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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6월이 가기전에(6월30일)

by 농부김영란 2013. 7. 1.

 

 

 

6월이 가기전에 글 하나 올려 놓으려구요.(이미 7월이지만 6월말일 일상)

일상 다반사지만 기록이 되어 훗날 보니까 좋았어요.

자주 글 올려야 하지만 이제는 일부러 애 쓰지는 않아요.

뭣이든 물 흐르듯 자연스레 가야지 억지로 하다보면 부대낀다는 것을 깨달았거든요.

밤 잠 안 자고 글 올리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제는 잠 줄이면 다음날 비몽사몽 하는데다가

노안이 찾아와서 컴 앞에서 집중이 잘 안되서요.

올해는 특히나 제가 그간 쌓인 피로를 서서히 풀어내는 해로 작심하여

천천히, 천천히~를 마음으로 주문하고 있거든요.

그동안 너무 내달린 휴유증을 다스리며 마음수양도 하고 있어요.

내 안에 충분히 맑은 샘물이 고일때까지...

그래야 다시 제가 활기를 찾아서 즐겁게 노래하며 갈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따로 안식년을 만들기는 아무래도 어려울 듯 하니

보통 걸음이나 느리게~로 피로를 풀어내야지요.

 

남편은 옆밭에서 함께 먹자고하여 오전 새참으로 소주 한잔 걸치고나서 다리힘이 풀리는지

퇴비비료를 리어카로 실어 나르면서 아이구 힘들어~를 연발 하네요.

남편이 퇴비를 군데군데 실어다가 놓으면 저는 나무마다 골고루 뿌리는 역활을 하는데

그 전에는 제가 리어카로 다 끌어다가 했는데

기력이 딸릴 때는 리어카 끄는게 힘이 부치거든요.

제가 미리 겪은 일이라서 일의 강도를 다 헤아릴 수 있지요.

그래서 지금 퇴비 뿌리는 일은 제겐 쉬운 일이고 소독 하는 것도 쉬운 일이고

귤 따는 일도 쉬운 일이고...하여간에 그전에 혼자 애 쓰던 시절이 있었기에

남편이 함께 돕고 힘 쓰는 일을 맡아주니 지금은 모든게 수월하다고 생각 됩니다.

남편도 봄에 혼자서 퇴비 뿌리라고 하였었는데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며

늦은 공치사를 하네요. 둘이서 하니까 이렇게 쉬운데~ 하면서요.

그래서 나도 그 전에 당신이 나 몰라라 할 때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겠느냐고~ 했지요.

이제는 백짓장을 맞들면 훨씬 쉽다는 것을 둘 다 알지요.

저는 예초, 전정...모든 과정을 직접 해 나왔기에 요즘은 남편이 예초를 하는 것만해도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그런데 이제 일 말미 좀 알게 된 남편이 제 말을 안 들어서 일하다가

티격태격 한답니다. 특히나 퇴비를 줄때마다 저는 나무를 쳐다보며

귤을 많이 매 단 나무는 듬뿍 주고 안달린 나무는 아주 조금만 주고

이렇게 조절하며 주는데 남편은 아직도 나무는 쳐다 보지도 않고

모든 나무를 똑같이 준답니다.

나무마다 다르게 줘야 한다고 누누히 일러줘도 일부러 안 듣는지

정말 말을 안 듣는 미운 7살 같아요.TT

저를 농사 선배로 생각지 않고 마누라 잔소리로 생각하여서인지

제가 퇴비를 많이 준다느니 하면서 말을 안 들어요.

남편은 덩치는 큰데 쪼막손이라서 듬뿍 주라는 퇴비도

300평에 12평 주라고 쓰였다며 코끼리에게 비스켓 주듯이 해요.

박사님들이 연구를 해서 낸 데이터이니 내 말은 안 듣겠다는 식인데

저는 나무마다 밭마다 상황이 다르니까 내 밭에는 내가 알아서 조절해야 한다고

아무리 일러줘도 말을 안들어요.(어휴~ 이럴때는 패주고 싶다~)

300평에 12포는 평균적인 상황에서 참고만 하라는 것이지

300평에 30포를 주어야 할때도 있고 300평에 10포를 주어야 할 때도 있는 것인데

이제 겨우 한글 뗀 아이가 어깃장 부리는 것과 같은 현상이예요.

(이럴때는  답답해서 미칩니다.모르면 한 수 배울 생각은 않고 고집 부리니

지난해부터 퇴비 줄때마다 남편하고 부딫혀요.

퇴비값이 얼마나 많이 드는지 아느냐느니...

5학년 담임인 친구가 말했던 5학년 남학생 증상...이거 누가 치료 하지요?

그동안 했던 칭찬들을 다시 다 줏어 담고 싶은 현상들이예요

오전 내내 퇴비 주면서 티격태격...마지막까지 고치지 않는 남편...

여러모로 마음수련이 필요하답니다...도대체 저것은 무슨 증상이지?)

저런식의 고집만 버리면 칭찬 할 일이 예전보다는 많아졌어요.

오전에는 일 하면서 복장을 쳤는데 오후에는 칭찬할 일이 있었지요.

 

 

어제(6월 30일) 일요일 모처럼 가족이 다 모여 있는 날,

예슬, 예지도 집에 와 있고 예인이도 일요일이라 집에 있는데

장마중이지만 비가 오지 않아서 우린 밀린 밭일을 해야 했지요.

6월초에 줘야했던 퇴비비료를 3시까지 주고나니까

집에만 있는 아이들에게 미안했어요.

아이들에게 콧바람이라도 씌여 주자며 남편에게 빅버거 먹으러 가자고 하였지요.

그런데 자기는 점심 먹고나니 배도 부르고 쉬고 싶다며 우리끼리 가라네요.

빅버거를 먹는게 의미가 있는게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하는게

의미있는 일이라  남편이 오늘은 아무래도 힘이 든가부다 생각하며

눈치를 보고 있는데 우리 예슬이 "아빠, 힘드시지만 함께 갔으면 좋겠어요~"

그러니 아빠 맘이 슬며시 흔들리나봐요.

예슬이는 말을 이쁘게 해요. 먼저 상대방을 칭찬하고 늘 고맙다고 말해서 기분좋게 해주지요.

지난 겨울도 저와 남편이 일하다가 의견이 안 맞아서 티격태격하고 서로가 울긋불긋하는 것을

우리 예슬이가 중간에서 다 중재해주어서 좋은 방향으로 분위기를 만들어주더라고요.

자식이 있다는게 이럴때 좋다는 것을  실감했네요.

예슬이는 대학생이 되어서 더 의젓해졌고, 마음도 참 이쁜 내겐 천사같은 딸이지요..

예슬이 말에 집에 와서 누워있던 남편이 슬며시 씻으러 가네요.

 한번 뻐겨 보았던 것일까요~우리끼리 우루루루 가버렸다면 속으로 꽁해졌을까요~

그래도 남편이 함께 가겠다고 할 때 빨리빨리 분위기 파악하여 행동개시해야 합니다.

얘들아 ~ 빨리 빨리~~~아빠 맘 변하기전에~

 

그리하여 우리는 한시간이나 달려가서 빅버거를 먹으러 갔습니다.

새로운 것을 즐기기 위해서~~~

남편 피곤하여 쉬고 싶었는데도 아이들을 위해 일어나서

왕복 두시간이나 운전해서 간 빅버거 외식...

오후에는 남편을 칭찬해주고 고맙다는 생각 절로 들었어요.

 

6학년 농부가 고등학생 농부에게 맞장 뜨는 일만 없으면 더욱더 감사할텐데~쩝!

 

 

 

 

두가지 색 귤

 

 

 

손톱보다 큰 귤

 

 

 

 

 

직박구리 알

 

 

 

새 집

 

 

 

유기발효 퇴비

 

 

 

 

 

 

 

 빅버거

 

 

 

샐러드

 

 

피자까지~(피자는 작은 것)

 

 

 

 

온가족 모처럼 모여 외식 인증샷~

딸들이 전국방송 싫어해서 모자이크 처리 했어요~^^

 

 

 

 

돼지가족

 

 

 

이 성호씨...좋은 아빠 노릇 감사혀요~

 

남편 구릿빛 피부가 봄내 열심 일 했다는 증거네요~~~

이렇게 6월을 마무리 했답니다.

 

7월 무더위가 최고조에 이르는 계절이지만

우리 건강하게 여름나기 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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