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말부터 내리 달음박질...
신효동 공사 마무리 열흘 매달리고 돌아서자 회원의 날...
뒷마무리까지하고나서 곧바로 수확 배송...
12월 들어서면서부터 피로에 쩔어서 몸과 맘이 맨붕상태다.
피로가 누적되어 예민해진다가 기억력이 둔화되고
고장나서 멈추려고 하는 기계처럼 슬로모션이다.
날씨가 애간장 태우고(수확기에 일주일에 절반은 눈 비)
택배날짜 맞추기도 어렵다.
우체국 택배가 안전하다고 택하였더니
가지러 오지를 않아 그많은 상자를 모두 실어다 날라 주어야 했다.
비가 주룩주룩 오는 날은 비를 맞으며 상자를 감싸 안고 차까지 뛰어서 나르고...
주말에도 배송 불가, 중간에 선거일 휴무라 불가.
다음주는 크리스마스 휴무가 끼여서 또 택배가 원활치 못하다.
제 날짜에 들어가지를 않고...가면서 터져서 가고...
가다가 얼까봐 애간장 녹고,
아직도 수확 못한 귤들이 한파가 몰려와서 얼어버릴까봐 노심초사다.
게다가 계속 비가 내리니 맛이 싱거워져서 맘 조리고...
이맘때가 되면...애간장 끓이며 제정신이 아닌 후줄근한 나에게...
내가 왜 이렇게 살지? 하는 생각이 마구 밀려 오곤 한다.
두달만 견디자...
그런 다짐 수없이 하면서 해마다 다른 내 체력이 걱정도 된다.
올해는 나의 부족해진 자리를 남편이 채우고 있다.
그동안 수퍼우먼으로 열몫을 해내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것 같다.
남편 입이 부르텄다.올해 남편의 성적은 A학점이다.
나나 남편이나 빨리 끝내고 쉬고 싶은 맘 굴뚝 같다.
이제 3차가 나갔을 뿐인데...
저녁에 집에 돌아오면 골아 떨어져서
새벽에 일어나서 주소정리를 한다.
이리 보내 주세요, 저리 보내 주세요, 몇일까지 보내 주세요...
정신 바짝 차리고 잘 체크해서 보내야 하는데
가끔 정신줄 놓고 실수하기도 한다.
내 실수를 넉넉히 덮어 주는 사람도 있고
더러는 까칠한 사람도 있다.까칠한 사람은 대체로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다.
귤의 생산 과정도 모르고,온기없는 거래만 있는 관계다.
더구나 유기농산물의 가치도 잘 모른다.
그래서 소통의 필요함을 더욱 느낀다.
공산품이 아닌 농산물을 수확하여서 보내는 농부 마음을 헤아려주는 배려가 아쉽다.
오랜 회원님은 이제...내 사정을 짐작하여 대부분 다 덮어준다.
실수하여 두개가 가도 처치곤란함을 덮어준다.
넌즈시 실수한 귤값도 넣어 주신다.
말로하지 않아도 고마움과 따뜻함을 느낀다.
너무 힘들어서 농사 접고 싶다는 생각은 잠시...
따뜻한 응원에 매일 힘을 다시 낸다.
언제 폭설과 한파가 닥칠지 몰라서 믿음밭 귤만 빼고
기온이 더 낮은 지역에 위치한 나머지 세밭을 모두 수확하여야 하는데
하루건너 비소식이라 애간장이 녹는다.
어제는 비에 젖은 귤을 만지작 거리다가
(맘 급하여 비옷 입고라도 딸까하는 생각들다가)
그냥 하루 아무 생각없이 쉬기로 하였다.
병원에 입원 하였다고 생각하고 쉬어야겠다.
컴도 열지말고 전화도 받지말고 그냥 쉬어야겠다...
그리고 한나절을 방바닥 절절 끓게 하고 쉬었더니 몸이 좀 살만했다.
다시 기운이 좀 나서 오늘 수확하려는데 오후와 내일 눈 소식이다.
어쩌면...날씨가 이리도 안 도와주냐 싶다가도
아직 한파는 안왔잖아~ 많이 버티어 준것인데...싶다.
이번 눈은 괜찮을거야~~~가슴 쓸어내려본다.
남들 다 수확했는데 나는 아직도 멀었다.
귤맛을 더 내려고 완숙과만 따다가 이렇게 일이 끝이 없다.
믿음밭귤까지 따려면 1월 중순은 되어야겠다.
4차귤 나가면 올해는 유기농 귤쥬스를 만들 계획이다.
가공을 위해 6개월을 빠지지 않고 수업을 들었다.
1차생산만 가지고는 여러가지로 너무 한계를 느껴서이다.
1월도 그래서 또 바쁠 것이다.
그래도 일년내내 이런 상황이라면 견딜 수 없겠지만
두달 정도는 잘 버티어 낼 것이다.
피곤해서 눈을 못 뜨다가도 나는 이 예쁜 귤들을 보면 어디서 삼손의 힘이 솟는지...
올해는 믿음밭 귤이 몰라보게 깨끗해서 유기농 귤같지 않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잘 관찰해서 유기농 농사의 해법을 찾아보려고 한다.
기쁨밭 일부는 말할수없이 겉모양이 미워진 것들이 많다.
똑같이 퇴비주고 똑같이 소독하고...그랬는데 이렇게 차이가 난다.
맛도 다르고 모양도 다르다.
마치 한지붕 아래서 키운 아이들이 다 다른것처럼 귤들도 그렇다.
왜 이런 극명히 다른 현상이 나타나는지를 관찰해보고 있다.
익충 풀 잠자리 알.
믿음밭에는 풀잠자리가 많이 생겼다.
귤이 깨끗해진 또하나의 이유일 것이라고 짐작해본다. 천적의 효과~
작년부터...우리 딸들이 한 몫을 감당하게 되어서
마음으로 대견하고 뿌듯하다.
큰언니와 큰 아주버님이 20일에서 한달정도 도와주시고 가시고
새 선수 입장했다. 반디농장 딸들답게 한 일꾼 한다.^*^
미술학도 예슬이...순식간에 노동자 스타일 됐다.
차세대 영농 후계자 예지도 요즘 한 몫 단단히 하고 있다.
예지 이야기는 짬 내서 꼭 쓰려고 한다.
딸들 예쁘게 키우지 않고 왕 노가다 마구 시키는 거...
조금 걸리다가도...
삶을 제대로 배우라고 일부러도 밭으로 몰고 나간다.
열마디 말보다 몸으로 부딫히는 것.
삶이 그래야 진정성이 있다며...
그 와중에 나는 늘 꽃을 살핀다.
내 에너지의 근원이니까...
서귀포는 여전히 봄 같다.
이래서 서귀포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어제 찍은 풍경입니다.
아이들, 꽃, 귤, 따뜻한 배려, 응원덕분에
다시 힘내어서 마지막까지 최선 다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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