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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밭

왼손이 있다.(12월 16일)

by 농부김영란 2010. 12. 17.

 

지난주 토요일부터 쉬지 않으면 병이 올것만 같아서 한나절만이라도 쉬어야지 했지만

일년농사를 이맘때 모두 한꺼번에 결산하는 때라 쉬고싶다고 쉴 수가 없어서 강행을 했었다.

월요일 비가 오락가락하기에 택배차에 20kg(10kg상자 두개)씩 번쩍 들어서 1000kg을 옮기고나니

너무나 다급한 상황이라서 힘이 든줄도, 무거운 줄도 모르고 했는데 저녁에는 팔이 빠졌는지 인대가 늘어났는지(내추측)

어깨 통증이 심하여 팔을 들 수도 없고, 그 통증으로 잠을 이룰 수도 없었다.그래도 한숨을 자고나니  좀 나은듯하여

다음날 밀린 택배를 완료해야겠기에 큰언니와 나는 수확을 하고 남편은 포장을 하여 택배를 내보냈다.

그런데 팔을 들어 올리기가 힘든 것을 무리를 했더니 그날밤은 통증이 더 심하여 팔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수요일 저녁 율리안나 언니네  집들이가 있어서 가야하는데 수요일은 남쪽나라 서귀포도

한파가 몰아쳐서 추운날씨에 일을 했더니 온몸이 얼어 붙은듯 했지만, 귀한 자리를 사양할 수는 없어서

남편과 집들이를 갔는데 어찌나 진수성찬을 차리셨는지 아파도 먹는 것을 보니 기운이 솟아났다.

오른팔이 움직이기가 어려웠지만 본능적으로 먹는 것에는 젖 먹던 힘도 솟아나서 남에게 질세라 배를 두둑히 채웠지만

식은 땀이 자꾸만 나기에 남편은 뒤에오라하고 먼저 자리를 일어나서 간신히 운전해서 집에를 왔다.

그것이 수요일 일이다.집에 온 후...나는 통증의 도가니에 빠졌다. 간밤 통증으로 한숨도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진즉에 병원을 가야했지만 병원 가는 일을 죽기보다 싫어하는지라

공짜로 해주는 건강체크도 하러가지 않고 10년을 지내왔다.

 

 

 

<사진은 12월 14일 전국이 매서운 한파가 몰아쳤을때 서귀포 반디농장 효돈밭 풍경이다>

 

 

그런데 이 상황이 되자 병원을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오늘 오전에는 만사를 미루고 목도리로 팔을 기브스를 하고 정형외과를 다녀왔다.

엑스레이를 찍은 결과는 팔이 빠진것도 아니고, 인대가 늘어난 것도 아닌

어깨에 무슨 석회성 물질이 쌓여서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한다.

전문의학용어라서 다 기억은 못하는데 하여간에 몇주 치료해보고 안되면 수술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수술!!!!! 그 말에 내 온 신경이 날카롭게 촉을 세웠다.

이 마당에 가장 중요한 오른쪽 팔을 쓸수가 없다니...머릿속이 하앴지만

한편은 내가 이 시점에서 몸을 너무 혹사하면 안된다는 준엄한 경고라는 생각도 들었다.

안그래도 노화현상으로 자꾸만 퇴화하는 마당에 어릴때부터 단련되지않은 몸으로

의욕과잉이 되어 조절 못하는 것을 경고하는 신의 목소리라고 생각도 되었다.

 

 

<효돈밭 입구에 심어둔 구절초가 아직도 피어나고 있다. 이맘때 야생의 싱싱한 들깻잎도 반갑다>

 

 

 

꼭 10년전이다.내 나이 40에 네번째 개복 수술을 하러 수술대에 올랐을 때는

삶과 죽음이 종이 한장 차이라는 생각에 두려움이 마구 몰려와서 전신마취로 아득하게 의식이 멀어져가는 동안

두려움을 떨치려고 수없이 주의 기도를 외웠었다.

첫째아이가 노산이라서 자연분만이 위험하다는 병원측의 간교한(지금 생각하니) 꾐에 빠져서

덜컥 배를 가르고 아이를 출산하고나니 둘째도 셋째도 수술하여 낳을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 병원의 수술분만이 80%나 되었다)

셋째를 서른 여덟에 배를 가르고 낳고나니 기력이 꺾여서 폭 고꾸라지는 느낌을 받았다.

지금 생각하니 내 몸에 너무나 무모한 일을 저지른 것이다.

 배을 갈랐다가 봉합하는 일은 의사로서는 식은 죽 먹기이지만

그후에 내가 겪었던 휴유증은 만만치가 않았다.

섬세한 신경줄, 홀몬, 실핏줄등등...우리몸에 거미줄처럼 퍼져있는 섬세한 구조까지는

일일이 제자리를 찾아서 봉합하지 않은 탓에 흐름이 원할치 않아서

내 몸은 아이 하나씩 낳을때마다 부풀어갔다.  팅팅부은 몸에서

강단은 빠져 나갔고 생명력도 자연치유력도 제기능을 잃어 버렸다.

그리고 2년후에  뱃속에서 염증이 나서 터지는 바람에 다시 한번 개복 수술을 하니

10년만에 4번의 개복수술을 한 내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그 후 나는 병원 가는 것을 너무나 무서워하여 건강검진 체크도 가지 않고

감기가 와도 민간요법과 자연 치유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파인애플세이지 허브는 지금 한창 피고 있는 중이다.>

 

 

건강한 먹거리로 내 몸을 살리는 일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겉껍질만 멀쩡하고 속기능이 엉망인 내 몸을 살리는 것은

내 몸이 갖는 치유력을 믿고 내 몸이 자연의 일부라는 관점에서 출발하여야 한다고 깨달았다.

내 안에서 건강한 치유력을 갖는 것 이상의 치료가 없다고 생각이 되었다.'

그 치유력과 면역력을 키우는 것은  건강한 먹거리를 섭취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10년동안 골골하면서도 병원 한번 가지않고 우리 아이들도 의료보험비만 내었지

병원을 가지않고 지탱해 온 것은 나의 그런 깨달음으로하여 먹거리를 신경 쓴 결과였다.

건강한 먹거리가 내 몸을 살리는 치유력과 면역력을 키우는 첫째 요소라고 생각하였다.

그것은 내가 유기농 귤농부를 고집하면서 소신껏 갈 수 있는 근간이 되었다.

 

 

 

 

그런데 병원이 좋기는 하다.

아마도 내가 버팅기고 있었으면 오늘 나는 통증때문에 지옥을 헤메고 있을텐데

주사한대 맞고 약을 두번 먹고나니 한결 통증이 가라앉아서 이렇게 컴 앞에서 망중한을 즐기게 되었다.

여전히 통증은 남아있고 팔은 원할히 돌아가지 않지만 어젯밤 겪었던 통증에 비해서는

아무것도 아닌지라 그새 다른 세상을 다녀온 듯 가볍다.

아프다는 것과 아프지 않다는 것.그 상황은 천국과 지옥이다.

아프지 않았을 때는 모르는 천국이 건강한 현실인 것을.

내일 하루만 더 치료하면 일단 통증은 거의 가라앉을 것 같다.

오른 팔을 못 쓰니 내 왼팔이 대신 하느라고 애를 썼는데

나는 그 순간...장애인들을 생각 했었다.팔도 없고 다리도 없고...심지어 전신마비 환자들까지...

자신의 살아 움직이는 나머지 기능을 가지고 살아있음을 표현하며 사는 그들을.

오른 손을 못 쓰면 왼손이 있다~라는 생각에 한결 맘이 가라앉았었다.

 

 

 

<육지에서는 집안에 들여 놓았을 다육이. 선인장들>

 

 

지난주 목요일에 대전에 사시는 우옥비님 가족이 하늘빛 귤사랑에 4박 5일 머물다 가셨다.

워낙이 바쁜 계절이라 따로 무엇을 해 드릴 수도 없고

내가 게스트하우스라고 마련해 놓고도 거의 집을 비워두는 이유는

이불 빨래를 매번 하는게 보통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아이들때문에 농장에 기거하지않고 시내에 살고 있기에

이불빨래등을 가지고 와서 세탁하고 그곳에 가서 널고 저녁에는 걷고 하는일이

몹시 번거로와서였다. 시설이야 조촐하지만 다  되어 있으니 비워 두느니

누구에게나 빌려 드리면 좋지만 이런 뒷설거지가 농삿일을 하면서 하는게 만만치가 않고

올해는 큰 아이가 수험생이라 밤늦게 귀가하는 탓에 여러가지로 번거로와서 게스트 하우스는 올 일년동안

몇번만 사용 했었다. 남들처럼 번듯하게 럭셔리하게 지은 것도 아닌

 오래된 작은 농가돌집과 창고를 개조하여 과수원안에 소박한 공간하나 만들어 두고

 일부러 좀 불편하고 시골스런 체험을 해보시라고 웬만한 가전제품 다 없에고

최소한의 시설만 해 놓았는데도 다녀 가신 분들은 인사치레인지 다들 이런 체험 어디서 해보겠냐며 좋아 하셨다.

내 취향이 비싼 가구도 싫어하고, 이제는 인공적인 것들 모두 관심밖이라서

최대한 소박하면서도 작은 아름다움이 있는 공간을 좋아하여

빈 여백은 머무는 사람들이 스스로 채울것이라며 반 미완성 상태로 둔 것이다.

이번주에는 올해 초빙 게스트 1호로 초대하려던 왕언니님이 오시기로 되었었는데

 독감으로 오시기가 불편하실것 같아서  내가 취소하시라고 권유 하였다.

얼마전 칠순이라셔서 우리 게스트하우스는 하루만 머물고

분위기 있고 근사한 곳을 예약해 두었었는데 일단  예약변경을 하였다.

조금 아쉽기는 하였어도 아프기까지 한 마당에 오셨으면 제대로 대접도 못해 드리고

얼마나 마음 조렸을까 싶고  이 엄동설한에 길 떠나시는 것도 편치 않으실 것 같아서

 5월 꽃피는 계절에 회원의 날에 초빙하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서양 백일홍 지니아는 이 한겨울에도 이렇게 화사하고 앙징맞게 피고지고 있다.>

 

올해는 바쁜중에 효돈밭에 창고를 개조하여 아궁이 방 하나 만든 것과

작은 뜰을 만든 것이 또 하나의 업적(?) 이다.

이렇게 만들어 두고서도 그곳에서 하루 온전히 쉬어 보지도 못한 날들이지만

내 그립고 고마운 벗들과 나의 수호천사 언니들.

반디농장을 믿고 무한대의 믿음을 주시는 분들이 오시면 조촐하나마

함께 시간 보내려고 마련한 장소이다.

이 겨울에 이 곳 남쪽 나라 서귀포 효돈반디농장은 이렇게 여전히 꽃이 피어 있다.

이번주에 왕언니 선배님이 오시면 삭막하지는 않겠다고 생각 했었는데

이 꽃을 못 보여 드린게 아쉽다고 생각하는 난 여전히 철부지 어린아이같다.^^

나만큼 꽃을 보고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나처럼 행복해 하실것 같다는 일방적인 내 생각.

꽃씨를 심고 싹을 키우고,지극정성 돌보면서 내내 그리운 사람들을 떠올렸던 곳이다.

곰삭은 인연들이 만나서 정을 더욱 깊게 하는 곳이기를 바라며...

아주 천천히 하나씩,내 핸드메이드로 채워 가려고 한다.

 

 

<아직도 피어있는 방아꽃과 방아잎>

 

이제는 거의 다 낙엽이 지고 나목이 된 텅빈 들녘과 매서운 한파에 몸을 움추리고 있는 육지 풍경에

이곳 남쪽나라 서귀포의 풍경을 올려서 그리움을 날려본다.

어제는 이곳도 하루종일 눈이 오락가락 하였다.

이번주에 내보낸 귤은 거의 내가 골라서 따서 내보낸 것인데도

시다는 표현이 들려왔다. 에휴~~~ 메스컴에도 올해는 귤이 시다고하여 나도 여태

나무에 두고 수확하고 있어도 산이 덜 빠져서 신맛이 강하다.

그런데 우리 귤은 처음에는 너무 시다고 생각해도 서서히 산이 빠지면서

점점더 맛있어지는 특징이 있다.

먹을만큼 따뜻한 실내에다가 두면  점점 산이 빠지면서 더 달아진다.

산이 빠진다는 것은 맛이 있어지기도하지만 신선도가 빠지는 증거이기도하다.

산이 빠지면서 달기만하면 상하기가 쉽다.

그래서 오래두고 저장하는 것은 신맛이 강한 귤을 저장하면 2월까지도 저장할 수가 있다.

하지만 나는 금방 따면 시다는 것을 알면서도 싱싱한 맛에 익숙하고 섭취하시라고 내보낸다.

우리들이 너무 단맛에만 길들여 있기에 살아있는 자연의 맛을 조금씩 길들여 가셨으면 한다.

내 혀가 얼마나 자연의 맛에서 멀어져 있는지를 점검해 보았으면 한다.

비닐하우스에서 기른 야들야들한 야채와 자연에서 자란 질기고 투박한 야채들 중

맛은 하우스에서 자란 것이 먹기 좋지만

내 몸에는 야생에서 거칠게 자란 것이 더 좋다는 것을 이론으로는 알고 있어도 입이 거부하는 것이 현실이다.

건강하게 행복하게 사는 것이 우리들 삶중에서 가장 축복받은 행복이라는 것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느끼는 진리이다.

 

 

 

<서양 백일홍 지니아, 목공예 선생님께 씨 받아서 애지중지 2년간 번식 시키는 중>

 

 

 

길이 덮여버린 효돈밭. 이 밭은 수확하여 귤이 없는게 아니라

지난해 많이 열려서 올해 이렇게 해걸이를 한 것이다.

초 봄에만 하여도 앙상한 가지에 잎새를 떨구어서 얼마나 미안했는데

이렇게 올 한해 푹 쉬고 영양섭취를 잘하여서 너무나 무성하여 길을 다 막아 버렸다.

이렇게 한알의 귤도 없는 풍경이 사진 아니고서는 상상이 안갈 풍경이다.

효돈밭은 이렇게  귤 하나 열지않고 푹 쉬었으니 내년에는 대풍이 될거라고 생각해본다.

 

 

<올봄 3월에 찍은 효돈 귤밭. 나무들이 앙상하여 눈물이나고 한숨이 나왔었었다.>

 

 이렇게 한해 푹 쉬고 회복하여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눈을 들어 살펴보니 까마중이 이렇게 꽃을 피고 열매를 맺고 있는 중이다.

까마중은 항암효과가 있다는 야생초이다.

 

 

<대문앞 앞집 울타리에서 붉게 타고 있는 동백꽃...이곳이 서귀포다!>

 

내가 병원 한번 안가고 버티는데는 홍삼을 늘 이용한 것도 한몫하지 않았나 싶어서

내가 이용하는 내 친구가 경영하는 정관장 홍삼을 소개해 드린다.

몸 약한 큰 딸 예슬이가 올 한해 수험생용 홍삼을 내내 먹었더니 감기 한번 안걸리고 올 한해를 넘겼다.

정관장 홍삼은 나라에서 6년근 인삼을 수매해서 홍삼으로 만들었기에

중국산이 섞였는지 의심할 필요도 없고 이미 널리 그 효능이 입증되었기에

따로 내가 말할 필요가 없기에 혹시나 필요하신 분들은 내 친구네 정관장 홍삼을 소개해 드린다.

대전시 정관장 탄방점이지만 전국 택배해 준다.

반디농장에서 소개해서 왔다고하면 더 잘 해주실것 같기도 하고...ㅎㅎ...

 

*내친구 정관장 홍삼 대전시 탄방점(010 9401-1970 김 홍란)

 

2010.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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