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정을 하다가 새집을 발견했다.
지난해 여름 작은 새 가족들이 행복하게 살았던 보금자리라...
새 집을 보니 희망이라는 단어가 떠 올랐다.
우리 함께 살아갈 수 있겠구나.
가까이서 보니 참 정교하게 지어졌다는 것을 알았다.
어디선가 비닐 끈도 물어다가 가지에 걸쳐서
행여나 집이 떨어지지 않게 한 지혜도 엿볼 수가 있고,
집안이 작은 나뭇가지를 정교하게 엮어서 마치 비단실로 옷감을 짠 것같다.
사진 찍느라 못보았던 삼나무 가지가 하나 걸쳐진 것을
오늘 가서 꺼내주고 주인이 돌아 오기를 기다려 보아야겠다.
해치지 않고 함께 살려고 기다려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새가 알아 줬으면...
새가 다시 옛집을 찾아 주기를 바라며...아마 자주 기웃댈 것 같다.
반갑고 반가운 풍경이었다.
어제(3월25일) 복합 유기질 비료를 주었다.
비료를 먼저주고 전정을 해야 하는데 지난번 복합 비료를 치료 차원에서
조금 준지라 영양제 비료를 조금 늦추었다.
이번에 준 비료는 골분, 어분, 게껍질 등으로 만든 유기질 비료로서 자연친화적인 거름이다.
지금 주는 거름은 새로날 싹과 꽃들이 실하라고 골고루 듬뿍 주었다.
거름은 일년에 세번 정도 준다 하고 4월초나 중순에는 나무를 소독해야 한단다.
지금쯤 나무에 응에라는 해충이 많이 있을때인데 올해는 추워서 응애가 없다한다.
관리하는 아저씨께 보통 약을 몇번이나 치냐고하니까
열번에서 열두번 정도 쳐야 상품이 나온다 한다.
그래서 나는 장차 유기농 전환을 할 예정이니 올해는 저농약으로 가자 하였더니
아저씨는 걱정스런 낯빛이다.저농약이나 유기농을 하면 껍질이 상품이 안되어서
파지취급하여 값을 받을수 없다한다. 아저씨는 아저씨 수입이 줄것을 걱정하고
난...애초에 결심했던 친환경 농산물을 만들 생각인데
아저씨 걱정도 이해는 가지만 농약은 4-5번만 뿌리자고 설득해 볼 생각이다.
그것도 열매가 커가는 여름 이후에는 농약을 뿌리지 말자고 할 생각이다.
소비자인 내가 가장 필요로 했던 것은 겉이 반지르르한 상품이 아니고
농약을 덜친 건강한 먹거리였는데 아직까지는 겉모양과
인위적인 방법을 가하더라도 당도를 높인 물건을 선호한다하여
유기농으로 가는 것을 꺼려하는 농촌 현실이 안타깝다.
아저씨의 수입을 보존해주면서
내가 지향하는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 봐야겠다.
소비자도 겉만 반지르르한 상품 보다는 건강에 좋은 친환경 농산물을 찾아서
진정한 웰빙을 이루도록 의식을 전환하는 것이 친환경 농산물이
자리잡도록 하는 지름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친환경 농산물이 아직도 10%정도도 보급되지 않는다고 하니
소비자나 생산자의 의식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라 생각된다.
2005.3.26.英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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