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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밭

귤 익는 가을, 주변 정리

by 농부김영란 2021. 11. 1.

 

 

귤이 맛있게 익어가고 있어요.

밥으로 치면 지금 펄펄 끓고 있는 중...이제 잦아 들고 뜸이 충분히 들어야 

맛있는 밥이 되는 것처럼 깊은 맛이 들기를 기다리고 있지요.

노란 빛이 들면 다 익은 것 같지만 색만 났지 아직 더 맛이 들어야 해요.

11월 15일 쯤 회원님 1차귤을 발송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반판매 귤은 며칠 후에 공지 할게요.

빨간 칸나랑 보랏빛 루엘리아가 귤과 함께 향연을 펼치고 있어요.

귤밭인가, 꽃밭인가,...

꽃미녀(꽃에 미친 녀자)네 귤밭 답지요?ㅎㅎ...

 

 

 

 

지난해 잘 달린 나무는 올해 안식년. 

푹 쉬며 영양을 만들어서 내년에 또 달리지요.

이 보라꽃은 멕시칸 세이지예요.

 

 

 

가장 제주도스러운 귤나무, 한라산, 화산돌담

 

 

 

 

 

 

 

 

 

 

귤 익는 평화로운 가을 풍경이지만

저는 한켠에서 전쟁처럼 일을 하고 있어요.^^

한여름에 무더워서 못한 일을 수확 전 일하기 좋은 계절에,

일년에 두어번(봄 가을) 전사처럼 일을 할 때거든요.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은 한계절만 그냥 두면 열대우림기후가 되어서

순식간에 정글로 변하거든요.

봄에 정리했던 꿈 밭 꽃길이 곶자왈(원시자연숲)이 되어 버렸어요.

3개월간 지속된 장마가 무럭무럭 잡풀들을 자라게 했어요.

귤밭은 남편이 몇번이나 예초를 하여 귤나무들이 숨 쉬며 살았지만

꽃 길은 저의 담당이라서 봄에 한번  정리하였는데 여름 지나고

일 할 엄두가 안날 풍경이 되었어요.

그냥 두면 순식간에 폐허정원이 될 판이라 제가 낫을 들었어요.

남들은 10월 단풍 나들이들을 가지만 저는 일하기 좋은 계절이라며

일개미답게 기개를 발휘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엄두가 나지 않지만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다보면

어느새 뒤돌아보면 말끔, 시원해 있어요.

10월 내내 주변 정리 중이예요.(내 안에 남자 있다~으쌰~~~^^)

 

희망밭 수국길 로엘리아길을 만들면서 꿈밭의 꽃길은 풀밭이 되었지만

풀속에서 살아있는 꽃나무들을 구출해 주어야 하지요.

개판이 된 원시숲을 낫 하나 들고 정복을 하다가 보면...자화자찬이 절로 나와요.ㅎㅎ...

" 김영란은 살아있어! " 하면서...

나의 미친 열정이 낳은 꽃길들이 이렇게 오직 나의 손으로 탄생하고,

관리되고 있다고.....

 

오직 낫 하나로,

호미 하나로,

몸을 방패 삼아서,

나는 오늘도 살아있어서,

일 할 수 있어서,

꽃밭에 미칠 수 있어서,

귤밭에 미칠 수 있어서,

......

감사한 인생입니다.

 

아직은 두팔이 성하고

무릎연골이 다 닳았다고 아우성을 쳐도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나를 온전히 연소하여

후회없이 열심히 일하며 살았다고 .....

그리고 다시 자연으로 돌아 갈 날은

가벼운 새털처럼 훌훌 털고 미련없이 갈 수 있기를...

 

이 찬란한 가을날에 햇볕샤워를 듬뿍 하니

이보다 더 좋은 보약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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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복이는 요즘 나를 엄마처럼 따라 다니지만

여전히 잡히지는 않는다. 부모형제가 잡혀가서 생이별을 한지라

절대로 잡히면 안된다고 생각하나부다.

그래도 내가 아침 저녁으로 맛난 밥을 주고 잠자리도 마련해주어서

우리 귤밭에서 살기로 작정하고 내가 일하는 곳은 따라 다니지만

 쓰다듬어 주고 싶어도 가까이는 오지 않는다.

금복이가 짠~해서 이제는 금복이 엄마가 되기로 하였으나...

개가 3마리나 되었으니...나는 점점...돌볼 존재들이 많아진다.

나두...기대어 살고 싶건만....^^

에구...내 팔자야~~~맘 약한게 탈이여~

 

 

 

 

 

 

 

 

 

 

 

 

 

3년전 이랬던 꿈밭 꽃길이

희망밭 수국길 만들면서 방치했던 결과...

내년 부터는 다시 꿈밭 꽃길 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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