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음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단 맛이 나는 과자는
입에 대지도 않는 나인데도 겨울철 포장 마차 호떡만 보면
사먹고 싶어진다. 올 겨울도 늦가을부터 등장한 동네 호떡집을
쏠쏠찮게 드나 들었다.
보통 천원에 세개, 아이들이 셋이니 천원어치를 사면 부족하니
이천원어치를 사게 되는데 어떨땐 하루에 두번 가는때도 있어서
내 가계부가 호떡으로 구멍날 위기에 놓일지도 몰라서
"누가 태어날 때부터 호떡 장사였나" 하며
내 도전 정신이 또 발휘되기 시작했다.
기가 막힌 호떡 한번 만들어 보리...
호떡 아줌마의 날렵한 손놀림을 눈여겨 보고와서
대충 어림 짐작으로 반죽을 하였다.
아마도 잘 부풀은 것으로 봐서 술약이나 막걸리를 넣었겠다!!
어릴때 막걸리를 넣어서 만들던 찐빵 생각이 나서
반죽에 막걸리를 듬뿍 넣고 (아주 잘 부풀거라하면서)
밀가루와 반죽하여 담요에 싸서 따뜻한 곳에
서너 시간 두니 몇 시간후, 술 냄새 진동하며 잘 부풀어 올랐다.
"얘들아! 오마니 호떡 솜씨 좀 보거래이~"
콧 노래까지 흘러 나오는 것을 보니
마음이 가로질러 이미 멋진 작품 다 만든 기분이다. 우쭐~^^
황설탕에 땅콩 가루 으깨어 넣고,깨소금도 듬뿍,
모양도 그럴듯하니 노릇하게 구워내니
호떡 장사 다 보따리 싸야겠다고 큰 소리까지 치고 싶어지네.
"사는거 걱정 말그라~ 내 호떡 장사라도 못할거 뭐 있갔노~"
"처녀작이 이 정도면~" 하고 콧 노래까지 흘러 나온다.
"아가들아! 엄마표 호떡이데이~많이 많이 먹거래이~"
손 큰 나는 반죽도 한 양푼이나 해 놨으니
오늘 감질나던 호떡 포식하리라~ 술 냄새 솔솔 나지만
맛있다며 호떡 좋아하는 큰 딸과 나,
히히호호거리며 몇 개나 먹었는지....
"워째 뱃속이 이상하고나~꼬르륵 울렁 울렁~ 뭔 탈이 났당가?"
머리가 띠아해지며 눈이 게슴 게슴~~
큰 딸 왈 "엄마, 속이 울렁 거리고 머리가 이상해요."
에궁궁~ 술 취한 호떡이구나야~
어째 한방에 홈런 날린다 했드만 ...
오늘은 술취한 호떡 먹고 맴~맴~~
알딸딸하여 칼럼에서 주절대고 있습니다.ㅎㅎ...
대낮에 별이 보이네요,딸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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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 시절, 가사 시간에 도우넛을 만드는 것을 배웠지요.
집에와서 도우넛 파티를 한다며 큰 박스로 한가득,
때깔 좋고 냄새 좋을씨고~먹음직 스럽게 잘 튀겨 내었는데....
밤새 가족들 화장실을 들락 거렸답니다.
바닐라 향을 너무 많이 넣었거든요.^^
그후~오랫동안
우리 가족은 내 작품을 아무도 시식하려 들지 않았답니다.
2004년 1월 5일 세 자매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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