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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밭

태풍"솔릭" 무사히 지나가고...

by 농부김영란 2018. 8. 24.


중형태풍 솔릭, 대한민국 관통.

태풍 오기 전 공포감을 잔뜩 조성한 예보와 방송때문에

태풍이 오기도 전에 마음이 뻐근했다.

이미 몇번의 큰태풍을 겪은 내공이 오히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학습이 되어

진정하려고 해도 뒷골이 땅기고, 가슴이 조여 왔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날아갈 수 있는 것은 다 피신시키고

기도하는 수 밖에~~~

그래도 태풍 지나가는 밤에는 잠이 쉬이 들지 않고

(잠 안잔다고 태풍을 막아낼 수도 없지만 마음으로 태풍을 밀어내며...)

비몽사몽하며 한밤중에도 몇번이나 나가서 바람의 세기를 가늠했다.


크다~, 세다~, 보다 회오리 치는게 더 무섭다는 것을 알았기에

바람방향과 세기를 가늠해 보는, 이제는 관록이 붙은 농부가 되었다.

웬지 큰 피해는 나지 않을 것 같다는 나의 촉.^^


바람소리는 요란했다.

그리고 더디게, 느리게, 천천히 왔다.

방송은 큰 놈이 천천히 오면서 샅샅히 훝을 것처럼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지만

내 생각엔 천천히 놀면서 오는걸 보니

그냥 징소리만 요란할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맞았다, 내 촉이....^^

징소리 요란한 태풍 솔릭은 착하게 지나갔다.

난장판을 만들고 지나간 태풍도 몇번 만났기에

대형사고 안나면 다행이라고 통크게 마음은 먹었지만

뒷수습 할때는  뻐근하고, 농부의 삶이 고단하고 무거워지는데

태풍 바람 약해지고 세 과원 둘러보니

귤나무 하나 상한데 없고, 귤도 잘 매달려 있었다.


기특한지고~ 기특한지고...


" 너희들이 누구냐? "

" 반디유기농귤이예요."

태풍 맞고 약간 얼먹긴 했지만

또랑또랑한 얼굴로 귤들이 합창을 했다.

"좋아, 좋아~잘 이겨 내었다, 잘 견뎌 주었다, 장하다,아가들아~~~

반디유기농귤 만세~~"


굳세어라 금순이 반디유기농귤나무들은 한두번 시련을 겪은게 아니니

두팔 벌려서 태풍과 마주하고서 당당히 맞장 떴을 것이다.

"올테면 오라~"


그렇게 이겨냈을  유기농 귤들이 어찌나 이쁜지...

태풍솔릭을 잘 이겨낸 귤들을 마구마구 칭찬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귤나무와 귤들아~~~ 장하고 고마워~~~"






태풍 오는 아침, 하늘이 불 타고 있어서

큰 태풍을 예고 하는 듯 불안하게 했다.



귤나무 말고도

뜰에 꽃들 말고도

나는 또 식구들을 자꾸자꾸 만들어서

피난시킬 식솔들이 많았다.

다육이와 삽목한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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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전 이야기


sbs 아침방송 경제매거진에서 촬영을 왔다.

이제는 방송의 번거로움이 싫어서 사양하고 있는데

풋귤(청귤)철이라 제주도 풋귤을 조금이라도 홍보해 보려고 허락했다.

우리농장 이야기도 아니고, 풋귤 이야기도 아니지만(부동산 이야기)

풋귤이 배경만 되어도 좋겠다 싶어서 촬영 허락했다.

아주 잠깐 우리 부부도 나올지 모른다.

그리고 요즘 다시 컴백해서 맹활약 중인 팽현숙씨가 사회자로 와서 기뻤다.

연예인 그녀도 온갖 우여곡절을 겪고

잘 이겨낸 모습이 보기 좋아서 박수를 보내고 있는 중이었다.


잘 견디고

잘 이기고

잘 살아내준 사람들의 이야기는 기특하고 즐겁다.


요즘 풋귤 홍보는 반디농장이 하고

장사는 다른 사람들이 신나게 하고 있지만(^^)

제값 받고 좋은 물건 보내겠다는 내 의지는 변함없다.

잘 모르면 가격 보고 사라는 말이 있다.

(싸고 좋은 물건을 찾지만, 모르면 제값 주고 좋은 물건 사라~)

반디농장 유기농귤은 가격으로 경쟁하지 않는다.

오직, 상품의 질,

태풍 이겨내는 옹골찬 귤처럼

반디농장지기 일당백하는 기백으로

14년째 오직 유기농귤 하나만으로 매진 해 왔다.


많이 팔기를 원하지 않고

제 값 받고 제대로 된 물건 보내고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들과 교류하고 싶어 한다.


반디농장지기 김영란은  너무 교만하다.(좋은 말로 자부심 덩어리다)

특히 유기농 귤에 있어서는.

그래서 스스로 자뻑교주가 되었다.

반디유기농교를  창설했다.

하느님이 칭찬해주신다고 스스로 믿고 있다.

세상을 이롭게 하는 종교라고 자부한다.


태풍 이겨내고 나니까 통쾌해서

자만심이 하늘을 찌르는 아침이다.

그리고...

나는 57년 전 오늘...이 세상에 나왔다.

오늘을 자축!!!!!(스스로 생일 축하 함^^)


(세상에 제일 밥맛 없는 인간이 교만한 인간인데

잘 아는 내가 교만이 사그라질 줄 모르니 이 불치병을 어이할꼬~

귤에 관한 한, 자신이 하는 일에 관한 한 자부심 강해야 한다고

그래서 면제부를 달라고 하느님께 생떼 쓰는 이 떼거지를 용서 하세요~~~ )













#반디유기농귤 # 반디유기농풋귤 #반디유기농청귤 #서귀포유기농귤회원제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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