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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사람들

하늘아래 수목원

by 농부김영란 2008. 11. 2.

 

 

 

 

귤밭을 구입하고나서 걸어서 주변을 샅샅히 돌아 다니다가

길따라 올라가서 산록도로 가까이...에서 발견한 곳.

내가 비밀의 화원이라 부르며 도둑고양이(^^) 처럼 드나들게 된 곳이 있다. 

 

 

 

꿈이 아니었으면 10년 세월

황무지땅을 이렇게 아름다운 화원으로 일굴수가 있었을까.

 

 

 

 

 

남편과 우연히 찾아간 그곳,

첫 방문에서 손수 소나무 전정을 하고 계신 자연을 닮은 주인공 회장님(^^)을 뵙고

통성명을 하고 앞으로 이곳에 무상으로(^^) 드나들게 해달라고 간청하여

 이후...나는 정원을 만들려고 애 닳 필요없이 그곳에 가서 가끔

갈증을 달래곤 하였다.

 

 

 

대문이 잠겨 있어도 몰래 들어가는 특권을...ㅎㅎ...

(늘 간이 부어 있으니 이런 행동을...ㅎㅎ...)

 

 

 

혼자 보기엔 너무 아까와~~

봄에는 홍가시 나무의 향연이 너무 황홀하여

지인들을 데리고 내 집처럼 드나 들었다.

(그동안의 무례를 용서하세요, 아가다언니..무법자 이웃을 만난 탓에...^^)

 

 

 

나는 사실 10년전에 영세받은 수산나라는 세례명을 가진 친주교 신자인데 

그간 하도 불성실하여(에궁...일요일만 되면 더 자고 싶어라)

차마 내가 천주교신자였다는 것을 숨겨왔는데(부끄러워서)

그 분들이 독실한 카톨릭 신자셨다.

그래서 반가움에 뻔뻔하게도(^^) 저도 나이롱 수산나랍니다하고 고백하고 말았다.

내 딸들은 천사이름을 가진 가브리엘라, 미카엘라,라파엘라라고...

에궁, 에궁, 에궁...

 

하느님,주일만 되면 게을러지는 저를 용서해 주세요~~~TT

 

 

 

나는 그곳에 드나들면서 수선화도 얻어오고, 애란도 얻어오고, 홍가시 나무 묘목도 얻어왔다.

그런데 귤나무에 가려 그 이쁜이들이 어느 구석에 있는지도... 

그래서...머리를 굴린다는 것이...난 귤나무만 잘 돌보고

하늘아래 수목원을 내 정원이려니하며(끌끌~)

드나들기로 혼자 작심.ㅎㅎ...

 

한 사람의 10년 세월 땀과 열정과 고행같은 시간들과

어쩌면 가끔 쓰러지고도 싶었을 애환과, 숨겨진 가슴앓이의 결정체를

난 좋아라~하면서 즐기기로 ...

이런 얌체근성을 용서해 주세요~~~하면서도 절 행복하게 해 주셔서 감사 드린다고

작년에 귤 두박스로 감사인사를 드렸는데...

그 안에 내 홈피 주소를 보시고 아가다님이 나의 주책 수다방 블러그까지 찾아 오셔서

이젠 온라인 이웃까지 되었다.

 

 

 

 

나이가 들어가니 나는 이제 자연유산보다 문화유산에 관심이 더 많이 간다.

꿈, 열정,예술,향기, 땀,...그것이 어우러진 자연과의 조화를.

단시간에 급조한 것이 아닌 오랜세월 갈고 닦은...

그 안에 스며진...인내를 느끼며...

사람의 향기를 느끼며...

 

 

 

이렇게 만드느라 흘린 땀, 쏟은 세월, 비용...

감히 범인의 눈으로 가늠을 할수 있을까 싶다.

그런데 이곳이 이대로 비밀화원으로만 머물러 있으려니 아까와서 여쭈어보니

기반시설(상하수도시설)이 안되어 건축허가가 안나온다고...

내 혼자 보기엔 너무 아까운데...

관광자원도 그리많지 않은데 도에서 지원 좀 해주시면 안될까~~하는

개인적인 바램이 몽실몽실...^^

 

 

 

하늘아래 수목원.

그곳에는 10년세월. 이젠 고희를 바라 보시는 하상 바오로님의

꿈과 열정이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존경합니다.

감사합니다.

 

2008.11.2 英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