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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같은 비가 내리는 날.

by 농부김영란 2004. 6. 24.

들리는 소리 하도 어수선하기만 하여 신문도 뉴스도 잘 보지 않는 나.

어제도 상황도 모르고 수다를 떤다고 글 올리고 요리 이야기라

뉴스레터까지 발송하고 돌아 서려다 다른 칼럼에 가보니 온통

김 선일씨 이야기...피가 거꾸로 솟는 듯 했습니다.

이 마당에 뭣 모르고 수다 글을 올린 것을 메일을 발송한 뒤라 줏어 담을 수도 없고...

하루 종일 그 꿈 많던 청년이 참수형을 당한 모습이 떠올라서 아무 일도

할수 없었습니다.너나없이 이 현실에 분노하고 지탄하고 애통해 하니

말 하나 더 보탠다하여 슬픔이 줄어 드는 것도 아닌지라...

손님맞이 준비는 해야 하는데...손이, 마음이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힘없는 내 나라 백성으로 태어난게 김 선일씨의 죄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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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보태고 싶지 않지만...누군가를 향해서 울분이 터집니다.

누구라도 전쟁을 옹호하고 일으키는 사람을 지탄 합니다.

할 말 엄청 많고 목소리 드 높이고 싶은 것을 간신히 자제하며.....

 

 

 

 

 

어제부터 일을 손 놓고 있어서 오늘 할 일이 많은데

아침에 막내 예인이가 현장 학습으로 오일장을 걸어서 간다하니

아이를 보내 놓고 걱정이 되었다.내가 지난 번에 한번 가 보았더니

족히 3km는 되지 싶고...가도 가도 끝없이 느껴지던 거리이던데

예인이 이 빗속에 잘 다녀 올 수 있을까 걱정이 되는 것을

걱정 말고 일하자고 일을 손에 잡아도 마음도 여전히 뒤숭숭...

안되겠다...나가서 바람이나 쐬고 기분 전환하여 모자라면 밤 새지뭐...하며

서둘러 뒤 쫓아 가보니 이미 아이들이 떠났는지 교실이 텅 비었다.

어디까지 갔을지 몰라 일단 택시를 타고 아이들이 보이는 데까지만

태워 달라 했는데 오일장 도착할 때까지 아이들이 보이지 않는다.

시장에서 돌아 다니다가 조그만 아이들을 발견 했다.

1교시부터 출발 했나보다.시장 구경하고 물건 사는 것을 배운다고

2000원씩 낸다하여 주었는데 돌아 다니다가 보니 아이들이 아이스크림

아줌마 앞에 긴 줄을 서 있고, 하나씩 꼬치들을 먹고 다니며

시장에 흩어져 있었다. 나도 서둘러서 장어가 부족한 듯 하여 마침 장어처럼

보이는 것을 달라하니1kg에 13000원이라하여 내가 10000원에 주라하자

11000원에 4kg을 달라하고 배 갈라 달라고 하자 껍질을 벗긴다 한다.

그래서 장어 구이 하게 배를 반으로 가르고 뼈를 발라달라하자

이것은 장어(아나고)가 아니고 꼼장어라 한다.에구...비슷하게 생겼구만...

할수없이 도로 내려 놓으라하니 미안하여 오징어를 달라 하였다.

2만원어치 사니 제법 들기가 무거웠다. 오징어를 사다가 얼핏 보니

멀리서 예인이같은 아이가 보이는 것 같아 달려가보니 다른 아이다.

내 아기는 어디에 있을꼬, 뭘 사고 있을꼬...고슴 도치 에미는 눈이

내 아이 찾기에 사방을 두리번 거려도 안 보인다. 

아이들이 거의 안 보이기에 또 갔나부다 싶어서 부랴부랴 차 타는 입구로 나오니

모여서 줄 서있는 곳에 예인이 맨 뒤에 서있는 것이 보였다.

다가가서 주변 친구들에게 뭘 샀냐고 물어보니 오이, 감자...이런다.^^

남자 녀석들은 주로 과자만 물고 어슬렁 거리두만 여자 아이들이라...^^

비가 너무 많이 쏟아져서 아이들이 걷는게 무리인지라 선생님 인솔로

아이들이 버스를 타기 시작 했다.걸어가면 이 고슴도치 에미도

뒤 따라 가려 했는데...^^

아이들이 떠났길래 모래 집들이에 쓸 수박 두덩이를 샀다.마트보다 싸게 부르길래...

 

 

역시 시장에 오면 사람 사는 내음이 물씬 풍긴다.

내가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이런 좌판에서 노점상을 해 보는 것인데

실은 자신이 없다.성실한 노동으로 사는 길...

삶이 내용없이 허영스런 사람들이 말로만 번지르르한 예를 무수히 보았기에

비록 세련된 외모와 말은 못해도 진솔하게 살아가는 우리네 이 평범한

사람들을 만나면 난 내 삶을 뒤돌아 보게 된다.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지...

힘들땐 시장을 가 보라는 말이 있다.

말로서 죄 짓지 않고, 행으로 묵묵히 성실히 살아내는 사람이 그립다.

오일장을 다녀오니...무겁기만 하던 내 마음이 다소 진정이 되었다.

 

살아있는 나는 또 살아 내어야 하지 않겠는가?

비운의 젊은이가 흘리는 눈물같은 비가 하염없이 내리고 있건만,

나는 또 살아 내어야 하지 않겠는가~~

아프고, 슬프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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