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쌀로서 갓한 밥,
윤기 자르르 흐르고 구수한, 밥김이 빠져 나가지 않은 고슬고슬한 갓한 밥을 달라~가
저의 남편 초보농부 3학년이 매번 식사때마다 요구하는 간큰 바램이지요.
요즘 소위 말하는 삼식이(세끼 밥을 집에서 먹는 남자)가 이런 요구를...
요리사로 단련된 혀이니 맛있는 것 찾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요리사에게 매끼마다
식사를 해다바쳐야하는 사람의 고충은 안중에도 없는 이야기지요.
해도해도 끝이없는 그날이 그날인 일상들, 매끼 식사준비에서 탈출하고 싶다는
우리 주부들의 로망이지만 그것에서 온전히 해방될 날이 언제일까요?
갓한 밥, 당연히 맛있지요. 반찬이 필요없을만큼.
그런데 이제 그 맛있는 밥을 누가 해주면 먹고싶지 내손으로 매끼 해다바치는 일 식상했읍니다.
속에서 부글부글 "니는 손이 없니? 나도 매끼 해다주면 잘 먹어 줄텐데..."하고 궁시렁 거립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꽤가 작은 전기압력밥솥입니다.쌀만 씻어 넣으면 밥이 되어주는.
완벽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갓한밥의 풍미를 줍니다.
(이 화전은 올해 저희 반디농장 초대게스트로서 오신 왕언니선배님께서
5월 4일 올레 7코스를 완주하시며 채집하신 들꽃으로 꾸민 화전이랍니다.
찍사의 형편없는 솜씨가 음식의 빛을 흐렸지만 눈으로 먼저 즐기는 귀한 반가 음식이지요)
회원의 날 후기에 갓한밥 타령이 왜 서두에 등장하느냐구요?
회원의 날 후기가 너무 늦어져서 갓한밥의 감칠 맛을 잃어버리지나 않았나 싶어서
갓한밥을 떠올리며 그날의 감동(^^)을 전하려고 저에게 다짐하는 서두이지요.
5월 5일은 저만치 떠나고 어버이날까지 지났는데...김 샌 이야기가 될까봐...
저는 어제(일요일 아침)야 게스트하우스에서 묵으시는 마지막 손님을 보내 드리고
긴장이 풀리면서 온몸이 팅팅 부어 오늘까지 내쳐 쉬었읍니다.
일을 저질러놓고 이쯤되면 내 가슴을 치는 일이 반복 되지요.^^
항상 일을 과하게 저질러 용량에 넘치는 일을 자행하는 저를 자책하는 일도 여전히 반복 되지요.
하지만 그 순간이 지나고나면...언제나 저는 그립고 고마운 사람들을 향해 촉수가 움직이는걸 어떻하지요?
고맙고 감사한 맘 어떻게 전하지? 그렇게 궁리하다가 매순간 일을 저질르곤 감당을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
제 인생도 고달프지만 사실 제 옆 주변 사람들도 함께 얼떨결에 고달프기 쉽상이예요.
이번 회원의 날도 역쉬 마찬가지.
일은 제가 벌리고 미처 일을 감당하지못해 쩔쩔매는 저를 보고 손님으로 초대받은 손님들이
셀프로 모두 두 팔 걷어 부치게 되었지요.회원의 날 맞춰서 일부러 달려오신 루핀선생님은
아침부터 도우미역활만 잔뜩하고 손님대접도 못 받고 돌아 가셔서 얼마나 미안한지요.
루핀선생님...인연은 이제부터 시작이니...차차...그 고마움 풀어나갈 수 있도록 할게요.
쟈스민 언니, 미란씨,로사씨는 가까이 사니까 두고두고 갚을게요.(잘 될려나 몰러)
그리고...올해 초대손님으로 오신 왕언니 선배님은 게스트가 아니라
아예 회원의 날을 위해 김치와 장아찌를 해서 미리 부치고 오셔서
손 많이 가는 화전과 쑥오징어튀김을 즉석에서 해주시느라고 식사도 못하셨지요.
초대손님으로 오셔서 자릴 빛내 주세요 하는 말은 역시 공수표가 되고
귀하신 노블카운티 장금이님(삼일공님)과 용인의 장금이님(왕언니님)께서
아침부터 숙소에서 화전을 부치느라고 무수리로 전락함에도 부족하여
즉석에서 쑥 오징어 튀김을 하여 회원들에게 먹이시느라고 아예 식사도 못하셨지요.
(즉석에서 튀겨내는 쑥 오징어 튀김입니다. 뜨거운 음식은 뜨겁게, 차가운 음식은 차갑게..
요리 기본중에 그 이상의 원칙이 없지요.왕언니 선배님이 직접 튀기시느라고 식사도 못하셨지요.
고기값이 많이 올라서(^^) 덕분에 전락적 차원을 성공케 하였지요.
귤밭에서 먹는 귤나무 바베큐는 무제한이라서 어마어마하게 고기가 들어갔는데
오징어쑥튀김이 구원투수가 되어 주었어요.ㅎㅎ...)
이 모든 일이 반디농장과 맺은 인연때문이니...
저야 입이 귀에 걸려서 그 모든 공이 내것인양 "알아서 마이 드시소~"하며 생색을 냈지만
빛나는 회원의 날 뒤에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공이 숨어 있었지요.
2011년 반디농장 회원의 날은 날씨도 화창하고 손님들도 마이 오시고(50여명 넘음)
제가 그동안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은 안했는데 왕언니선배님께서 오셔서 화전도 해주시고
즉석튀김도 해주시고 열무김치도 해오셔서 저는 야채 몇가지만 놓고도 빛나는 파티가 되었읍니다.
물론 제가 심혈을 기울인 쌈된장, 더덕콩나물겨자채,돌나물 귤효소고추장무침등은 그리 빛나지 못하여
사진도 못찍었읍니다. 그리고 바쁜척하며 왔다리 갔다리 하다가
오신 손님들도 다 못찍고 상주변에 계신 분들만 찍고보니 사진을 보니 두팀이나 사진을 못찍었네요.
비파님네 가족은 온가족이 제주도여행중이시라서 10여명이었는데
덕분에 온가족을 뵐수있는 영광과 회원의 날을 풍성하게 채워주심에 감사 드리고
일부러 회원의 날을 위해 온전히 달려 오셨던 서울의 루핀선생님께는 도우미만 하시고 가셔서 죄송합니다.
왕언니 선배님도 올해 초대손님으로 오셨다가 오시기전부터 김치 해서 보내주시고
오셔서도 화전부치시고 튀김해주시고,,,그 어느해보다도 화사하고 풍성한 상차림을 해주셨읍니다.
처음에 마음은 제가 다 해놓고 모신다해놓고는 결과적으로는 제가 모심을 받는 역활이 된것 같아서
죄송한 마음이었어요.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들 화기애애한 분위기라
저는 부족한것은 부족한대로 이쁘게 봐주시겠지하는 내 식대로 생각 했읍니다.
늘 제식대로 제 편하게 생각 하기로 하였읍니다.
인연은 짧게 보는 것이 아니다...고.
천천히 제가 풀어 나갈수 있도록 따뜻하게 지켜봐주세요~
그리고 자리를 빛내 주셨던 삼일공님과 회장님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김병호 서전농원대표님은 평생을 일구어오신 전재산을 카이스트에 기부하신 훌륭한 분이십니다.
크고 맑은 기상이 얼굴에서도 느껴지시는 분이셨읍니다.이 사회에 밝은 귀감이 되어주신 분께서
병환중이신데도 반디농장회원의 날에 참석해주셔서 더욱 빛나는 회원의 날이 되었읍니다.
삼일공님께서도 언제나 좌중을 편하게 위트있게 이끌어 주시고 눈치채지않게 배려해주시는
깊은 마음 저는 엿보았지요.두 손 따뜻이 잡아주신 그 느낌, 너무나 감사합니다.
http://blog.daum.net/sy310/15086434
그리고 요한 선생님, 하늘아래수목원 바오로회장님, 알레올레선생님,온달선생님,김병호회장님...
모두 고희를 넘기시고 맞으신, 인생 대선배님들이신데 함께 자리를 해주셔서 더욱 귀하고 영광스런 자리가 되었읍니다.
사실 음식은 주연이 아니고 이렇게 참석해주신 귀한 분들이 주인공들이시지요.
부족함 투성이임에도 기쁘게 축복해주시고
자리를 빛내 주셨음에 큰 절을 올리며 깊은 감사 드립니다.
(상차림은 부폐형식으로 하였읍니다. 흑돼지목살을 두툼하게 장작구이하였고
마늘,단호박, 새송이버섯,발사믹소스 양파구이등을 고기와 함께 구웠고
저는 도토리묵달래양념장무침과 콩나물더덕겨자무침, 돌나물미나리귤효소고추장무침, 그리고 제가 키운 쌈야채등등...
왕언니 선배님의 열무물김치와 야채장아찌, 화전, 쑥오징어튀김...그리고 쑥인절미등이 있었지요.
그리고 지난해 11월에 소피아언니(금호동장금이님)가 담그어주고 가신 구절초진피 동동주도 함께 하였지요.)
(왕언니선배님은 식사시간 내내 쑥오징어튀김 하시고 계시네요.
튀기기가 바쁘게 튀김은 다 팔려나갔지요.)
한쪽에서는 이성호 조리사(초보농부3학년)가 바베큐를 하여서 이렇게 각각의 테이블로 옮겨
다시 따뜻하게 구워서 먹습니다.귤밭에서 먹는 바베큐맛은 맛을 떠나서
그냥 일품일거라고 늘 큰소리 치는 저입니다.^^
6학년 7학년 언니들을 비롯하여 돌아보니...저만 빼고 다들 한 미모하시는 분들이 저를 에워싸고 계시네요.
저는 그분들 미모를 한결 더 빛나게 하는 조연으로서 언제나 만족하며 살랍니다.^^
미모는 회원 기준에 안두었는데도 반디농장 회원님들은 미모에, 향기있는 품성에...
그저 으쓱할 따름입니다.
역쉬 알레올레 언니는 언제나 어디서나 히로인이십니다.
미인 젊은이들이 마중물언니 앞에서는 명함을 못 내밀고 있군요.ㅎㅎ...
7학년 언니가 이러셔도 되는겁니까?ㅎㅎ...
이자리는 고희연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랍니다.
지난해 고희를 맞으신 분들 (하늘아래수목원회장님,알레올레 선생님, 김병호 회장님,온달 선생님)이 한자리에 계십니다.
반디농장의 무궁한 발전을 위한다고 축배를 높이 드셨지만
저는 이 자리에 함께하여 주신 고희의 빛나는 선생님들의 무궁한 건강을 기원하였읍니다.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이자리에서는 5학년 4반도 막내로서 재롱(^^) 잔치를 하고 있읍니다.ㅎㅎ...
가브리엘님이 고희연 축가를 하모니카로 연주하여 기쁨조역활을 충실히 해주셨읍니다.
정말 기쁘고 행복한 날이었읍니다.
제가 무엇을 하다 그랬는지 나중에보니 두팀이나 사진을 못 찍었어요.
여기에 나오지 못한 분들은 차별대우 하는게 아닌가하고 섭해하지는 말아 주세요.^^
음식주변 사진만 급하게 찍었고, 음식 사진도 하나하나 제대로 찍지도 못했고
바베큐 굽는 사진도 못 찍었네요.에궁.
다 도와주었는데도 저는 도대체 무엇을 한것인걸까요?
갈수록 어리뼝뼝 나사가 풀려 가는 것 같아요.
내년엔...이것도 감당하기 힘들어서 모두들 음식 하나씩 해서 들고 오시라고 파발을..ㅎㅎ...
그리고 게스트하우스도 며칠동안 풀가동 되었네요.
일년중에 가장 큰 행사였기에 저도 한것이 없는듯해도 다 치르고나니 파김치가 되었읍니다.
때마침 회원의 날에 맞추어서 자란이 화사하게 피워주었구요
귤꽃은 꽃망울만 매단채 카운트다운을 세고 있는 중이었읍니다.
사람도 음식도 귤나무도 꽃도, 모두가 축하하고 즐거운 자리였읍니다.
참석하여 주신 회원님들께도 깊은 감사 드리고 멀리 계신 회원님들께도
마음이라도 함께 하시기를 바라며 회원의 날 이야기를 올려 놓습니다.
음식 사진은 다 못 찍어서 작년에 찍은 사진을 대신 올려 놓습니다.
물론 이 모든 행사 주연은 저의 남편 이성호 신라호텔 23년 조리사의 빛나는 활약이 있었다고 치하해야겠지요.^^
초보농부 3학년이 된 이성호씨(저의 짝)는 봄 내내 일취월장한 농부가 되었읍니다.
http://blog.daum.net/yeainmam/13727003
이 모든 행사를 빛나게 하여주신 참석해주신 회원님들께 감사 드리고
멀리서라도 언제나 물심양면 도와주셨던 너무나 고마운 회원님들도 떠올리며
언젠가는 함께 자리하기를 바래어 봅니다.
이제부터는 저희 부부는 오직 유기농 귤농사에 매진하여
올해도 건강하고 싱싱하고 맛있는 유기농 귤로서 가을에 찾아 뵙겠읍니다.
"귤농부는 귤로서 말한다"는 것을 늘 가슴에 새기고 우직한 소처럼 한눈 팔지않고 매진 하겠읍니다.
귤나무에 이름 걸고서 귤이 익어갈때까지 늘 마음 함께 하여 주시고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2011.5.9. 英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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