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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일기(서귀포신문)

휴가철

by 농부김영란 2010. 9. 15.

휴가철
<김영란의 귀농일기>
2010년 08월 07일 (토) 11:20:00 서귀포신문 webmaster@seogwipo.co.kr

   

3박 4일간 일정으로 시댁 남편 형제들이 다녀가고 나니

피로가 일시에 몰려오는데 곧바로 친형제만큼의 친분이 있는 지인이

4박 5일간의 일정으로 제주도에 입성했다는 전갈이 왔다.

우리 농장 회원님도 오셔서 한번 보고싶다는 연락을 해와서 휴가철 극성수기가 실감이 난다.

 

관광지에 살다보니 휴가받아 제주도로 여행 오신 분들을 만나고 대접하느라

바깥 온도 이상의 열기가 내 몸을 휘감는다.

더러는 일부러 우리를 보시기 위해 제주도로 여행일정을 잡는 경우가 있어서

이런 경우는 만사를 제치고 숙식제공은 물론 가이드까지 해야만 하니 민간 외교관이 따로 없다.

 

이번에 간신히 시간을 맞추어서 형제들 모두가 한자리에 모인지라

우리는 지난주에 부리나케 귤밭일을 다 하느라 땀깨나 흘렸다.

형제들과 전 일정을 함께하기 위해서였는데

모처럼의 귀한 기회여서 알토란같은 일정을 짜려고 고심을 했다.

 

요즘은 올레코스가 최고 추천 장소이지만

무더위에 연세를 감안해서 맛뵈기만 하고 제주도의 절경을 위주로, 숨은 맛집을 순례하기로 일정을 짰다.

14살 나의 아반테와 남편의 트럭으로, 우리는 구두끈을 동여매고 4일간의 가이드 역할을 했다.

패키지 관광으로 오면 하루 몇군데만 돌면 10여명 입장료만해도

몇십만원하는 관광을 하게되어 경비부담도 만만찮은데

우리가 제주도서 살아보고 관광지를 다 다녀본 결과 가장 실속있는 액기스관광만 추천하게 되었다.

 

나는 제주도민이면서도 외지인이라서 나로인해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도 솔찮은 편인데

그분들이 제주도를 찾으면서 관광지나 맛집을 추천해 달라고 하는데 난감 할 때가 있다.

두번 찾고 싶은 맘이 동하는 곳이 그리 많지가 않았는데

요즘은 올레길이 개발 되면서 나도 가장 추천하는 제주도 관광지가 올레길이 되었다.

 

지금 올레열기가 대단한 것을 보면 나만 그렇게 느끼는게 아닌가부다.

지인들중에는 올레길 걸으러 오셨다가 제주도로 이주하시는 분들이

내 주변에도 상당수이고 앞으로 제주도로 이사오시겠다고 집과 땅을 알아봐달라는 부탁도 여러건이나 된다.

 

이 변화된 관광패러다임에 제주도가 구석구석 변화하고 있는지 점검해 볼일이다.

올레열기에 취해서 사람들만 모아 들이고 세세한 부분까지 세심히 갖추지 못하여

또 다른 실망을 안고 돌아 가시게하면 지금의 올레열기도 시나브로 식어들지도 모를 일이다.

 

내가 이번에 형제들을 모시고 여행자로서 다니면서 느낀 몇가지 우려되는 점이 있었다.

경관 빼어난 곳은 찾아 다녀서 괜찮았지만 맛집들 중에서 성수기다보니 실망하는 경우가 몇건이나 되었다.

지인과 찾았을 때 감동한 맛이라 일부러 먼길을 찾아서 간 대정의 보말칼국수집은

9인분에 1인분은 물을 탄 느낌의 맛이었고

섭지 해녀의 집은 너무 바빠서인지 서비스가 뒤죽박죽이어서 우리 일행들이 화를 내었다.

나는 이해를 시키려고 했지만 일행중 다혈질 사람은 화를 내어서 난감했었다.

전복이 가득한 해물탕집은 문을 닫았고

유명한 횟집은 3시간이나 기다려야 한대서 돌아서야만 했다.

대신 찾아간 횟집도 음식이 뒤죽박죽으로 나왔다.

 

바빠서라고 이해는 했지만 큰 흐름을 흐릴까 걱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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