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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님께

by 농부김영란 2012. 11. 24.

 

 

 

그저께부터 수확하여 배송 시작 하였습니다.

첫 수확은 사랑밭(토평동)에서 시작 하였고 전환기유기농입니다.

나머지 세밭은 모두 유기농 인증인데 올해는 유기와 전환기가 인증서는 같습니다.

앞으로는 전환기 표시를 안할거라고 합니다.

첫수확때는 충분히 완숙하지 않아서 완숙과 찾아 다니느라 수확이 많이 더딥니다.

그리고 귤따는 분들이 처음에는 헷갈려서 요리보고 조리보고

익은 것만 따라고 해서 귤 따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따느라고 따도 제 맘에 안들어서 야단을 맞아가며 귤을 땁니다.

그리고도 포장할 때 많이 골라 내야 합니다.

일반 귤 따내리는 1/3밖에 못 따서 일이 더디게 진행 됩니다.

그래서 일주일 내내 수확하고 택배 보내야 하는데

그 중에 비가 두번이나 중간에 오는 바람에 일이 더 늦어지고 있습니다.

주말에는 택배 발송도 안되니까 이래저래 배송이 늦어지기에

제 맘이 자꾸 부대끼려고 합니다.

 

올해는 저희 큰언니도 오시고 큰 아주버님도 도와주시러 달려 오시고

귤 따주러 세분의 이웃이 함께 하여 모두 일곱명이 따는데도

초보도 있고 아직 손에 익지않은 상태라 일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요.

따는대로 포장하여 내보낸 것이 이제 1/3밖에 안됩니다.

그런데 일 월 또 비소식이라 목이 잠기네요.비때문에 일 월 화까지 못따면

담주까지도 회원님 귤 1차 다 배송할 수 있을지가 걱정입니다.

 

일도 더딘데다가...

귤을 따면서 살펴보니 가슴이 턱 막히고 고개가 숙여집니다.

겉으로 보이기에 귤이 그런대로 달렸나하고 수확량을 가늠해 보았다가

일부만 일반 판매하려고 했었는데

귤을 따보니 귤 알이 잘고,소독효과가 없는 겉모습이 아주 미운게 많아서

골라내다보니 올해 귤량이 부족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귤알이 전체적으로 탁구공만하고 더 작은 것들이 대부분이라

따는 일은 많고 일은 두배가 되었고, 량은 적은 상황인 것입니다.

작은 귤 좋아하시는 분들은 좋아할 사이즈가 되었습니다.

 

이유를 곰곰 생각해보니 세번의 초강력태풍 이후 귤나무가

뿌리채 흔들려서 간신히 몸 추스리기 하느라고 열매를 왕성하게

못 길러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나마 이 열매라도 지켜내느라

귤나무가 눈물겨운 투혼을 하였을 것을 생각하면

이렇게라도 열매를 우리에게 내어주는 것만도 감사하지만

귤을 생산하여 보내 드리는 제 맘은 흡족한 귤을 충분하게 못 보내 드리는

안타까움이 앞서서 가슴이 내려앉고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과 귤나무의 마음.

내어 주는 자와 취하는 자.

 비운다해놓고 저는 이기적인 사람임에 틀림없습니다.

 

어제도 택배배송을 위해 귤을 골라내면서

(골라내고도 미운게 많지만 널리 이해해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마음이 부대 끼는 것을 간신히 다스렸습니다.

올해 같은 해...내가 욕심 부리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농사 전체를 다 접을 수도 있었을 것을 이만큼이라도 결실해 준 것을 감사하기보다

귤이 부족할지도 모른다는 강박관념이 저를 내리 눌렀습니다.

유기재배7년차 희망밭과 4년차 믿음밭은 귤을 수확하기도 전에

이미 수확한 밭처럼 귤이 없습니다.

유기재배 3년차와 2년차가 그래도 조금더 잘 달린 상태입니다.

나무 수세로 보면 내년에는 많이 달릴 것 같지만

그것도 내년이 되어봐야 알 수 있는 것이라

유기농 농사의 아득함을 더욱 느끼게 되었습니다.

 

유기농 귤농사 8년차에 고개를 아래로 아래로 떨구게 되는군요.

올해 귤 상황은 이런 상태이니 회원님들도 널리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해마다 축제를 벌리기를 결코 자연은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올해는 유기농 귤농사의 새로운 지평선을 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유기농 귤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희소가치가 있을 수밖에 없는 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수확도 하기전에 텅 빈 귤밭을 바라보며...

나의 농부인생에 또 다른 터닝 포인트 지점이 될 것 같습니다.

 

 

밭 전체가 쉬고 있는 신효동 믿음밭...수확을 끝낸 밭 같아요.

 

 

다음주까지는 회원님 귤 1차를 모두 보내 드릴 수 있도록 하겠으니

좀 늦어지더라도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지난주는 비가 와서 수확을 잘 못하여 배송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일반 판매도 입금하시고 주문 내시면 모두 돌려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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