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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밭

꽃미녀 귤농부

by 농부김영란 2021. 7. 26.

바야흐로 청귤(풋귤)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2021년도 어느새 반바퀴를 돌고 7월도 다 채웠다.

시간이 휙~ 휙~  날아가네~~~

열흘이상 일찍 개화했던 귤꽃이라서인지 청귤(풋귤)을 살펴보고 깜짝 놀랐다.

"아니 벌써 이렇게 컸다니~" 대체로 8월 20일 경 되어서야 청귤(풋귤) 사이즈가 적절해서

수확을 시작 했었는데(어떤 때는 8월 말경 수확) 올해는 "10일 앞당겨서 조금씩 수확해도 될건가?" 관찰하고 있다.

청피의 효능을 더 진하게 섭취하고픈 분들(환자)은 8월초부터

착즙이나 청의 용도로 쓰실 분들은 8월 중순부터 예약을 받아야겠다.

반디회원님들, 청귤(풋귤) 예약 신청 하세요~~~

 

청귤(풋귤)의 계절이 오기 전에 나는 요즘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겨울동안 밤낮으로 일을 하고나면 방전이 되서 노독이 서서히 풀려서

6월까지는 간신히 일상을 채우고 쉬엄 쉬엄 가는데

7월에 되어서야 기운이 차올라서 나는 날이 새기만 기다리며 여명이 밝아오는 창문을 몇번이나 바라보다가 일터로 간다.

이 삼복더위에 일이 하고 싶어졌으나 오전9시만 되어도 태양이 이글이글 지구를 달구는지라

적어도 6시부터는 일을 시작하여 10시전에 끝내야만 한다. 땀으로 샤워를 하니 썬크림은 잊은지 오래라

나는 이 여름에 햇볕을 맘껏 흡수하여 동남아인처럼 피부가 다갈색이다. 

흰 피부의 고운 노인네로 살기는 글렀어도 건강한 미소 밝은 시골노인네면 족하다. 

 

지난해는 꽃밭을 조성하느라고 봄 여름을 보냈고

올해는 삽목하느라고 분주했다.

지난해 반디수국길을 만들고 나니...다시 꿈 하나가 생겼다.

"길 양쪽으로 모두 수국을 심어야지~" 족히 100 여미터는 될 것같은 길 양쪽에 수국을 심으려면

삽목을 무지 많이 해야하고 10년은 지나야 수국길이 될 터인데...

나는 10년을 들떠서 보낼 생각에 그것으로 즐거워졌다. 단시간에 수국길을 조성하는 방법도 있으나(사서)

나는 묘목부터 삽목하여 길러내고 모든 것을 내 손으로 하고 싶어한다.

무언가에 빠져서 허무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일이 있다는 것.

노년의 길에 들어서서 열정을 바칠 일이 있다는 것이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일부러 일을 도모하는지도 모르겠다.

살아있는 동안, 움직일 수 있는 동안, 내 삶을 완전 연소하고 가는 것.

이렇게 살고 싶어서 내핍하고 살았던 시간들이 감사하다.

일을 하는 삶이 즐거워졌으니 이것이 축복이다.

 

누군가는 내가 꽃길을 만들고 꽃을 심자 무엇을 하려고 그러는지 묻는다.

"내가 하고 싶은 것, 해보고 싶었던 것을 하려는 것"이라고 답한다.

"너는 좋겠다~ 꽃 심을 땅이 있어서~" 이런 사람에게 말해주고 싶다.

세상에 땅은 많다. 쓰레기장 주변을 꽃밭으로 만들면 더 보람있을 것이다.

꽃씨 하나가 일으키는 기적을 경험하고나면 세상 천지를 꽃밭으로 만들고 싶을 것이다.

 

화분 몇개 삽목해서는 감당을 못할 삽목이 필요하기에 궁리했다.

어디에다가 삽목장을 만들지?

묘안이 떠올랐다.수국나무 아래에다가 ....

궁하면 통한다~~~절반만 살아도...하면서 ...

 

수국엄마도 십수년전에 삽목하여 자란 것이라서 발 아레 수국베이비들을 지켜 주겠지~

(우와~ 수국삽목의 끝판왕이다~^^)

 

 

수국 가지 자른 자리에 새 순이 돋았다.

수국꽃 지자말자 꽃을 잘라주어야 새순이 나와서 내년 꽃눈을 만든다 하여서

6월말경에 꽃을 다 잘라 주고 삽목순을 잘랐더니 새순이 돋았다.

 

 

 

 

당근마켓에 수국화분을 5000원에 판다고 하여서 30개를 사왔다.

분홍에 보라로 핀다하여서 우리집 청색 수국과 섞어 심으려고 샀다.

8000원에 팔던 것을 꽃이 져서 가격할인 한다하고 내가 삽목하여서 공들이는거 생각하니

그 정도 공임은 지불해도 되겠다 싶고 , 농촌여성신문기고 원고료로 꽃을 사려고 하였기에

수국모종 30개를 사서 길가쪽으로 1-1.5미터 간격으로 심었다.

그동안 정리 못하던 공간을 수국을 심으려고 며칠동안 남편과 정리하고 수국묘목을 심었다.

다 심어보니 아직도 10여그루 더 심어야 할 것 같고 맞은편까지 심으려면 30여주는 더 사야할 것 같은데....

이제 일도 한계가 오고, 비용도 초과인디...

보릿고개 시절에 무개념 아닌가싶다~만.....한해라도 빨리 심으면 그만큼 더 자랄텐데....

흠~~~~~질러~~~말어~~~(아마도 지를 예감이...ㅎㅎ)

10년 후...

10년 후...

반디농장 100미터 수국길을 위하여...

 

 

그리고...

남편 이성호씨는 달라졌다.

위대한 생존본능이  그를 변화 시켰다.^^

(귤나무아래에다가 삽목이들을 심어서 남편이 성토하나 들은척도 않는 꽃미녀-

나는 심고 그는 잘랐는데...그가 변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외목대 난타나를 한번 만들어 보았다.

아무래도...나...꽃집을 해야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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