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다

밀린 6월 일기

by 농부김영란 2007. 7. 6.

 

바쁘다...를 입에 달면서

내 무심함을 용서해달라 지인들께 입버릇처럼 말하고 살고 있기에...

무슨 큰 농사를 짓기에?...그렇게 물으신다면 면구스러워질 뿐인데...

정말 시간이 화살처럼 날아 가는것 같다.그냥...허겁지겁...그렇게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오늘은 명분(^^)있게, 공식적으로 푹 쉬고 있는 중이다.귤밭 소독후나, 예초를 하고 나서는

한 사나흘은 또 꼼짝 못하고 골골 대느라 가는 시간들까지 바쁘다에 귀결하니

나는 늘, 시간에 쫓기는 바쁜 사람인양 대외적으로 공표(公表)하고 있다.

어제는 하루종일 소독을 했으니, 오늘, 쉬지 않으면...더 큰 탈이 나니까

오늘은 공식적인 휴일인 셈이다. 이제 내 몸의 상태를 알기에 내가 조절해 가면서 간다.

장마중에 잠깐이라도 반짝하는 날은 비상대기하고 있다가 소독을 잘 해야만 상품을 만들수가 있기에

오늘 비 온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잠깐 해가 나는 것을 보고 만사를 제치고 귤밭으로 달려가서

10시 30분 부터 저녁 6시 30분까지 하루에 다 마칠려고(보통 이틀에 나누어 하는데)

점심도 거르고 기를 쓰고 소독을 치른 다음 날이라 몸은 천근만근인데 눈은 말똥 거리니

그동안 밀린 블로그 안부 일기도 써야만...혹시나 내 안부를 궁금해서 들리시는 분들께

덜 미안할 것 같다.거미줄 치는 블로그임에도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지인들께 죄송하여

밀린 안부 인사를 올린다.(5일)

.

.

.

(6일)

그런데...이글을 쓰다말고...또...여러가지 일들이 찾아와서...

하루 뒤인 오늘에야 다시 컴에 앉게 되었으니

이러니 내 블로그가...도대체...이렇게 불성실 할수가 있나...스스로 미안하기 그지없는 요즘이다.

지인들은...내가 명퇴에 관한 무거운 글을 올린뒤라 걱정하다못해 전화까지 주시기도 하고

메일도 주시기도 하나...실은 단세포 구조인 나는 그 사실을 이미...과거로 잊은채

바람처럼 내달리고 있는 중이다.현실에 출사표를 던진 것은 아니고...

내 편한대로...우선은 당장...미처 누리지 못한 것들을 시한부 인생처럼 누리고자

서두르기 시작해서 마음이 바빠졌고,또 재충전을 충분히 한 후 질주해야만 할 미래를 위해

나름대로 준비운동에 들어가서 마음이 더 바빠졌기 때문에...

늘 그렇듯...내가 무심한 듯 보이더라도...언제나 그 자리에 계셔 주셨으면 하는

염치없는 바램을 혼자 하면서...그렇게...정신없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큰 집 조카의 결혼식이 있어서 우리집 대표로(^^)로 사흘동안 서울에를 우렁각시처럼 다녀왔다.

다섯식구인 우리 가족이 한번 이동하면 비용이 만만치를 않아서 내린 결론...집안 대소사에

가족대표 한사람만 파견키로...이곳 제주도에 오고나서 한번도 육지행을 못한 아이들이

아우성이지만...치명적인 가정경제를 생각하면 호사를 부릴 수가 없다.

얼마전 남편은 명퇴발표 이후 바람 쐬고 오시라하여 한바퀴 돌고온지라

이번에는 내가...하면서...3일을 비우는 동안 만반의 준비를 해두고...서울로....

그 갑갑하던 서울이 이젠 슬슬 그리워 질려고 하는 것을 보니...어언 제주도살이 4년째이네.

 

새신랑 새신부의 함박웃음이...이미...한물간(^^) 헌댁이 보기에 마냥 부러운 모습이다.

나도 저 시절이 있었는데...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행복하게, 건강하게 자~알 사이소~~~하며

작은 엄마로서 절값도 주고...새출발하는 젊은이들을 맘껏 축복해주고 돌아왔다.

 

 

 

아주 잠깐의 짬이 있어서 친구를 만나러 개포동으로 가는 길...도곡전철역에 내려서 나와보니

오모나...그 유명한 <타워팰리스>로구나. 고개를 쳐들고 디카를 하늘로 들이댔다.

그위용이라니...검색해보니 100평이 넘는 평수에 50억원 수준이라...으억~~~~

1억짜리 로또 하나만 붙어도 운명이 달라질것 같은 이 서민에겐...감히 상상이 안가네.

내 눈으로 실물을 본 것만으로도 자랑거리라며(^^) 뒤로하고 총총....

저곳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꿈을 꾸면서 살고 있을꼬?

 

 

 

 

 

지금까지...내 블로그의 등장 인물은 거의 실물을 알아볼똥 말똥하게(ㅎㅎ..)

그렇게 올렸는데 이번에 올리는 jj님의 사진은 그 웃음이 너무나 해맑아

혼자두고 보기에 너무 아까와서 이렇게 올립니다.^^ 

"jj 언니, 괜찮지요? 이런 백만불짜리 웃음은 널리 전파해야만 할 가치가

있다고 여기기에 허락없이 올립니당.ㅎㅎ.."

블로그의 오랜 친구 jj언니가 미국에서 제주도까지 오셨기에 이젠 영락없는

촌아지매임에도 불구하고...달려나가서 뵈었다.제주시에 사시는 나무의자님, 유메미루님과 함께...

은근히 낯가림이 심한 나인지라 그동안 특별한 느낌이 오는 사람들만 만났는데

이번에 만난 블로거친구님들도 모두...감동이 오래하는 블로거들이셨다.

 

 

 

 

 

 

이 두 부부...나는 인간극장에서 만났었는데 여운이 오래가는 부부였었다.

그런데 제주도에 와서 정착했다는 소식을 제주도언니(내 가이드^^)가 전해 주었다.

빅뉴스...밭일을 접어두고 따라 나서서 기어이 만나 봤다.

특별한 사람들...색깔있는 사람들,향기있는 사람들...

지루한 일상에 한줄기 빛같은 느낌이 오는 사람들이 있다면...어디든 달려 가리...하면서...

그들은 해 맑았다. 내가 다시는 돌아 갈수없는 그 느낌을 그대로 가지고서...

세 아이 주렁주렁 매달린, 일상에 지쳐, 꿈도 아득한 난...그냥...그런 사람들을 가끔씩

느끼는 것으로...그렇게 나를 달래면서, 위안하면서...그렇게 살아 가야지.

 

 

흠~..나도 한때는 고상 한 적이 있었다오.

나도 한때는 내 존재 가치를 명품화 시키고자 기를 썼던 적이 있었다오.

내 작은 일상에도 의미를 부여하며 독특한 색깔을 뿜어내며 살고 싶었었다오.

내 아이들도...절대로 후줄근하게 키우고 싶지 않았었다오.

물질적으로 풍요해서가 아니라 정신적으로 드 높은 품격을 가진 아이들로 키우고 싶었었다오.

그래서, 박봉을 쪼개서 아이들에게 그림을 느끼게 하려고 애썼고

악기 하나라도 멋지게 연주하고 음악을 느끼고 즐길수 있도록 하고자 했었으며

메마르고 건조한 사람이 되지 말고 촉촉한 감성과 창의적인 사람이 되기를 소망 했었다오.

그 어떤 자리에 있더라도 그림을 볼 줄 알고, 느낄줄 알고...

그리고 그것이 생활이 될수 있기를 바랬었다오.

아이들 나이에 집이 기우뚱하여 꿈과 현실에서 심한 괴리감을 느끼고 방황했던 엄마이기에

내 아이들에게 엄마가 느낀 그런 시련을 주고 싶지는 않았었다오.절대로.

 

그런데...그 중차대한 시점에서...내가 부모로서...우두커니 그 자리에 서있게 되었구려.

내 부모가 허물어 졌던 그 시점에 내가 서 있구려.

 

아이들아.....내 아이들아....엄마가 살아있는 동안...너희들에게 햇살같은 행복만 주고 싶은데...

 

그래서...맘을 다지고 또 다질수 밖에 없는 에미가 되었구나!

 

 

 

 

2007.7.6英蘭

 

 

 

 

 

 

 

'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블로그 인연  (0) 2007.07.29
엄마는 개학 中...  (0) 2007.07.25
두려움과 마주하고...  (0) 2007.06.16
명퇴  (0) 2007.06.06
와산돌담집  (0) 2007.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