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면 시장 과일가게에 산더미처럼 쌓여서 제일 싼 과일이 귤이지요.
우리 어릴때만 하여도 제주도 감귤과 바나나를 먹는 집은 부잣집 아이들었읍니다.
20년전만 하여도 귤 나무 한그루만 있어도 대학을 졸업시킬수 있다는 대학나무였다는 귤나무가
제주도 일대에 빈 터에는 모두 귤나무를 심어서 생산과잉 현상으로 과일중에도 가장 싼 과일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지요.
한그루에도 수백개가 달리고 해마다 수확되는 양이 60만톤이 넘으니 해마다 귤값 폭락으로
귤농사는 더이상 황금알을 낳는 작목이 아니라 돈을 주면서까지 베어 없애려는 폐원정책까지 쓰게 되었읍니다.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사양산업이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제가 옆에서 그동안 본 현주소도
관행농으로 어떤 해는 인건비는 고사하고 농약값도 못 건지는 해를 보았읍니다.
올해는 비교적 귤값이 좋다고하나 이런 해는 귤이 많이 달리지를 않아서 생기는 현상이지요.
그런 사양직종에 뛰어든 저는...과연 그럴까? ...과연 귤농사가 사양 산업일까?문제점은 뭐지?
2009년 1월 12일 효돈밭 풍경
해마다 정책이라고 내놓는 것들은 탁상논리...현장감이 없는 이론의 짜깁기에 불과한 정책들 뿐이라서
그 정책에 기대어서 울고 웃고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을만한 나이가 된 것은 연륜에서 오는 혜안이라고나할까요?
아무리 좋은 생각도 생각에만 머물면 공허한 메아리요,무수히 난무하는 말장난에 불과할 수 있지요.
말장난이 아닌, 수수방관자의 냉소가 아닌,
발로 뛰어서 성취하는 땀 흘린 결과물을 저는 보여 주고자 합니다.
그동안 관행농 농사의 문제점을 짚어 봅니다.
한 눈에 겉포장에만 치중한 상품이었다는 것이 보입니다.
소비자가 겉모양이 이쁜 것을 선호한다면서 농약을 드리붓는 농사를 지었읍니다.
독한 화학농약을 집중 살포하지 않으면 점점 더 독해지는 병충해를 이겨낼 수가 없겠기에
맹독성 농약을 개발하여 마구 마구 드리부어 농약 장아찌를 생산해 내었읍니다.
위로는 화학농약을 방독면을 쓰고서 살포하였고, 땅에는 마당을 쓴 듯이 깨끗하게, 말끔히
잡초와 벌레들을 죽여주는 맹독성 제초제를 드리 부었지요.
자연이 주는 햇볕, 바람,비, 땅속 미생물과 벌레들이 만들어낸 퇴적물, 등등
자연의 맛이 아닌 화학조미료를 범벅한 맛의 결정체였지요.
교묘한 상술이 우리들 의식을 흐리게 하였고 소비자는 정체도 모르고 대세의 흐름에 합류 하였었지요.
그 결과 우리들의 몸은 서서히 병들어 갔고,그 반증은 점점더 번창하는 병원을 보아도 알수가 있지요.
우리들은 일개미처럼 열심히 일하여 종내는 병원에다가 바치는 악순환을 만들게 되었지요.
이제 아랫밭도 옆밭도 귤을 깨끗이 다 따고 겨울휴식에 들어갔다.
빈 들녘에서 독야청청할 반디농장 귤나무와 유관순 귤들
서울에서 제가 내려올때만하여도 저는 시장만 다녀와도 너무 피곤하여
드러누워야 할 정도로 기진하는 저질체력이어서 제 몸을 건강하게 일으켜 세우려고 궁리 하였었지요.
가장 먼저 실천한 것이 먹거리의 점검이었읍니다.
바쁘다고 대충, 아무 생각없이 손쉽게 요리하고, 손쉽게 구할수 있는 인스턴트들을 멀리하고
좀 투박하지만 자연산 제철 농산물을 이용하여 직접 요리하여 먹는 습관으로 바꾸어 갔읍니다.
4번의 개복 수술을 하여서 기력이 바닥에 다다른 제 몸이 조금씩 생기를 찾기 시작한 것은
식단을 바꾸면서 부터였읍니다.먹거리의 중요성 못지않게 운동의 중요성도 부각 되는데
저는 기질상 따로 운동하는 것을 즐기지를 못하고 생활 자체가 뛰어 다니니
그것으로 어느 정도 운동이 되었다고 봅니다.타고난 건강 체질도 아니고
체력이 바닥을 기던 제가 이곳에 와서 거친 노동을 감내하면서 이겨낼 수가 있었던 것은
그 중에서 가장 염두에 두고 실천한 것이 건강한 먹거리를 섭취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삶은 의외로 단순한 진리가 최선의 선생님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식보, 밥이 보약이다라고 명의들도 말하십니다.
하루 세끼 건강한 식단을 짜서 잘 섭취하면 미리 병을 예방할 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단순한 진리...건강한 식단을 구성하려면 그 재료가 건강해야겠지요.
농약장아찌 농산물을 섭취하면 내 몸에 농약을 쌓게 되는 결과는 뻔하지요.
그리고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의식을 바꾸어야 할 필요도 있구요.
제가 친환경농사의 선두주자는 아니고 차세대 주자이지만
미리 선배님들이 닦아 놓으신 험란한 길을 조금이라도 평탄한 길로 만들어야하는 의무도 있다고 생각해요.
몇년전만해도 아무 소리도 하지말고
내가 선택한 길 무소의 뿔처럼 꿋꿋이 가리라 혼자 곱씹으면서 외롭게 걸어왔지만
지금은 확실히 친환경이 대세라는 것을 느껴요.모두의 의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귤 이야기 하다가 또 삼천포로 빠지는 아줌마 주특기가 유감없이 발휘 되네요.^^
요즘 매일 너무 바빠서 집에 오면 녹초가 되어서 댓글 달 여유가 없었어요.
너무나 고마운 마음 헤아리면서 이심전심 하리라며 귤 수확과 배송에 집중하고 있답니다.
이제부터 겨울 한파가 몰아 닥칠텐데요.
우리밭 주변에는 한 톨의 귤도 남김없이 수확하고 귤 나무도 농부도 휴식에 들어 갔어요.
그런데 우리밭은 아직 1/3 수확도 하지 않은 상태이지요.
오랜 경륜의 선배농부들이 이런 귤밭과 귤농부를 보면서 혀를 차고 염려만발이지요.
상품귤을 눈을 맞히고 폭설한파에 무방비로 둔다는 것.
너 정신이 온전하니? 뭘 잘못 먹었니? 너 싸이코 맞지?...뒤에서 이런 비아냥 들을만하지요.
지금까지는 그렇게 일부러 하는 사람은 없었으니까요.
눈을 맞으면 얼고 언 부분이 상하는 것 맞아요. 적어도 화상자국처럼 곰보딱지가 생기기도 하지요.
일부는 얼어서 상하기도 하지요.
이쁜 얼굴로 선보여야하는 그동안의 개념으로는 이렇게 하는 사람은 아예 농사를 포기하고
버려둔 밭에서나 볼수있는 풍경이었지요.
그런데 일부러 눈을 맞히고 한파에 내둘리는 싸이코 인간이 나타났다고...소문이 날만한 일이네요.^^
작년에 회원님들이 만난 금순이 귤과 유관순 귤 이야기예요.
이제부터 반디농장귤들은 극기훈련에 돌입, 유관순 귤로서 거듭 납니다.
시중에 흔하지 않는 친환경 귤에도 모자라서, 나무에서 갓 따서 보내 드린다는 약속을 할수 있었던 것.
남들은 귤 따는 작업도 손 쉽게 하느라고 한꺼번에 위에서 아래까지 깨끗이 따 내리지요.
그런데 꼭지가 노랗게 익은 것만 따라고 주문하니까 따는 사람도 헷갈려서
하루 따는 수확량도 절반밖에 안되요. 그리고 겨우내내 남들은 농한기가 되어서 휴식하는데
매일 밭에서 쉬지않고 수확하고 배송하느라 진이 다 빠졌지만
지난 겨울 그 한파에서도 꿋꿋이 견뎌내준 반디농장 귤을 겨우내내 만나실 수가 있었지요.
저는 엄마 귤나무가 새끼귤들을 보호해준다는 것을 믿었어요.(제가 엄마잖아요)
그리고 저의 관찰로는 건강한 귤나무와 귤들이 한파와 눈을 이겨낸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작년에 밤새도록 눈이 내렸을때도 가슴이 뜨끔했었는데 다음날 귤들이 초췌해있긴 했어도
햇볕이 나자 조금씩 회복하는 것을 느꼈지요. 그래서 굳세어라~ 금순아~하며 <금순이 귤>이라고 명명했어요.
그 후 사흘 밤낮을 눈이 내릴때는 간담이 서늘했어요.아무리 굳센 금순이 귤도 이번에는 요절할지도 모른다고
가슴 쓸어 내렸어요. 그런데 그 귤들이 며칠동안 햇볕을 쏘이면서 상처를 회복하는 것을 보았어요.
이것이 기적일까요? 귤나무에대한 저의 믿음이 없었다면 이런 일도 하지 않았겠지만
건강한 사람도 병이 오면 약없이도 물리치듯이 건강한 귤나무와 귤도 폭설한파를 이겨낼거라는 믿음은
그동안 귤나무와 일심동체가 되었기때문에 가능한 믿음이었지요.
귤 중에는 최상품 브랜드로서 <불로초> <귤림원>심지어 <황제>까지...
마치 귤에다가 금테 두른것처럼 그 이름도 웅장해 보이는데
반디농장은 금순이 귤, 관순이 귤 하면서 귤답게 이름 붙였읍니다.^^
귀족들만 먹는 그런 비싼 귤이 아닌, 나처럼 아이들 키우는 엄마가 아이들에게 건강하고 믿음가는 먹거리를
부담되지않게 구입하여 맘껏 아이들에게 먹이고픈 소망을 담았읍니다.
내가 엄마였기에, 내가 소비자였었기에...그런 관점으로 생산자가 되어서 생산하고 판매하게 되었읍니다.
그 이름도 거룩한 나라를 구하신 유관순 언니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말라~라고 하신 유언도 못 들었거니와^^
3일 폭설한파를 이겨낸 우리귤들도 유관순언니 못지않은 고문을 이겨낸 장한 귤이라고 그렇게 명명 하였읍니다.
이제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 되었읍니다.저희 반디농장 귤은 금순이 귤, 유관순 귤로서 거듭날 것입니다.
그리하여 회원님께로 달려 갈 것입니다.건강한 귤나무가 만들어 낸 건강한 에너지를 가득 품고서...
겨우내내 따뜻한 귤껍질 차를 마시며 언 몸과 마음을 녹이며
건강한 귤이 전해주는 따뜻한 교감을 할 것입니다.
유관순 귤이 도대체 뭬야? 하실 분들을 위해서 오늘은 유관순 귤 이야기를 하였읍니다.
귤말랭이는 12월 말경 귤이 무르 익었을때 하시는게 좋구요.
지금은 드시다가 많다거나 시다거나 하는 것은 가차없이 설탕과 동량으로 효소를 담그었다가
여름에 음료나 그 액기스로 음식 만드는데 응용하시면 한결 격높고, 개성있고, 영양있는 요리를 하실수가 있답니다.
짬이 나면 그동안 저의 수호천사언니들이 만들어주신 귤요리와 귤껍질차의 진가등등을 알려 드리겠읍니다.
다음주는 2차 배송과 3차배송 사이기간이라 여유가 생길것 같아요.
귤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와 활용도를 올리겠읍니다.
귤의 무궁무진 다양한 변신, 이런 알토란같은 과일 있으면 나와 보라고 그래?하고 항변해 봅니다.
201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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