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루가 다르게 귤이 노란 색깔을 내고 있다.
수확을 앞두고 상품이 얼마나 될른지를 살펴 보았다.
파란색일때는 자세히 보이지를 않더니
노랗게 익어가면서 겉 표면이 깨끗하지 못한 것이 많이 보인다.
각오를 하긴 했었지만...그래도 걱정이 안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소비자였을 때를 생각하며 최소한의 약을 치고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겠다고 다짐했건만
막상 상품이 되지 않았을때의 판로는 막연하기때문이다.
친환경 약제로 그것도 권장량의 절반의 횟수에...
남들은 한번 칠때도 여러 약제를 섞어서 친다는데
나는 잘 모르면서도 한가지 약제만 고집하여
속으로는 내심 걱정이 되기도 하였었다.
갑자기 줄여 1/3정도의 소독에,
올 여름엔 비가 매일 오락가락하여 소독직후에 바로 비가와서
다 씻기어도 난 다시 소독하지 않고 그대로 두었었다.
(대부분 다시 소독한다거늘)
모험없이 어찌 이루랴하며...
역시나 오늘보니...겉표면으로 상품을 친다면 10-15%정도밖에 안될듯하다.
간이 부은 나같은 사람이 할 모험이라며 한숨을 고르었다.
제초제없이 몇회나 풀을 뽑았고(이 수고가 만만치 않았다)
최소한의 저농약으로 내 신념을 지키고자 모험을 택했지만
그래도 걱정이다.나는 늘, 편하게 가는 길을 마다하고
내 고집으로 힘든 길을 선택하여 몇배나 수고하고 힘든 길을 걸어 온것 같다.
저농약을 하겠다고 각오할때는 호흡을 크게 쉬어 놓고도
막상...그래도 우려가 된다.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일에 참여까지 하게 된 나.
내가 간절히 찾던 건강한 먹거리를 내가 직접 생산하겠다며 덤벼든 나.
소신을 세우며 산다는 일은...적당히 타협하며 사는 것보다 몇배나 힘이 든 일이다.
표면으로 분류하자면 최상품이 될만한 것은 10%정도이고
일반적으로 보통 판매할수 있는 것은40%정도이고
비상품이 될것은 40-50%정도 될것 같다.
맛으로 분류하자면 좀더 관찰해야 할것 같다.(앞으로의 기후,일조량 등등)
수입으로 환산하면 내 노력의 인건비도 나올지 의문이지만
내 소신과 꿈이 크게 흔들리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가까이서 보지 않고 멀리서 보면 이렇게 풍요한 풍경이라 가슴이 벅차다,
올 일년 무지하게 흘린 땀의 결실이라 여기니 마냥 이쁘기만하다.
사진은 탐스럽게 달린 것만 찍어서 더욱 풍요하게 보이지만
실은 해거리를 하는 나무가 상당히 많다.
해거리를 하는 나무는 거의 비상품이 될 왕과들이다.
그래도 올해는 내가 열심히 노력하여 지은 농사라
수입에 연연치 않고 기쁠것 같다.
농사를 직접 지으면서 농사가 아이 키우기와 너무나 비슷하다고 여겼다.
2006.11.1英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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