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밭 만들기에 돌입한 지 보름 여 지난 것 같아요.
그사이 저는 일을 참 많이 했습니다.
비 오는 날도 비 옷 입고 하루종일 일을 했으니
스스로를 칭찬 합니다.^^
요며칠은 계속 비가 추적추적 내렸는데
비 옷 입고 지난 해 베트남에서 사온 non모자 쓰고 일하면
오히려 해가 쨍쨍한 날 일하는 것 보다 덥지 않고 좋았어요.
요즘은 한낮에는 너무 더워서 더위 먹을 정도였거든요.
일을 할 때는 무념무상이 되어서 머리속을 정리 할 수가 있어서 또한 좋아요.
사는 일이 이런저런 일로 머리가 헝클어지기도 하는데
일을 하면서 비울건 비우고, 버릴건 버리고 인내를 키우기도 하니까
너무 격한 노동이 아니면 일 할 수 있는 것이 축복이라는 생각입니다.
요즘은 초심을 계속 세뇌하고 있습니다.
마음이 번잡해질 때...조금이라도 탐심이 고개를 들 때...
나답게 살려면 초심을 늘 유지해야 한다고
내게 말하고 잊지 말것을 당부합니다.
세상사에 초연하지는 못하지만 세상사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나답게 살고자 하는 것은 농부가 되고나서
늘 스스로에게 주지시키곤 했던 당부였습니다.
여기까지 나답게 올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내 마음이 인도 하는데로, 내 양심의 소리가 들려주는대로
뚜벅뚜벅 사는게 저다운 삶이라고 생각 합니다.
귤밭은 남편이 귀농멘티와 함께 하고 있어서
제가 주변일도 정리하고 심지어 콩밭까지 만들게 되었어요.
꿈밭의 꽃밭은 1년만에 만든 내가 봐도 혀를 찰만큼 꽉 찼어요.ㅎㅎ...
귤밭만 해도 늘 일에 쫒기다시피 해서 텃밭 관리가 잘 안되었는데
콩밭을 만들면서 밭일의 재미(^^)도 알게 되었어요.
풀이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하는 싸움이 계속 되겠지만...
드디어 콩 새싹이 나왔으므로...
콩 타작하는 날을 향하여 매진해 볼 겁니다.^^
콩이 났다고 다가 아니라는 것은
온통 자갈밭이 5cm만 내려가면 돌같이 딱딱한 흙이라
콩이 뿌리 내리는 일은 사막에서 살아 나는 오기를 기대해야 합니다.
반디귤을 눈과 서리를 맞혀서 "굳세어라 금순이" 귤을 만들었듯이
저의 첫번째 콩 농사도 험란한 시작이지만...
잘 해 봐야지~
잘 해봐야지~
내가 키운 진짜 유기농 콩을 먹어 봐야쥐~~
꿈밭에 또 꿈이 하나 자라게 되었어요.
콩 꿈^^이 시작 되었어요.
뽑아 놓은 풀이 작은 산이 되었어요.
돌반 흙반.
흙을 파도 계속 돌이 나와요.
하면 한다~ 김 영란.
황소고집이 또 나와서 드디어 콩밭 하나 만들었지요.
콩 심는 날, 까치, 직박구리, 산비둘기가
떼지어서 요란스레 떠들어서
저것들이 다 파먹나 걱정 했지만
그 중에 살아남는 아이가 절반은 되겠지~하며
빼곡하게 모종을 심었어요.
담장가로 심어놓은 금계국이 근사한 콩밭 되었다고 축하인사를 합니다.
지금은 풀더미가 더 커졌어요.
잘 발효시켜서 삭혀서 거름으로 써야지요.(아래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본 콩밭
100평은 넘을것 같고 200평은 안될 것 같은데...
서너알씩 콩을 묻었는데
안나온 것은 새가 꺼내 먹었는지...
까치와 산비둘기가 드나드는 것을 봤어요.
이 아이들은 다 잘 나왔네요.
애는 혼자 살아 남았네~
만일을 대비해서 한쪽에 모종을 잔뜩 뿌려 두었지요.
빈자리를 채울 예비선수들.
돌담과 금계국이 잘 어울립니다.
금계국이 콩에게
"나도 꽃을 피웠으니 너도 힘내서 꽃 피우고 열매 맺어보렴"
지난 해 담장가로 심어 둔 하늘색 수국이 드디어
꽃을 열기 시작 했어요.
6월은 수국의 계절입니다.
수국도 콩을 응원하겠지요.
"나도 살아 남아서 이렇게 꽃 피웠단다,콩아~"
홍복이 청복이는 콩을 막 밟고 다니지만
(심지어 깔아 뭉개기도 하지만)
그래도 금순이 콩은 잘 자라 줄거라고...
콩밭 관리인은 마구 마구 응원 할겁니다.
벌써부터 콩타작 할 날이 기다려집니다.~~~(김치국부터 마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