만하여도 귤이 모자랄지도 모르고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 하였는데

오늘 전부 수확하면서 보니까 거의다가 얼어버린지라

남은 금액을 모두 환불하는게 가장 깔끔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읍니다.

2011년도로 이월하는 것 보다는 내년도 회원님으로 재신청하실때

그 금액만큼 빼드리거나 환불해드리겠읍니다.

저로서도 가슴 아픈 일이고, 너무나 죄송스런 상황입니다.

앞으로는 이런 기상이변을 고려하여 대비하여야겠다고 생각 하였읍니다.

혹한과 폭설, 폭우, 폭서...점점더 광폭해지는 기상이변을 늘 유념해야한다는 교훈을 얻었읍니다.

 

회원님 5차귤 <샤베트귤>은 다음주에 선물로 배송하겠읍니다.

가슴 아픈 선물,온전치 못한 몸으로 가는 귤이지만 귀하게 여겨주셔서

효소로 다시 태어나 요긴하게 쓰시기 바랍니다.환불조치는 개별 연락 드리겠읍니다.

 

이 모든 상황 너무나 죄송합니다.

 

2011.1.20.

 

 

 

새들이 먹어서 따내린 귤들

 

 

 

 

 

 

2011년 1월 20일 귤을 모두 따내리니 새들이 야단법석으로 지저귀고 있다.

 

 

 

회원님 5차귤은 가슴 아프게도 샤베트귤이 되어 버렸읍니다.

예측할 수 없었던 기상이변으로 제주도도 며칠전 내린,

70년만에 찾아온 폭설과 거기에 한파까지 겹쳐서 농작물 피해가 심각하게 되었습니다.

연말에 찾아온 삼일 밤낮의 폭설에도 일주일만에 거의 다 살아난 유관순 귤들이었기에

저는 이번에도 살아날거라고 생각 했었습니다.

그런데 폭설은 이겨내었는데 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간 날씨가 계속 되면서

나무에 달려있던 귤들이 모두 나무에서 샤베트가 되어 버렸습니다.

구정전에 5차귤로 나가려고 기다리고 있던 귤들입니다.


지난해 어려운 농사여건을 이겨내고 잘 결실해준 귤들을 회원님께 보내 드리면서

더러는 부족한 점이 있었어도 시중 그 어느귤에 못지않은 최고의 귤을 보내 드리려고

마지막까지 나무에서 지켜내던 유관순 귤들이었습니다.

어려웠던 점을 일일이 다 말할수는 없었지만 회원님들의 응원과 사랑을 느끼면서

미리따서 저장하지않고 마지막까지 나무에서 갓 따서 보내 드렸습니다.

.행복한 마무리를 꿈꾸고 있었는데 이런 상황을 맞게되어 저도 가슴이 심하게 아픕니다만

전국을 강타한 구제역,한파,조류독감,물가고 등등 너무나 시린 이야기들에 비하면

저의 상황은 견딜만한 시련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원님들의 굳건한 믿음이 저를 유관순 귤까지 도전하게 하였고

내 몸에 보약이 되는 귤을 만들려고 눈을 맞히고 한파를 이겨내는 귤에 도전케하였습니다.

귤나무에서 샤베트가 되어버린 귤...저는 <눈물의 샤베트귤>이라고 명명 합니다.

이번 귤은 모양과 맛이 변했어도 그 어느 귤보다도 귀한귤이라고 여겨주셨으면 합니다.

상품귤의 가치를 잃어버렸지만 지난 겨울내내 회원님을 만나러 가기위해

온 몸으로 폭설과 한파를 고스란히 맞은 귤들입니다.

이번 귤은 선물로 보내 드립니다. 저는 해마다 일부러도 껍질을 까서 냉동실에

넣어두고 한여름에 꺼내어 갈아서 샤베트를 해먹습니다.무더운 한여름에 먹는 샤베트귤은 갈증을 한방에 날리고 몸에 부족한 비타민을 보충해줍니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꼭 효소를 담그어 보시기 바랍니다.설탕1.2: 귤1의 비율로

껍질채 담그시면 됩니다. 방법은 제블로그에 올려 두었으니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언귤로 잼을 만들어 맛을 시험해보니 손색이 없습니다.저장해서 두고두고 쓰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5차귤값은 환불하거나 2011년도로 이월하거나 2011년도 회비에서

감하는 방법중 택하여 문자나 전화, 블로그에서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본의가 아니었지만 이런 상황을 맞게되어 너무나 죄송합니다.

더 잘해보려다가 맞게된 상황이지만 저의 불찰입니다.

앞으로는 더욱더 예측할 수 없는 기상이변을 염두에 두어야겠다는 교훈을 새깁니다.

친환경농부의 길, 외롭고 험난한 길이었지만 회원님들이 함께 해주셔서 여기까지

씩씩하게 걸어왔습니다. 앞으로도 수많은 시련을 만나겠지만

회원님들이 사랑과 배려, 응원에 힘 입어 굳건하게 나아가 보겠습니다.

2011년도에도 변함없는 사랑을 주고 받기를 기원합니다.


2011년도에도 유관순 귤정신을 지킬 반디농장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