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며칠 태풍 소식에 바짝 긴장 했었습니다.
이제 태풍도 다 지나갔을터이니 떼어놓은 귤나무 이름표 다시 달고
슬슬 가을 축제 분위기를 풍겨볼까나~하며
긴장을 풀려고 하는 찰라...
점점 세지는 태풍이 한반도로 북상 중이라니...
오~~~안돼~~~
지난 여름 가뭄때문에 어찌나 진을 뺐는지
그 휴유증이 귤나무 보다도 내게서 아직도 떠나지 않아서
각별히 몸 조심(^^) 하고 있는 중인데
이제 수확 코 앞에 둔 시점에 태풍이 강타한다면
상상만 해도 아찔했습니다.
미리 속단하지도 말고, 죄절하지도 말고
호들갑방정도 떨지 말며...
맘을 내내 누르고 숨 호흡을 낮추고 있었습니다.
지난 여름 가뭄 때...나무가 타들어 갈 때
내 몸이 타들어 가는 듯하여
정말 젖먹던 힘까지 쏟아내며 내 몸으로 함께
가뭄을 방어 했습니다.
그리스신화에서 아틀라스가 천계를 어지럽힌 죄로
천공을 어깨로 떠 받치고 있다는 이야기가 그때 왜 내게 떠올랐을까요.
내 몸으로 가뭄을 방어했다~~~그런 생각이 들어서였지요.
가뭄한가운데를 지나면서는 더운 줄도 몰랐지요.
오직 귤나무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 뿐.
내 몸이 지열을 흡수하여 불덩이가 되어
온 몸에 땀띠가 돋아서 밤에는 따끔거려 누울 수가 없었지요.
그런 지독한 여름을 보낸 것이라
비가 오고 가을이 오자 긴장이 풀린 내 몸은
무너져 내리는 듯.
다행이 9월은 최고의 가을날이 되었습니다.
적당히 비오고 적당한 햇살에, 적당한 바람에...
귤나무도 저도 서서히 회복 하였습니다.
시련 후에 찾아온 평화가 더없이 감사했습니다.
이제 한 숨 내려놓고 기력 회복하여서
올 한해 농사를 마무리 지을 축제 준비를 슬슬 해볼까 맘 먹는데
태풍!!!!!...아이구...간 떨어질 뻔.
아직은 유동적이라하나 태풍이 방향을 중국으로 틀었다 합니다.
며칠동안 온 마음을 다해 기도했습니다.
마음으로 태풍을 동쪽이든 서쪽이든 밀어낸다며...
눈 부릎 뜨고 태풍을 노려 보았습니다.
" 태풍 저리 꺼져~ "
기도가 하늘에 닿았나~~~
한반도를 덮고 있는 고기압 기류가 태풍을 밀어내고 있다고...
그 고기압 기류가...우리 회원님들 기도...였다고 생각합니다.
아직은...안도하기는 좀 이르지만...
그래도....휴~~~~
이번에 태풍 와서 초토화 되었으면
저 쓰러져서 못 일어 날겁니다.
가뭄에, 태풍에...
하늘은 그래도 언제나 저를 도와 주신다 생각합니다.^^
태풍 다 지나갈 때까지는 조심하여야 겠지만
방향 튼 태풍이 다시 한반도로 향하지는 안 하겠지요.
카톡으로 큰형님이 보내주신 천경자 화백님의 그림을
아주 오랫만에 다시 접하고 나니
내 가슴이 다시 뜁니다.
한때 소녀시절...그림 그리며 살고싶다 소망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소망이 아직까지 소망으로만 남았습니다.
어찌됐건 못 이루었다는 것은 핑계이겠지요.
가지못한 길에 대한, 아픔과 향수가
종종...가슴을 누르기도 합니다.
이렇게 생각이 깊어지는 계절이면
종종...잃어버린 내가 안타까와서
울렁증과 멀미로 한동안 끙끙 앓기도 합니다.
<나 오늘은 이 여인이 되고 싶어라~>
얼마전에 남편에게 "나도 그림 그리고, 글 쓰며 살고 싶다"고 하자
"하면 되잖아~" 그러는데
"일 안하고 하고 싶다"고~ 그러니 아무 말도 안합니다.
막내 대학교 졸업하고 환갑 지난 후에 하라 합니다.
할 일 다하고나서 수다 떠는 시간에 하라고 합니다.ㅎㅎ...
<아주 죽을때까지 부려 먹어라~콱~>
결국은 이렇게 씩씩거리며 내 꿈은 산산조각 났습니다.
우리...늘 이러면서 꿈타령으로만 끝나지 않던가요?
가을이 오니...
제 정신이 좀 돌아오니...
가끔 못 이룬 꿈이 옆구리를 찔러서 아프게 합니다.
아직은 시간이 있어~~~꿈 깨지마~~~
그림으로만 감상해도 너무 너무 행복한
천경자님의 그림입니다.
오래 두고 보려고 옮겨 왔습니다.
가슴이 마구 뛰네요~~~
'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풍 무사히 지나갔어요. (0) | 2013.10.09 |
---|---|
얼룩이의 기도 (0) | 2013.10.06 |
한알의 씨앗이 주는 기쁨 (0) | 2013.09.21 |
지구별로 귀환중인 예지 (0) | 2013.09.08 |
뜨겁고 길었던 2013년 여름, 안녕! (0) | 2013.08.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