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디농장 주식회사...제목이 아주 거창하지요?
제가 회사를 차렸냐구요? 하하하...
그렇습니다. 주식회사를 차렸습니다.^^
주식회사... 주주들이 모여서 회사를 차림...그 정도로 단순하게만 알고 있는 저...
반디농장 2농장...여러분들 때문에 수확 끝나고 발이 부르트도록 헤메고 찾아 다니다가
드디어~~~ 장만 했답니다.순전히...저를 너무 밀어 주시는 바람에...흑흑흑...
그런데 왜 기뻐하지 않고 우냐구요....글쎄 말이예요.ㅎㅎ...
5학년 농부...이제 일 무서운 걸 알아서랍니다.^^
내 무신 사명감에 불 타서...험란한 길로만...가려고 하는지...
(열흘동안 딸기풀 제거하면서 녹초가 되어 이렇게 한탄을...ㅎㅎ...)
새로 장만한 귤밭은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아서 산딸기밭이었습니다.
일부러 그런 밭을 찾아 다니긴 했지만...
지난 겨울만해도 계획이 이리 될지 몰랐습니다.
남편은 명퇴하고나서 아이들 교육비때문에 완전귀농을 많이 우려했습니다.
저희가 농사로 잔뼈가 굵은 사람도 아니고
제가 소일 삼아하던 귤농사라 전업으로 하기에는
걱정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남편이 명퇴하였지만 이제야 아이들이 초, 중, 고 생이라
진짜 아이들 교육비가 많이 들어가야 할 시점을 눈 앞에 두고 있는데
작은 귤밭만 가지고는 대책을 세울 수도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더구나 남편은 이제는 취직을 하지 않겠다하니(한다고해도 얼마나 더 다니겠어요)
제 2의 인생을 잘 설계해야만 하는 중차대한 상황이라서
고민이 깊어 갔습니다.
그러나 저의 부업 정도, 소일 삼아 하던 귤농사라하나
제가 몇년동안 심혈을 기울여서 농부로 거듭났고
그 무엇보다도...
저를 너무나도 아껴 주시고 응원해 주셨던 그 눈길, 손길을 느끼니
차마 접을 수는 없었기에 남편을 설득했습니다.
그래서...
남편을 귀농시킨 여자~~~가 되었습니다.^^
순전히...여러분들때문에...
제가 받았던 사랑을 떠올리니...
유기농 귤농부를 접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냥...이길로 가 보는기야~~~
지난 겨울 귤이 너무 부족했었다는 생각만 하고 저질렀습니다.
(사실은 엄청 고민 많았구요^^)
신라호텔 부부요리사 출신들이 그동안 쌓은 경력 다 무시하고
농부에 투신했다고 옆에서들 눈이 휘둥그레 합니다만...
이건 순전히...여러분 때문이었읍니다.^^
그래서 반디농장 주식회사가 되었습니다.
저를 마구 마구 밀어 주시는 바람에 제 2 반디농장이 탄생한 겁니다.
여러분 모두가 마음을 보탠 주주가 되신 반디농장이 된거랍니다.
원래 제 귤밭이 1300평이었는데
이제는 귤이 너무 작기도 하고 남편까지 명퇴한 상황이라
다른 길을 가지 않으면 귤밭을 늘리는 길밖에 없어서
복잡한 머리...다 가지 치고...그냥 현재 상황, 귤이 모자라다~에 촛점 맞추어서
귤 밭을 찾아 다녔지요.임대를 찾아 다녔는데
제가 원하는 밭은 어디에도 없었어요.
그러다가 할수없이(^^) 무리하지만 사는 방향으로 정하고
또 보러 다녔지만 저를 충족시키는 밭을 찾기가 힘들어서
올해는 그냥 접으려고 하는 찰라에
가격면에서 조금 세다싶은 귤밭을 남편이 보더니
맘에 들어 하는 거였어요.
저는 아주 꼼곰히 살피는 편이라 이것저것 재다가 결정을 잘 못하는 단점이 있는데
이런 절 ㅡ남편이 그러다가는 평생 못 산다면서 짜증을 내길래
농어촌공사의 장기융자를 도움받아 장만해 버렸어요.
(농어촌공사의 장기융자는 농지원부 소유하고 직접 농사지은 경력 3년 이상에게 제공)
새로 장만한 밭은 1300평이 조금 안되고 둘 합하여 2600평 정도 되니
일단 올해는 부족함 없이 보내 드릴수 있겠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이름하여 제 2농장...
은 예로부터 따뜻하여 맛있는 귤로 소문난 효돈마을에 있답니다.(효돈귤 들어 보셨나요?)
제가 귤 밭을 구입할때 조건이 있었는데
귤밭 주인이 직접 농사 지은 땅이면서 주인이 오랫동안 바뀌지 않은 땅을 찾았고
제초제를 치지않고 지은 땅을 원했습니다.
가격면에서 처음 제가 생각한 것보다는 초과하였지만
그 모든 조건에 맞는 땅이라서 만족합니다.
귤 나무 너무 너무 건강하고
이번에 딸기풀 제거하면서 살펴보니 흙도 아주 비옥하여
귤나무가 아주 건강한 것이...
전 주인이 이 밭을 많이 아끼고 정성껏 보살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어린 묘목서부터 성목이 될때까지 살뜰히 돌 보았음을 느낄수가 있었어요.
농부에게는 자식같은 나무들이었을텐데 ...
그래도...그 마음 헤아릴 수 있는 제가 다음 바톤을 이어받게 되어서
제 스스로 다행이라 생각 하였답니다.
농부의 마음도 알아주고 나무의 마음도 알아주는 사람이 저라고 생각하여...^^
제초제 않 치고 농사지은 밭이라서 맘에는 들었지만
가장자리는 아예 딸기밭이고 중간중간 산딸기가 기세 좋게 뻗어가고 있어서
봄에 빨리 제거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딸기밭이 된다는 것을 알기에
그 딸기풀 제거하는데 장장 열흘 걸렸어요.
큰 밭도 아닌데 일이 왜 그렇게 느려 터졌나~하고 선배농부 비웃지 마소.
저는 워낙 꼼꼼하게 일 하느라 ...
딸기 뿌리 남겨두면 또 살아서 번지는게 딸기풀이라서요.
(삼년만 대충하면 딸기밭으로 업종변경 해야만 하지요)
그리고 어제는 새 밭에 두번째 소독 했는데 지난번에 남편이 처음 소독하느라
군데 군데 빠진데도 있고하여 꼼꼼히 하라고 누차 강조.
1300평도 안되는 밭을 소독하는 데 장장 8시간 걸렸지요.
남들 5천평 소독하는데 걸리는 시간이지요.
제가 소독할때도 분사하듯이 하면서 나무 구석구석 들여다 보면서 하느라
남들보다 세배는 걸리지요.
언제나 어렵게 가는 저이지만 제가 소비자였을 때
정말 믿을수 있는 먹거리를 찾는 것이 너무 어려웠기에
그 마음을 기준으로하고 가려고 합니다.
딸기풀 뽑다가 더덕을 발견 했어요.
어릴때부터 식물에 관심이 많아서 웬만한 풀은 다 구별할 줄 알아서
더덕도 단번에 알아 보았는데 어쩌면 남편은 더덕을 발견 했어도
풀이라고 다 뽑아 버렸을텐데 저에게 발견되기 천만다행.
더덕 굵기가 몇년은 됐음직 했어요.
이 더덕만 봐도 몇년은 제초제를 안친게 증명 되지요?
이 더덕을 보고나니 나도 귤나무 아래 더덕을 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2농장...새 귤밭에는 맘에 드는 것이 많아요.
더덕도 있고, 달래도 있고, 부추도 있고, 한라봉 나무도 두그루 있고
달릴지는 모르겠지만 망고도 한그루...
전 주인이 많이 사랑한 밭이었음을 느낄 수가 있어요.
그리고...수십년 된 돌로 지은 관리사도 있어서...
짬이 나면...수리를 해서...방을 아늑하게 만들어볼까해요.(그런데 일이 많아서 언제될지는 미지수고요)
올해는 귤나무들이...난리가 날 정도로 꽃망울을 달고서
요 며칠사이 고온현상에 일찍 꽃망울 터 뜨리려고 하길래 어제 서둘러 소독을 했어요.
며칠후면 꽃이 난리나게(^^) 필것 같아요.(꽃이 엄청 많아요)
아마도...올해는 귤...원없이...겨우내...볶아먹고(귤껍질), 지져먹고(요리해서),말려먹고,구워먹고...
맘껏 보내 드릴수가 있겠구나~하고 안도하고 있어요.
얼마전 발표된 학설에 귤이 항암성분도 있다고 하니 올겨울...
제대로 귤축제 한번 열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원하고, 좋아하여 농부가 되었지만
수확을 하면 판매가 더 큰 고민인 친환경 농산물을
판매걱정 말라며 제 일처럼 팔 걷어 부치고
귤 수확철이면 전국각지에서 저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 귤 홍보대사가 되어 주셨기에
오늘...저는 남편까지 귀농시켜 귤농부가 되었습니다.
저도 모르겠습니다. 제 운명의 길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믿을수 있는 건강한 먹거리를, 부담없는 가격에 만날수만 있다면...
하던 소비자일때의 소망 하나를 가슴에 품고 내가 원하던 농산물을 만들기만 충실하면
판매는 알아서 해주시라며...염치좋게 예까지 왔는데
그 마음...다 어떻게 갚을수가 있을까요.
일일이 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가 통한다고 늘 믿으며 가고 있읍니다.
아무 소식도 없이 지내다가 어느날 말도없이 날아드는 택배....들!!!
그런 사랑을 제가 저버릴 수가 없어서...
온갖 고민을 뒤로하고 그냥 농부로 살기로 했습니다.
마음을 일일이 자로 재지 않고도 서로를 느낄수있을만큼
느끼고, 믿고, 신뢰하는 사랑을 배운터라
제가 보답할수 있는 것은 믿을수 있는 건강한 농산물을
우직하게 농사지어 보내 드리는 것이라 생각 했답니다.
나를 아껴준 이들을 떠 올리면서...
열배의 수고도 즐거이 감내할수 있는 마음이 되었습니다.
그 사랑을 저는 유기농 귤로서 갚겠습니다.
여러가지 계획이 있는데 이 글 올린 오늘까지...
봄 내내...끝이없는 일로 피로가 누적되어 녹초가 되어 있어서
글에서 흥이나지 않는군요.
겨우내 수확, 판매등 피로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서
새 귤밭찾아 삼만리...밀린 일등등...
갱년기와 겹친 몸 상태...쉬이 회복이 되지 않습니다.
올 가을에는 좀 더 제대로 된 축제를 열것입니다.
조금씩...변화해 가는 반디농장...올리겠습니다.
말이 필요없는 우리 사이...
그 사랑을 간직하고...
변함없이 뚜벅뚜벅 걸어가겠습니다.
2009.4.18. 英蘭
다음편에 회원님 나무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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