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귤말랭이를 시도하면서 작년에 귤밭에 관리사를 수리하여
전기판넬을 깔았는데 겨울에 귤 말리는 방으로 썼더니
한달 전기료가 15만원이나 나와서 꽃차를 말리고 귤껍질을 말리고 귤을 말리고 하기에는
손익을 따져보니 이건 아무래도 시도할 일이 못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고심을 하던차에 하늘아래 수목원언니네 황토방에서는
기가막히게 맛있게 바삭하게 잘 마른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나도 오매불망 황토아궁이방 하나 만들어야지하며
곱씹게 되었는데 4월에 서귀포로 이사온 로사님네가 올 집수리를 하였는데
나도 생각만 할게 아니라 맘 먹었을때 일을 저질러야겠다 싶어서
소원하던 아궁이방 만들기에 돌입하였다.
귤을 저장할일이 없이 나무에서 직접 수확해서 나가므로 창고가 무용지물이 되었기에
창고를 개조해서 시골아궁이방을 만들자가 취지였는데
한달이 지나도록 완공은커녕 집수리아저씨가 함흥차사라
때아닌 맘고생으로 마음 다스리는 중이다.
중간 과정에서는 일을 꼼꼼히 하고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들보다도
가격면에서 차이가 나기에 헌창고 수리하는데 괜시리 많은 돈 안들이고
소박하게 수리개념으로 접근하자고 시작하였는데
집수리 아저씨가 작년에 공사하던 것이 공사비를 못 받고 사정이 꼬이는바람에
여기저기 밀린 돈으로하여 시달리게되자 잠적을 하게 된것이다.
창고와 관리사 통로를 간이 부엌으로 개조중 .일부러 관리사 옆돌벽면은 그냥 살리고
싱크대도 일부 좀 조잡해 보이기는하나 나무로 짰고 통나무벽면은 일부러 자연스럽게
나무껍질만 대충 벗겨서 투박스럽게 만들었다.농사일만 아니라면 이 모든 것을
내가 직접 다해보고픈 작업들이다.하고싶은게 넘 많아서 인생이 고달픈 사람이다.
이 과정에서 내가 속이 쓰리고 아린 사연이 있는데 이 집수리 아저씨가
작년에 우리 관리사를 수리한 사람이라서 작년에도 마지막에 창고문을 달지못하고
잠적을 한 상태가 발생했지만 일부 남은돈으로 창고문을 달았기에
내가 손해본 것은 아니고 그 사람이 일이 꼬여서 잠적을 한 상태라서
살다보면 그럴때도 있다고 이해하게 되어서
(나중에 들어보니 사정이 복잡해져서 음독자살소동까지 있었다한다)
올해 다시 공사를 맡기고 로사님네까지 소개를 한터인데
아직도 그 휴유증때문에 밀린 노임 자재값등등에 시달리고 있었다.
일이 한번 꼬이면 그 실타래를 다 풀려면 많은 세월이 흐른다는 것을
이미 겪은터라 나는 사람이 나빠서가 아니라 상황이 나쁘게 된것이라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했지만 이 아저씨의 이해할수없는 부분은
연락도 없이 잠적을 하는데다가 연락을 두절하였다가 다시 나타나서 일을 조금 하곤 하는데
마냥 세월아 네월아하고 기다릴 수가 없어서 며칠전서부터
보거나말거나 문자를 보내고 통할만한 루트로 최종통보를 보냈다.
난 더이상 기다릴수가 없으니 다른 사람을 보내 주던가
아니면 내가 다른 분으로 교체하여 작업을 마무리 하겠다고.
잠적전날 목수아저씨가 밀린 노임을 내일까지 주라고 찾아와서 화를 내고 간터라
나는 이미 예감이 되었다. 이 사람 또 잠적하여 언제 나타날지 모르겠구나하고서.
지난번에도 열흘정도 소식없이 잠적한 후에 나타나서 며칠 일해주고는 다시 잠적을 한 상태이다.
나라면 이럴때일수록 정정당당하게 나타나서 양해를 구하고
기술이 있으니 노력해서 조금씩 갚겠다고 성실하게 진심으로 말하면서
부채를 갚아나가겠구만 이 사람은 무작정 피하고 보는데 그것이 사람들을 더 화나게 하는 것 같다.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이라 일할때마다 이것저것 챙겨주며
용기를 내고 열심히 살라고 성심껏 대해주고 일언반구 싫은 내색않고
자기형편대로 일하는 것을 참아 주었는데 이렇게 아무 연락도없이 무조건 잠적하는 것을 여러번 보니
이사람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구나하고 생각이 되었다.
천장과 벽면은 삼나무목으로 어떤 칠도 마감하지않고 나무향을 살리기로 하였다.
나머지 벽은 원래 황토로 바르기로 하였는데 이미 황토값을 받고 잠적한 아저씨때문이기도하고
전체적으로 색이 너무 어둡게보이는지라 흰색 회벽으로 내가 직접 마감하려고 한다.
내가 못할줄 알고...으드드득....(집수리아저씨를 향해서 이빨을 갈고 있음)
누구나 어려움에 처할수는 있다. 결국은 자신이 벌린 일이라 자신의 책임이겠지만
불가항력적일 때도 있기에 나는 모든 것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생각하였으나
소개한 로사님네 화장실 마무리도 덜 한데다가 내 일은 2/3정도밖에 안한 상태라서
은근히 부아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하였다.
너무 잘해주고 믿어 주었더니 사람을 우습게 보고 이렇게 행동하나 싶은 생각이 다 들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든 일부러 그런 처지를 만들겠냐 싶어서
내가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보자며 기다리고 있지만 기약도없이 마냥 기다릴 수는 없어서
다른 사람을 찾아서 마무리를 하기로 했다.
이런 과정을 겪으면 경비도 더 들고 나중에 하자문제가 발생해도 따로 돈이 들뿐만 아니라
여러가지로 난감한 문제가 있을터이지만 약속을 제대로 이행치않는 마인드의 소유자인
집수리아저씨의 인격도 의심스럽고 (상황은 얼마든지 이해해줄 수가 있지만)
나도 이미 내가 귤밭에 아궁이 방하나 만든다고 자랑질을 해대서
굳이굳이 우리 귤밭에서 하룻밤 자보시겠다는 뿌리칠수 없는 청도 있고하여
마무리를 지으려고 한다.정식으로 집을 지은 것도 아니고
귤밭 한켠에 아무리 럭셔리하게 쳐발라도 빛도 폼도 안나게 생뚱맞을터라서
가능하면 최대한 소박하며 자연스런 컨셉으로 하기를 원했다.
일단 내가 겨울에 귤을 말릴 아궁이 방이 필요하고 그 외에는 반디농장 홍보대사님들이
제주도에 오셨을때 귤나무 바베큐도하고 아궁이방에서 만리장성도 쌓아보자며 또 하나의 일을 벌리고 있는 중이다.
공사중...열흘내로 완성하여 다시 사진 올리겠어요.
우리들은 이미 너무 편리함에 익숙해 있다.
모든 것이 자동이고 기름진 먹거리도 넘쳐나서 건강을 헤치고
일부러 돈 들여서 살을 빼고 건강을 위해 돈과 시간을 투자해야하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편리하게 농사 지으려고 제초제를 땅에 드리부어서 땅도 죽고
땅속에 살던 미생물도 죽고 벌레들도 다 죽고 결국은 그 농산물을 우리들이 먹어서
몸에 독을 쌓아서 병원만 나날히 성해가는 세상이 되었음을
건강을 잃고서야 통탄을하며 자성을 하는 우를 범하게 되었다.
그래서 일부러 시간을 내서 걷는 열풍이 불었다.
그런데 농부가 되어보니...일부러 걸을 시간도 없거니와
땀이 비오듯하는 노동을 하고나니 밥맛이 너무 좋아서
건강은 절로 따라오는 덤이 되었다.
노동하자!
건강한 노동을 아끼지 말자!
소모적인 일에 자신을 낭비하지말고 그 무엇이든 생산적인 일에
자신을 몰두하여 사는일이 경건스러움을 되새겨보아야한다.
그래서...일부러...좀 더 불편하게...
아궁이방에다가 가마솥 하나 걸 예정.
가마솥에다가 밥도 지어보고, 고구마도, 감자도, 옥수수도 삶아 봐야지.
일부러...TV, 전화, 라디오...일체 가전제품 생략하려한다.
하루쯤 그런 문명의 이기에서 벗어나서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별도 보고, 달도 보고, 벌레들도 친구로 여기고
심지어 뱀도 만날수 있지만
내가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잠자던 맑은 눈을 깨워서 나를 들여다보자.
하루쯤은...그런 기계들의 소음에서 벗어나 청아한 내 안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그런 맘으로...아궁이방하나 소박하게 만들고 있다.
사진으로 보거나 남의 이야기는 낭만으로만 비추어져서
재미있겠다며 호기심에 신청하였다가 실망하는 일이 없도록...
나는 최대한 개방을 하지 않으려한다.
나와 생각이 일치하는...소위 코드가 통하는 사람들만.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는 농삿일에 늘 바쁘므로 손님치레에 시달리고 싶지 않아서
특별히 연을 쌓은 분들께만 조심스레 아궁이방에서 만리장성을 쌓을 꿈을 꾸고 있다.
평생을 함께 걸어가도 좋을 사람들과 오래도록 인연의 향기를 간직하고 싶어서...
이색체험쯤으로 여기는 참을수없는 가벼움은 사절한다.
요즘 난 효돈밭에 진딧물이 너무 성하여
친환경제제인 님오일로도 소독해도 소용없고해서
며칠째 하루종일 수압을 세게하여 진딧물을 나무에서 씻어 내리고 있다.
일이 몹시 더디게 진행되지만 그래도 이 방법이라도 해야겠기에
한낱 뙤약볕 아래서도 나무가 진딧물 등쌀에 얼마나 힘들까하며
온몸을 샤워시켜주고 있다.옆밭을 돌아보니 진딧물이 없다.
온갖 살충제가 다 있으니 귤농사가 제일 쉽다는 말이 있을 정도인게 관행농사다.
내가 친환경농사로 돌입하면서 우리 귤밭 나무들이 시련을 겪고 있기에
내가 나무들의 고충을 알아줘야만 한다.
나무에게 안스럽고 미안하지만 또렷하게 말했다.
이게 너도 사는 길이고, 나도 사는 길이고, 다른 사람들도 사는 길이고, 자연도 사는 길이니
이 시련 이겨내야만 해.
친환경 농사에 들어서면서 삼년은 나무가 심하게 몸살을 하는 것을 보았기에
하루종일 밭에 붙어 살면서 나무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낯빛을 유심히 살펴서 도와 주어야 한다.
요즘은 2학년 농부는 호근동 밭으로 출근하고 나는 효돈밭에서 진딧물과의 사투를 벌리고 있다.
귤은 하나도 안 달렸어도 나무를 건강하게 돌보아야하기 때문이다.
2010.6.8.英蘭
'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뜨거운 만남의 계절 휴가철 (0) | 2010.08.09 |
---|---|
수국 (0) | 2010.07.15 |
묘목을 심으며... (0) | 2010.06.02 |
하고싶은 일하기 (0) | 2010.05.24 |
회원님의 날 후기 (0) | 2010.05.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