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려보니
사물을 더 자세히 보게 된다.
자세히 보니 더 예쁜 꽃,
모양도, 색감도 환상적으로 예쁜 꽃들.
조물주 이상의 예술가는 없다.
백일홍을 그려보려고 사진을 찍다가
거미와 나비의 식사장면을 찍게 되었다.
가끔씩 거미줄에 걸려서 파닥거리는 나비들을 보면
포식자 거미보다 먹히는 나비가 안스러워서 보는대로 구조해 주는데...
사실은 생태계는 자연의 섭리대로 놔두는게 좋다고 한다.
그래도 나비로 태어나기까지 얼마나 긴 세월을 기다렸는데
거미줄에 걸려서 날개짓도 못해보고 비명횡사하다니...
고래등같이 크게 지어놓은 거미줄에 걸린 나비, 벌, 잠자리는 많이 보는데....
농부의 입장에서는 거미가 익충인 셈이지만
그래도 예쁜 나비편을 들어주고 싶다.
사진을 찍다가 백일홍 위에서 쓰러져 있는 나비를 발견했다.
더 자세히 보니 거미에게 잡혀서 이미 전신마비의 상태였다.
거미도 보기 드문 하얀 예쁜 거미였다.
꽃에서 숨어서 기다리다가 꽃을 찾아온 나비를 포획한 것이었다.
나비에게는 슬픈 날이고, 거미에게는 기쁜 날.
자연에서는 늘 일어나는 일이지만 나비가 불쌍하네~~~
나비를 일으켜 세워 보았지만
이미 거미의 독침을 맞아서인지 미동도 없어서
회생 불가능한 것 같아서 관찰만 했다.
하얀 거미 이름 검색해봐도 찾지 못했는데 꽃게처럼 생겼다.
보기 드문 광경, 우리 회원님들께도 보여 드리려고 열심히 찍어왔다.
나비의 명복을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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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거미 사진을 찍고나서
오늘(8/8)도 거미가 있나하고 살펴보니
나비의 흔적은 하나도 없고 , 거미는 오늘도 꽃속에서 먹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비들에게 수신호가 있다면 희생된 나비가 이 꽃에는 앉지 말라고 신호를 보냈을까?
어쨌튼 끈기 있는 거미를 계속 관찰 해 볼 생각이다.
점심 먹기 전 거미가 생각 나서 가보니
이렇게 나비를 기다리고 있었다.
풀잎으로 콕콕 찔러보니 자리를 옮겨 앉아서 사진을 찍었다.
저녁 때, 나비가 잡혔나하고 가보니 거미가 안보였다.
꽃잎 하나가 말려 있어서 속을 들여다보니
거미가 그 속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내가 콕콕 찌르고 사진 찍고 하여서 몸을 숨겼나부다.^^
"거미 없다~" 하면서 숨어있는 깜찍한 거미...
꽃잎으로 텐트 치고 나비를 기다리는 인내심.
매일 들여다 볼거리가 하나 생겼다.
나의 관찰은 쭉~~~~
다음날, 거미는 이사 가고 꽃텐트 안은 비워 있었다.
거미는 어디로 이사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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