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우리는 지금처럼 무공해, 무 농약 식품을
일부러 찾지 않아도 거의가 무공해 음식을 먹고 자랐다.
인스턴트 음식이 그리 많지 않았기에 엄마가 정성껏 만든
음식을들 먹고 자랐다.
그래서인지 우리들은 어른이 될때까지 어쩌다가 걸린 고뿔 외에는
병원을 간적도 없고 치아도 아직까지도 크게 상하지 않고
살고 있는 이유가 어릴때 그 바쁜 일상중에도
일년내내 가족들 먹거리에 정성을 쏟으시는
엄마의 정성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던 것 같다.
어릴 때는 그 정성의 맛을 잘 모르고 싫어했던 음식들이었지만
혀끝을 유혹하는 얕은 인스턴트 맛을 더 좋아라 했었지만
나이를 먹어 갈수록 그 옛날 엄마가 해 주신 음식들이
그리워지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정성스런 음식은 자연적으로 깊은 맛을 내기 마련.
어진 님께서 보내주신, 지난 가을 잘 말려서 갈무리한 무우 말랭이,
찹쌀 풀 입혀 쪄서 말린 고추,연한 줄기만 골라서 껍질 까서
햇빛 좋은 곳에서 말리느라 지극 정성이었을 연한 고구마 줄기...
좋은 재료를 선별해서 준비하고, 말리고 갈무리 하느라
얼마나 정성이 들었을 재료들을 보며 어릴때 먹었던 엄마의 음식을
내 아이들에게 그동한 제대로 해 준 기억이 아슴한게 부끄러웠다.
이렇게 지극 정성으로 준비 하셨을 어.머.니.
그 맛을 떠 올리며...흉내내 보았다.
아슴한 기억으로 대충 어림하며 나름대로 맛을 내 보았다.
*무우 말랭이는 찬물에 깨끗이 씻어두고, 고추잎은 따뜻한 물에 불린다.
*갈색빛 나게 간장을 넣고 물, 소금,황설탕 조금으로 삼삼하게 간 한후
멸치, 다시마, 함께 끓여서 식힌다음
위의 무우 말랭이를 자작하게 재워서 불린다.
*눅눅하게 불으면 거의 물기가 없어지고 그때 고추 가루를 뿌려서
고춧물이 배어 들게 한다.
*멸치 액젓,조청 물엿,고추가루,다진 마늘,다진 파,통깨를 함께 넣고
양념장을 만든다.
*불은 고추잎을 깨끗히 행구어서 물기 짜서 무루 말랭이와 골고루 섞고
위의 양념장을 잘 배게 무친다.
*물엿을 넉넉히 넣으면 윤기가 나고 달지만,기호에 따라서 첨가한다.
무우는 가을철에 단단한 것으로 적당하게 썰어서 말리면
비타민D,철분, 칼슘등이 증가하고
고춧 잎은 칼슘과 철분,비타민이 풍부하다.
적당히 매운 고추들을 가을 걷이 하면서 일부는 소금물에 삭히고
일부는 찹쌀풀을 되직하게 쑤어 묻혀서 말리거나, 쪄서 말린 고추.
어릴 때는 고추를 팬에 노릇하게 튀기면 바삭거리는데다가(튀김처럼)
엄마가 설탕을 솔솔 뿌려주니 그 단 맛에 먹었던 것 같다.
아버지께서는 소금만 뿌리라 하셔서 드셨던 것 같다.
햇빛 좋은 가을날...
채반마다 이지 가지 말리는 풍경이 참 평화로웠는데...
그립다,그 아름답고 깨끗하고, 소박했던 날들이...
정 깊은 그 날들이 그립다.
말린 고추를 팬에 기름+참기름을 두르고 약한 불에 자주 뒤적이며
타지 않게 볶아 내어야 한다.말린 고추 껍질이 얇아서 자칫 타기 쉬우니
밝은 갈색빛으로 되게 튀겨내어 소금,설탕,거피한 통깨를 솔솔 뿌렸더니
아이들도...색다른 반찬이라 사각거리며 잘 먹는다.
(색다르다는 게 미안하다.^^)
요즘 아이들 이런 반찬을 몇이나 기억할지...
고구마 줄기는 여름날 무성한 잎새중에서 거두어 내어
자주색 껍질을 벗겨내어 삶아서 말린다.(생으로 말리기도하나
삶아내어 말린 것이 더 부드러운 것 같다.시래기도 마찬가지)
어떻게 요리할까 생각하다가 맑은 육수를 붓고 양념 간장을 넣고
은근한 불에 자작하게 조리듯이 볶아 보았다.
다음엔 들깨를 절구에 갈아서 그 국물로 조려 봐야겠다.
머윗대 볶듯이 볶으면 또 다른 맛을 내겠지.
맑은 육수는 사태나 양지 머리 삶은 물인데
평소에 멸치, 다시마, 무우, 양파, 대파, 생강을 넣고 삶은 멸치 다시물,
양지 머리, 사태를 삶아낸 맑은 육수,사골로 우려낸 진한 육수,
홍합이나 조갯살,무우, 다시마등으로 우려낸 해물 육수등등...
시간이 있을때 평소 이런 다시물을 우려 내어서
냉장고나 냉동실에 두었다가 반찬 할때 첨가하면
천연 조미료의 깊고 자연스런 맛을 낼수가 있다.
요즘,피곤하여 요리가 늦었습니다.
봄 나물 요리를 올려야 하는데 마음만 분주 하네요.
혹시 제 요리를 기다리신 분들이 계시다면 죄송하며...
봄 철 건강에 신경 쓰시기 바랍니다.
2004.3.15 英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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