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22일...
25일 성탄절이 공휴일인지라
4차귤 발송 날짜가 애매하여
24일 한꺼번에 4차귤을 다 발송 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귤 선별하느라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랑밭귤이 비품이 많아서 골라낼게 많아서 나의 큰언니와, 둘째예지, 막내 예인, 남편,나
오인조 특공대가 하루종일 귤 선별하고나니
쌓인 피로에다가 녹초가 되었다.
그래서 4차귤 편지도 쓰고, 택배운송장도 기입하여야 해서
한시간 일찍 집으로 왔다.
집으로 돌아오면 먼저 하루종일 줄에 묶여서 집을 보고 있는
홍복이부터 산책을 시킨다.
홍복이가 제일 기다리는 시간은
아침 저녁으로 산책하는 시간이다.
풀어놓고 키우는 것은 여러가지로 문제가 많아서
줄에 묶어놓고 키우기에 답답할까봐
아침저녁으로 동네 한바퀴 산책을 시켜준다.
지난해 청복이가 발정기가 와서 줄을 끊고 여자개와 도피행각을 한 이후
혼자 남은 홍복이는 너무 많이 의젓해졌다.
청복이와 서열 다툼인지 자주 싸우더니
청복이가 집을 나간 이후 홍복이는 한동안 의기소침해지고 우울증을 앓는 것 같았다.
청복이와 싸우면서 지냈어도 청복이가 많이 그리운 것 같았다.
청복이가 집 나간지 일년이 지났지만
나도 아직까지도 청복이 비슷한 개가 길가다가 보이면
차를 세우고 쫒아가서 청복아~ 하고 불러본다.
"어디 가서 좋은 주인 만나서 잘 살고 있겠지~"하고 위로해 보지만
쉽사리 정이 사그라지지 않고 짠~ 하게 남아있다.
그래서 홍복이를 더 각별히 감정을 헤아리게 되었다.
여름에는 둘째 예지가 귀환(^^) 하면서
자식이라고 개구장이 닥스훈트 온이를 데리고 왔다.
온이는 영리한데 번잡스럽고, 에너지가 넘쳐서
당해내기가 힘든 악동같은 개여서 전주인이 두번이나 바뀐걸
예지가 입양했다.
역시...감당하기 힘든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였다.
아이들집 아파트에서 키우자니 온 집이 난장판이 되고
하루종일 먹어대고, 짖으니 이웃집 항의도 들어오고
도무지 작은 아파트에서 키우기가 힘들어서
예지는 온이때문에라도 이사를 해야할 판이었다.
이런 온이를 예지는 자식처럼 아껴서(온이에게는 예지를 만난게 행운이다)
그 온이를 위해서라도 어쩔 수없이 귀환을 했다.
차가운 도시남자개였던 온이가 제주도로 오면서
곧바로 시골개가 되었다.
나는 아이들도 개도 자연인으로 키운다.
우리 홍복이는 청복이의 가출 이후 득도를 하여서인지 아주 점잖아졌다.
한주먹거리도 안되는 온이가 뭣도 모르고 깝작대며
올라타며 짖어대고, 자기가 대장인 양 굴어도
홍복이는 온이를 그냥 다 봐준다.
그런데 자기보다 큰 개를 보면 승부근성을 드러내며 으르렁 거린다.
홍복이는 영특한데다가 마음수양까지 하고나니
큰 어른개가 되었다. 아직 철 들 나이도 아니건만(만3세)
철이 크게 든 홍복이를 나는 세심히 살피고 배려 하려고 한다.
개도 사람도 예민하고 영특한 종족은 상처받기 쉽기 때문이다.
어제, 집으로 돌아와서 산책 하려고 잠깐 목줄을 풀어 놓았다.
조금 후 산책시키려고 개를 찾으니 홍복이가 보이지를 않았다.
담장이 둘러쳐 있지만 낮은 곳으로 뛰어 넘어서 나갔나 싶었다.
아무리 찾아도 안 보였다.
홍복이가 집 나갔나 싶어서 온 동네를 홍복아~홍복아~ 부르며 몇번이나 돌았다.
사방에 귤밭이라 천지분간 못하고 돌아오는 길을 잊어 버리나 싶어서 찾아 헤매다가
어둑어둑 해 지길래 일단 돌아 왔다.
집 나가서 궁금증 풀고나면 돌아오길 기다려 봐야겠다며...
청복이도 잃고나서 아직까지도 가슴 앓이 하는데
홍복이마저 잃으면 어쩌나~~~온갖 상념이 밀려 왔다.
피곤했었는데 혼비백산해서 피곤이 다 달아났다.
집에 오니 털썩~
보일러를 틀어놔서 방안이 후끈해서
보일러를 끄려고 보이러실 문을 여니까
홍복이가 거기서 나왔다.
아이쿠~~~세상에~~~그렇게 부르는데도 짖지도 않고~~~
아마도 홍복이는 주인이 거기 있으라고 문들 닫았다고 생각 했는지
짖지도 않고 점잖게 앉아 있었다.
십년감수 했다.
그제서야
나는 기진맥진해서 드러누어 한참을 못 일어났다.
매일이 한편의 드라마를 찍는 것 같다.
차도견이었던 온이
제주도 와서 꼬까옷 입을 기회가 없는데
크리스마스라고 산타견이 되어 봤다.
예지는 온이가 자식이라며 자기 용돈을 개에게 바치는 욜로족.
하지만 제주도 와서...
제주도 개답게...
빠른 시간에 시골개로 전락.
덩치가 두배이상인 홍복이가
개껌을 먹는 것을 온이는 다 먹고 침 흘리고 있다.
개껌이 익숙지 않은 홍복이는 천천히 먹고
도시개였던 온이는 순식간에 다 먹고
부러운 듯...
청복이가 나가고 나서 홍복이는 슬프고 우울했는데
어디서 요런 희안한 개가 왔노?
온이를 신기한 장난감처럼 바라보는 홍복이
멀리서 보면 더 잘생긴 우리 홍복이
개도 사람도 잘 생기고 볼 일이라며
우리는 홍복이를 송중기를 닮은 개 복중기라 부른다.
2016년 1월 3일
어디서 왔는지 강아지 두마리가 사랑밭 창고에서 3일동안 가지를 않아서 거둔
청복이, 홍복이
(복이 들어 왔다고 복이라 부르기로 하고
두마리여서 목줄을 파란색 빨간색 해서 청복이 홍복이...
전래동화에 나올법한 촌스런 이름^^)
애지중지 키운 청복이 홍복이
발정나서 집 가서 돌아오지 않는 청복이는
잘생긴 사진만 남아서 가슴 찡~
인연이 거기까지였나봐~하며 애써 위로한다.
청복아~ 좋은 주인 만나서 잘 살고 있겠지?
청복이를 잃고나서 오래 맘 아려서
홍복이가 없어져서 더 혼비백산 했다.
생이별은 아픈걸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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