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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일기(서귀포신문)

자리돔 물회

by 농부김영란 2010. 9. 15.

[김영란의 귀농일기] 자리돔 물회
생전 처음 봤던 낯선 생선
이젠 어떤 음식과 비교할 수 없는 '일품 보양식'
2010년 06월 12일 (토) 11:12:38 서귀포신문 webmaster@seogwipo.co.kr

 

   

제주도로 처음 이사 왔을때

우리 돼지가족이 가장 먼저 한것은

제주도 음식들을 하나씩 시식해보는 것이었다.

 

그때가 5월이어서 마침 자리가 한참 나오는 계절이라서

시장에 가니 손바닥만한 귀여운 생선이 즐비하여 무슨 생선인지 물어 보았지만

육지중에서도 내륙지방에서 자란 나는 듣고 보도 못한 생선이었다.

물회라고는 동해안에 여행 갔을때 오징어물회나 한치 물회를 맛보았던 기억은 있으나

물회재료는 갓 잡은 싱싱한 활어라야 가능하기에 어릴 때도 서울살이에서도 흔히 먹지 못한 음식이라서 그런지 물회맛의 진수를 몰라서였는지 나도 아이들도 처음만난 자리물회 맛은 그저 그랬다.

 

쌈장이나 날 된장을 먹지(그것도 갖은 양념하여서) 육수를 감칠맛나게 우려서

된장 찌개를 끓이거나 된장 국을 끓이는 된장 요리에 익숙해있던 내 미각이

닝닝하고 밋밋한, 맹물에 된장 푼 그 방식이 입에 설어서 거부 반응이 일었던 것 같다.

 

음식으로 신분의 격차를 보여주던 품위있던 음식들에 한때는 매료되어 있었지만

건강과 참살이를 추구하고 나서부터는 소박하지만 깊은 맛을 내는 전통요리나 웰빙요리의

참 가치를 깨닫고 부터는 겉모양 보다는 내용이 진실한 것들에 가치를 두게 되었어도

오래동안 길들어진 내 혀는 쉽사리 투박하고 새로운 음식에 적응을 못했던 것 같다.

 

제주도 음식이 요리 방식이 단순하고 모양이 품위있다고는 볼수가 없었기에

조금은 폄하하는 눈으로 대했던 것 같은데 한해 두해 시간이 흐르면서

내 눈을 씌우고 있던 고정관념들이 조금씩 안개 걷히듯이 사라지고

내가 제주도사람으로 시나브로 잦아들고 있다는 증거가

이제는 내 발로 찾아가서 자리 물회를 즐기게 된 것이다.

 

자리물회는 요즘에는 내 보양식 역활을 톡톡히 하게 되었다.

맹물에 된장 푼 오이냉국을 보고 코웃음을 쳤던 내가

한여름 뙤약볕에 비오듯이 땀을 흘리고 소독을 하거나 예초를 하고나면

갈증을 씻기에는 그만한 음식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자리물회야말로 요즘 그 어느 음식과도 견줄수가 없는 웰빙음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된장을 끓이지를 않아서 좋은 효소들이 살아있는 방식도 건강식이고

자연산 자리돔은 청정 제주에서만 잡히는 어종이라

이맘때 자리축제를 하는 것을 더욱더 관광상품화해야지 않을까 싶다.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요리법을 조금 더 보완해 볼거리,

먹거리에다 체험할 수 있는 꺼리들을 다양하게 연구개발하여

일부러 자리돔 물회를 먹으러 찾아오는 관광상품을 만들었으면 한다.

 

요즘 나는 제주도를 찾는 이들에게 자리돔 물회를 권하며 최고의 보양식임을 입이 마르도록 추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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