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모색하는 판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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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고나자 언제나 말로만 신천지를 개척하던 사람들이 역시나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자, 콜럼버스가 그들에게 달걀을 주면서 세워보라고 했더니 그들이 달걀을 어떻게 세우냐고 항의 하면서 콜럼버스더러 세워보라고하자 콜럼버스는 주저없이 달걀 아래쪽을 깨뜨려서 세웠다. 그들은 또 그런법이 어디 있느냐고 따졌다. 콜럼버스 왈, "어쨌튼 달걀을 세웠잖소"라고 말하며 그들의 이구동성을 일축했다는 일화가 있다.
나는 판매를 전량 직거래를 하며 콜럼버스의 발상의 전환을 종종 떠올리곤 하였다. 생산과 판매라는 두 가지 짊을 동시에 짊어지고 가야하는 고충을 토로하여 이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자 주제로 삼았다.
나는 순차적으로 조금씩 늘려 나가면서 어느정도 직거래로 내 몫을 소화하는 상황이 되었지만 그 길이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음을 고백한다. 이미 앞서간 선배님들이 더러 계셨지만 그 분들은 더욱 열악한 환경에서 뜻을 세워서 그나마 오늘날 나같은 초보조차도 하라는대로 고대로만 하면 유기농농부가 되는 운 좋은 상황이 되었지만서도 여전히 판로의 길은 미비하고 엉성하고 대책이 별로 없는 상황임에 틀림없다.
작년에도 나처럼 유기농 길에 들어선 분들이 판로때문에 속앓이를 많이 한 사정을 익히 알고 있는데 내 코가 석자라 내 것을 소화하는데도 진이 다 빠져서 봄내 기력을 못 차리다가 이제사 조금 회복이 된 지경이다. 그러니 이제 막 시작하려는 분들은 더욱 갈팡질팡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기농의 길을 스스로 택하였기에 살아남기 위해 쏟는 노력은 관행농에 비해 몇배의 노력임에도 불구하고 판로가 미약하여 결국은 포기하고마는 악순환을 듣고 있다. 친환경 농부로서의 자부심이 아니라 "굳이 어려운 길을 왜가니? 미련 곰탱이" 이렇게 스스로를 자조할 때가 한두번이 아닌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생산현장이 이렇게 준비가 덜 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대세는 친환경이 대세이다. 위험을 감수하기란 웬만히 굳은 의지론 쉽지않다. 일년에 채 한달도 밭에 안가도 생산과 수확을 할수있는 쉬운 관행농을 접고 매일 출근하다시피해야하는 유기농의 길을 가라고 한다면 그에 응분한 보장된 수입이 있어야 하는데 사실상 그렇지가 못한 이유도 유기농 길을 기피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이미 극소수의 유기농 선배님들이 어느정도 가이드라인을 정해 놓으셨기는 하지만 차세대 유기농 주자로서 나는 또 다른 사명감에 직면해 있다. 유기농 농부가 되어서 관행농에 못지않은 수입을 창출하여 나도 살고 이웃도 살고 자연도 살아야 하는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직거래로서 상인의 중간마진을 내 수입으로 귀속하여 목표치를 달성하려고 하고 있지만 누구나 나처럼 직거래를 다 해내기는 어려우므로 이부분에서 제주도가 관행귤 판매매장안에 친환경 농산물 매장도 함께 열어 주었으면 한다. 친환경농업기술센터라는 플랭카드가 무색지 않게 유기농농부의 가장 큰 고민인 판매를 도차원에서 함께 진지한 길을 모색하여 길을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 대세의 흐름이 친환경인 것은 유기농 농부에게 기회가 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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