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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밭

반디농장 회원님께

by 농부김영란 2021. 7. 3.

귤수확 이후 공식적으로 우리 반디회원님들 이름을 크게 불러 봅니다.^^

 그 사이에도 저의 일상을 계속 올렸지만 일주일에 한번씩 쓰는 농촌여성신문 기고문때문에

다른 글을 거의 쓰지 못했어요.

우연히 농촌여성신문에서 저를 발견하고 원고를 써달라는 요청을 받고서

처음에는 공식적으로 글을 써보는 연습이 안된지라 살짝 주저했지만 

이 기회에 저를 좀 가다듬고 싶기도 하고, 약간의 강제성이 있어야만 규칙적으로 글을 쓸 것 같아서

덜컥 허락하고보니...일주일이 어찌나 빨리 가는지...

마감일 화요일까지 제목만 정하고 전전긍긍하다가...화요일 자정까지 넘기고

담당자가 기다리다가 주무시겠지~요런 꼼수를 쓰다가 저녁에는 넘 졸려서 자고

새벽에 일어나서 도저히 핑계될 수 없는 시점이 되어서야 정신을 바짝 차리고

골수를 짜내어서 글자수 채워서 휘리리릭 날리는, 글을 썼답니다.

전문가도 이러면 안되는데 부족한 날라리가 글이라고 쥐어짜서 쓰고나면 크게 반성을 하지만

그때 뿐...또다시 일주일 후 같은 반복의 연속이었어요.

입만 정기가 살아있는 저이니 할말은 무지 많지만 절제해서 쓰는게 잘 안되고

저의 모든 것이 어수선한(정신세계까지) 상태라서 아주 느리게라도 정돈하려고 자각하는 봄날을 보냈습니다. 

반성해도 안 고쳐지는 학교때부터 이어져 온 나쁜 습관.

습관이 운명을 바꾼다는 말을 실감하면서 60평생 못 고친 나의 나쁜 습관들을 되짚어보고 있어요.

만사를 다 제치고(살림살이는 개판...)  봄에는 삽목에 미쳐서 묘목장을 해야할 정도로 삽목을 했습니다.

(손목에 엘보가 옴) 뭐든 중심을 잘 잡아야 하는데 한곳에 필이 꽂히면 미쳐버리는 이 증상.

(이것도 심각한 병이지요) 

글답지 못한 글을 원고료에 매료되어 쥐어짜서 써내는 부끄러움을 연출하면서...

한편은 정식으로 글쓰기가 저를 많이 돌아보게도 하였습니다.

받은 원고료로 꽃나무를 사는 재미에 빠져서...반디농장은 귤밭인지 꽃밭인지 모를

지경에 더 빨리 도달할 것 같습니다.(꽃미녀의 꿈이 멀지않아 실현 될 것 같아요~^^)

 

농부로서 17년을 몸으로 살아냈으니... 얼치기 농부는 절대 아니지요.

실은 그 세월도 스스로 미쳐서 달려온 것 같기도 해요.

이제는 남편에게 바톤터치하고...성장하는 남편을 코치하고 배려하고 기다리는,

고문역활(^^)을 하고 있으니...저는 살만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제가 귤농사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고 귤밭을 돌아보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매일 귤밭 한바퀴 돌면서 남편과 멘티가 잘하고 있나~ 쓰윽...살펴 봅니다.

프로는 뒷모습만 봐도...일을 잘하고 있는지...단어 한마디만 들어도 가늠이 되는 경지에 이른다며

가끔 툭하고 조언 한마디만 합니다.(긴 조언은 아무 소용이 없으므로)

가령 너무 열심히 열공하는 남편과 멘티에게... "나무를 바라봐~"

이 심오한 한마디를 알아들을 정도면 그들도 프로가 되어 있을 것이다~며...

 

암튼 남편은 멘티가 있어서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이제는 혼자서도 할일을 정해놓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남편의 멘토인  저는 꽃에 더 심취할 수 있게 된 2021년이 이제 반바퀴를 돌았습니다.

코로나로 정신이 혼미하던 시기를 조금씩 추스리며 다시 질서를 잡아가기 시작하고

세상은 디지털 세계로 날아가고 있지만

저는 자연속에서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게 된  농부가 된 것에 감사합니다.

귤은 무럭무럭 자라고 있어서 벌써 100원 동전만큼 큰 것도 있습니다.

이 여름 귤들은 가열차게 성장하여 우리의 생명의 먹거리가 되어 줄 것입니다.

이제는 제법 어른스런 유기농 농부가 되어서 세상과 자연을 바라보며

어깨 무거운 사명감도 종종 느낍니다.

내가 가는 길 누군가에게 또 다른 이정표가 될 수 있으므로.....

타협하지 않고 고집스럽게 걸어온 길이 벌써 아스라하게 느껴집니다.

반디농장은 꽃같은 회원님들이 늘 지켜 주셔서 힘들 때도 잘 감당하고 왔습니다.

고마운 우리 회원님들께 꽃동산을 만들어 놓고 초대 하겠습니다.

함께 걸어온 우리들...만나서 서로를 축복해 주고 싶어요.

 

우리 회원님들도 몸과 마음 건강 잘 추스리시고

코로나터널을 지나서 새로운 일상을 잘 만들어가고 계시지요?

우리 모두 좀 더 자연을 아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제초제를 들이붓고, 농약 장아찌 농산물을 아무 생각없이 생산하고 섭취하는 것도 성찰하였으면하고

농부로서 바래 봅니다. 성장제일주의를 지양하고, 제대로 사는 법을 다시 생각하고 실천하고

병든 지구를 회복하는데 모두가 진지한 성찰을 했으면 합니다.

이번 기회를 통하여 더 좋아지는 세상으로 걸어 갔으면 합니다.

 

우리가 할 일은 아주 작은 실천부터~~~

큰 수레바퀴는 작은 실천들이 모여서 굴러갈테니까요.

 

남편과 멘티(유기농귤 생산재배 담당)

 

나는 판매와 마케팅 전수

 

 

7월은 수국이 지고 칸나의 계절이 되었어요.

 

뜨거운 태양을 이기는 칸나

 

자색잎 칸나

 

줄무늬잎 황색 칸나

 

두가지색 칸나

 

여름에는 칸나가 자기가 최고라며 당당하다.

 

대문옆 미국능소화도 피기 시작(주황색인 줄 알고 삽목했는데~)

흰무궁화에~ 빨간 칸나에...

1년 사이에 꽃밭이 가득해져 버렸다.

이웃이 10년이 된 꽃밭 같다며 혀를 내두른다.

나도 모르겠다~~이 아이들이 어쩌자고 이리도 잘 자라는지...

내 손이 금손인가? 벌써 배가 터질라고 한다.

이러다가 수목원이 되는거 아닌가 몰라, 나도 몰라...무작정 가보는거야~~~원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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