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회원제를 정식으로 도입하면서 저는 여러가지를 구상하고 있었습니다.
귤만 파는 반디농장이 아니라 회원님들과 여러가지를 공유할수 있기를 바랬습니다.
제가 험란한 (^^) 유기농농부로 진로를 정한 것도 저와 인연 맺은 분들이
저를 너무나 진심어린 응원으로 밀어 주셨기에 농사로 단련되지 못한 몸이 심한 몸살을 함에도 이겨내고
유기농귤농부로 거듭날 수가 있었습니다.
아직도 세 아이들이 한참인때라 농사이외에도 분주하기 그지없기에
제가 생각했던 꿈을 한꺼번에 쏟아내지는 않고 오랫동안 꿈꾸고 그려왔던 것을
하나씩 천천히 실천에 옮기려하고 있습니다.
자연과 식물 가꾸기를 너무나 좋아하였기에 저의 유기농농부의 길도
기꺼이 행복하고 즐거운 맘으로 갈수가 있고 판로고민도 늘 따랐지만
제 주위에는 너무나 좋은 분들이 마구마구 저를 밀어 주시기에
작년같이 예상을 초월하는 수확량이 나왔어도 모두 개별판매를 할수가 있었지요.
그래서 회원님의 날도 만들었었지요.늘 농삿일에 바빠서
혹시라도 기대하고 방문 하셨어도 한끼 식사는커녕 차 한잔 마실 여유도 없는때가 많은지라
아예 날 잡아서 회원님의 날을 만들기로 했지만 사실 일부러 오시기에는
제주도가 거리가 너무 멀지요?ㅎㅎㅎ...바다만 없었어도 휘리리릭...차로 달려 올수도 있을텐데...
그래도 맘이라도 달려 오시라고...그리고 제 가까이 계시는 분들이라도
하루 날 잡아서 모시고 즐거운 날을 만끽 하자고 정한 회원님의 날.
회원님의 날 공지하자 멀리서도 오시겠다고 연락을 오시는 분들은 물론
저와의 연을 귀하게 여기셔서 일부러 와주시겠다는 것이었지요.
작년에는 4월 20일경부터 귤꽃이 피기 시작하였기에
올해는 5월 5일경이면 귤꽃이 피리라 생각하고 연초부터 5월 5일 회원날이라고 공지했는데
올봄은 이상 괴상 요상한 저온현상에다가 하루건너 비가오고
애꿎은 목숨들이 바다에 수장되는, 참으로 하늘도, 땅도, 바다도 요동치는 봄이었던지라
꽃들도 피기를 거부하고 꽃눈이 시기를 놓치니 아예 잎에 양양분을 다 뺏겨서인지
상상을 초월하게 꽃눈이 없어서 귤꽃피는 5월에 축제를 벌려 보려던 것이
꽃도 잎도 앙상한 귤나무를 보며 축제를 벌이기가 도무지 않되겠기에
4월 중순경에 부득이 5월 15일로 날짜를 변경했지요.
그리고는 창고로 쓰던 것을 귤을 저장을 않기에 온돌방을 만들기로 예정했는데
언제나 예정되로 다 되는 것이 몇이나 있던지요.
아궁이방공사를 회원님날 이전에 다 해주라고 채근하였지만 공사 마무리 며칠전에 집수리 아저씨 함흥차사이네요.
작년에 이미 창고공사 할때 알아봤지만 이곳에 집수리 공사는 완공날짜가 기약이 없다는거.
공사도중에 다른데 의뢰가 들어오면 중간에 슬그머니 없어지는 겁니다.
일단 하던 공사는 누가 중간에 들어오지는 못할만큼 남겨놓고 다음공사를 잃지않기위해
그 쪽에다가 또 떠 걸어 두는 것이라 한달예정하였다면 석달이라고 생각해야
아예 속이 편하더라구요.그래서...70% 가까이 한 공사지만
마무리는 언제나 할지 모르는...아궁이 황토방 공사입니다.(성질급한 사람 뒤로 넘어가기 쉽상이지만
전 이미 이곳 생리에 어느정도 적응했나 봅니다.)
다 되면 짠~하고 보여 드릴라고 했는데 언제 완공될지 모르므로 일단 살짝만 보여 드립니다.
컨셉은 최대한 시골스럽게...입니다.
도시에 즐비한 요소들은 최대한 배제하기입니다. 그리고 농촌스러운 불편함을 살리는 것입니다.
이 방의 용도는...일단 겨울에는 귤과 귤껍질 말리기.
그리고 작년에 약속한대로 포인트 적립하여 회원님께 혜택 드리기와
저의 수호천사님들께 언제나 숙식제공해 드리기위한 전초전이지요.
잘잘 끓는 아랫목에서 이박삼일 수다로 더욱 돈독한 인연쌓기~가 컨셉입니다.
그런데...완공은 언제가 될지...잘 모릅니다.에궁.속 터져라!
회원님의 날에 못 오셔도 많은 관심을 보여 주셨기에
조촐하지만 즐거웠던 우리끼리 회원님의 날을 중계해 드려서
멀리서라도 함께해주신 맘에 감사 드리고자 후기를 올려 본답니다.
사실...몇분은 제가 은근히 담에 오시라고...
제가 덜 바쁠때 오셔야 수다를 맘 놓고 떠들수 있을것 같아서요.
대문 들어오는 입구가 공사장 쓰레기와 자료로 너저분하지만...
이쁜것만 봐주시고 ...조 위에 파라솔은 여자회원님들끼리 식후 담화가 무르익은 곳인데
그 모습은 제가 미처 사진을 담아두지 못하고 파라솔 펼치자마자 찍어놓은 것이지요.
다음번에는 황토방 앞에다가 비치해 둘것입니다.럭셔리 파라솔이건만
과수원인지라 스스로 소박해 보일라고 몸을 낮췄군요. 센스쟁이 파라솔입니당!
이제보니 너무 형형색색이군요.쉽게 말하면 겉절이인 셈인데
폼 좀 잡은 한국식 샐러드.괴기에 상추 싸먹는게 제격이지만
점 잖은 체면에 입 쫘악 벌리고 와구와구 먹는 모습을 부끄러워 하실 분이 계실까봐서리
이렇게 고기와 함께 먹는 야채샐러드를 하였는데 재료는 제가 거의 기른 것들이구요.
나름 심혈을 기울였지만...내 입에도 고기는 상추쌈에 마늘 고추 올리고 된장 발라
입이 터지도록 먹는게 제일이죵.
예전같으면 보름전서부터 김치 담그고 알맞게 익혀서 냉장고에 넣고 하느라
바빴겠지만 느느니 똥뱃짱...갈수록 귀차니즘에 몸을 맡기면서 왈.
각자 잘하는 것을 하고 전문가가 해 놓은 것을 구입만 잘하면 된다~가 지론으로 바뀌는 중.
그래도 음식 장만 할때마다 내가 미쳤지~ 남들은 약게 편하게 잘만 살든데
내가 와이리 사서 고생하노...하며 장탄식을 내뿜는다.
손님 맞을때 땀 삐질 흘리면서 허둥지둥 패션으로 한번도 우아하게
안주인으로서 맞은 기억이 없는고로 난 언제나 우아부인이 되어보나~가 소원이지만
누가 시켜서 한 짓인가. 맨날 내 좋아서 벌리는 일이라서 누굴 탓하리요.
내가 자랑하고픈건 단호박이 아니다.
저렇게 놀로리하게 잘 구은 색깔과 그 단호박과 고구마를 더욱 돋보이게하는
제주도 숨쉬는 항아리 뚜껑...내가 젤로 좋아하는 질그릇인데...
요거이 가격이 만만치가 않아서 침만 흘리고 있다. 난 역시 천상 흙과 인연이 깊나부다.
단지하나에 20만원이 넘는 제주도 숨쉬는 항아리를 꿀떡 꿀떡 침만 흘리며 쳐다보고 있다.
그래도 조금씩 모은게 벌써 10여개는 되는 듯.흙과 불의 조화에 흠뻑 빠져있다.
사실 요리는 내가 전직을 우려먹는거고...^^
나는 항아리, 목공예...이런것에 빠져있다.
한때는 도자기에 관심이 있었는데 이젠 제주도 숨쉬는 항아리에 빠져있다.
번쩍 거리지 않으면서 단아하고 흙과 불의 조화가 자연스러운 그 빛이 나를 사로잡는다.
어머나...어느새 또 반말로 독백을 하고 있었군요.헤헤..
오늘은 회원님들께 드리는 글이라서 공대를 해야겠지요.
사실... 먹기위해 만난다기보다 기회를 빙자해서 얼굴 한 번 보며 우의를 다지자는데
모임의 의미가 있겠지요. 멀리 계시는 회원님은
일부러는 오시지말고 오실 기회 있으시면 들려 주시되...
저는 이런 행사는 일년에 한번 밖에 못한답니다.
농부가 허구헌날 이런 행사하면 절딴날뿐 아니라...일에 집중을 못하니까요.
마늘...없어서는 안되겠지요.
우아하게 오븐에 구웠답니다.바로 숯불위에 구우면 겉은 타고 속은 설컹거리기 쉽상.
기술의 차이는 그런 작은 차이이지요.
사실은 집에서는 생마늘 편 떠서 된장에 콕 찍어먹지만서도...
오랫만에 탈농부하고 호텔요리사로서의 지난날을 재연출 해보았지요.
저는 버섯을 아주 좋아해요.
비싼 자연산 송이버섯은 요리사시절 먹어본후론 내 돈주고는 절대 안 먹었지만
이름도 비슷한 새송이버섯이 나왔잖아요.세일만하면 사재기합니다.
소금구이도 해먹고 장아찌도 담그고 국도 끓이고
부자들은 송이버섯으로 호사를 누리고 나는 새송이버섯으로도 입이 즐겁다...입니당.
안타깝게도 이 곰취장아찌는 이런 곳에서는 사실 빛이 별로 안나네요.
입맛없는 봄날 따뜻한 밥 한그릇에 요 곰취장아찌 하나만 있어도
밥 두그릇은 비우는데 여기서는 진가를 덜 발휘하네요.
저는 식초넣은 새콤달콤 장아찌보다 멸치 진하게 다려서 그 감칠맛나는데다가
간장과 액젓으로 간 맞추어서 담근 삼삼한 장아찌를 좋아하지요.
옛날에는 밤채 곱게 채썰고 생강채 실고추 채 썰어서 폼을 냈지만
귀찮기도 하거니와 이젠 투박한게 더 조와~~
생당귀잎은 한입만 입에 넣어도 입이 화한게
입안이 내내 달콤해요.쌈채에 쓰이기도 하는데
나는 장아찌에 관심이 많은지라...
당귀잎으로 효소 담그었다가 건진것이라 좀 달콤하지만
조금씩 먹으면 달콤 짭짤 매콤한게...아이들도 제법 먹네요.
하하하...이렇게 변했답니다.
그전에는 최소한 일주일전서부터 커운트다운을 세면서 준비를 했건만
이제는 하루전날이면 되지요.그냥 뚝딱뚝딱 썰어서 된장에 찍어 먹으면 되요.
앞으로는 이것도 재료만 갔다놓고 알아서 요리하라고 해야겠어요.ㅎㅎ...
귤밭가든 전경입니다.^^
제법...그럴듯해보이지요.ㅎㅎ...
살아있어서 우리 기쁜날, 만남입니다.
1cm넘게 두툼한 고기를(목살) 타지않게 구우려면 요령과 기술이 중요 하지요.
일단 고기가 좋아야하고
화력이 좋아야하고 장작구이할때라야 가능한 것 같아요.
처음에는 우리도 좀 태웠는데 이젠 2학년 농부가 장작구이의 달인이 되려고...ㅎㅎ...
타지않고 즙이 갇히면서 노릇하게 구워내는거...아무나 안된답니당.^^
제가 유기농귤농부라고 입이 닳도록 자랑하는데
저를 인도해주신 사부님을 모셨습니다.
em환경센타 이 영민 교장선생님이시지요.
제가 도지사라면 친환경의 농업의 메카가 제주도라며 이 영민 샘을 많이 많이 팔아먹을낀데...ㅎㅎ...
저라도 선생님의 진가를 전국방송에 알리겠습니다.
이런 분들이 계셔서 오늘의 친환경 농업이 그나마 뿌리를 지켜온 것이지요.
선생님, 감사합니다.(엎드려 절 올립니다.)
고기 좋고, 음식 좋고, 사람 좋고, 풍경 좋고, 날씨도 좋아부러~
날이면 날마다하는 행사가 아니지요.
일년에 한번쯤은 이런 호사 누려도 되겠지요.
아이들 다 크면 매일 할수도 있겠지요.ㅎㅎ...(귀찮아서도 안될지도 모르지만)
저는 나름대로 봄내 전정을 과감하게 했다고 생각했건만
선생님께서 과수원을 둘러 보시고는
시범을 보여 주십니다.
하기사...저는 무조건 햇볕 가리는 가지들은 다 잘라냈으니까요.
역쉬 선생님이십니다.나무가 모양이 딱 잡히면서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군요.
이 남자...2학년 농부.
6학년 농부에게 맨날 핀잔 듣지만
그래도 과거 23년동안 잘 나가는 호텔에서 녹을 먹던 요리사였지요.
양식은 요리도 아니여~하고 한식요리사가 잘난척을 해대지만
그 오밀조밀 오묘한 한식은 인건비가 너무 많이 들어서 호텔에서 기피하여
호텔 한식당이 사라지고 있네요.안타까운 일이지요.
양식 요리사남편 만났어도 내 평생 한번이나 얻어 먹었나~
남들은 좋겠다 말하지만 서로가 남이 해주기를 바라니 말짱 도루묵입니다.
그래도 오늘은 반디농장 회원님을 위해 장롱속에 먼지 쌓인 옷도 꺼내 입고
귤나무 숯불구이도 했습니다.
봄 내내 흙먼지 뒤집어 쓰고 몰골이 말이 아니게 노동했지만
오늘 하루 행복한 시간 가졌습니다.
멀리 계시는 궁금해하시는 회원님을 위하여 소박한 상차림을 올려 놓습니다.
요기에...된장찌게와 쑥 인절미가 사진에서 빠졌네요.
다음주에 회원님 이름건 사진 순서대로 올려 놓겠습니다.
2010.5.18 英蘭
'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묘목을 심으며... (0) | 2010.06.02 |
---|---|
하고싶은 일하기 (0) | 2010.05.24 |
남편에게 주는 선물 (0) | 2010.04.05 |
3월 폭설과 농사준비 (0) | 2010.03.13 |
명퇴후 3년째 (0) | 2010.03.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