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8일.어버이 날!
내 생에 가장 화려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이곳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어버이날 조용필 컨서트가 열린다는 홍보물을 보고
그동안 조용필씨의 팬이었지만 한번도 라이브 무대를 가보지 못했던 나로서는
다른 어떤 가수보다도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조용필씨의 라이브 콘서트가
이곳에서 열린다는 소식에 설레고 들뜨기 시작했습니다.
남편 들으라고...매일 "단발머리""고추 잠자리"를 흥얼대며
아이들과는 "여행을 떠나요"를 단체로 읊어 대었지요.^^
그동안 아이들이 어려서 문화 생활 한번 제대로 접하지 못하며 살아온 것이
많이 아쉬웠는데 지척에서 이런 행사를 한다니...
마치 내가 여고 시절로 돌아간양 흥분되기 시작 했습니다.
오빠~를 외치며 아우성 치는 아줌마들이 볼성 사납게 보이던 것이...
웬지 이제는 그들의 그 흥분과 즐거움을 이해할 것도 같았습니다.
끝내 남편이 지원해주지 않으면 내 비자금이라도 쓸 생각이 몽실몽실 솟았는데
여리고 착한 효녀 예슬이...그동안 짠순이 소리 들으며 주는 용돈도 안쓰고
모으기만 하더니 6학년 졸업식때 받은 장학금과 합하여 엄마 아빠 어버이날
조용필 콘서트 다녀오라 하네요. 에고~ ...개 코에 밥풀을 떼어 먹지...
그러면서도...가슴 찡하게 감동 하였지만...철없는 에미...그 돈이 어떤 돈이라고
낼름, 얼씨구나 좋다하고 받을 수가 있겠습니까?
나도 이 날까정 개미 허리 뺨치게 내핍하고 살았으니 한번쯤 날 위해
화려한 외출을 한다한들 누구에게 미안 할것도,캥길 것도 없건만...
동생들에게 눈깔 사탕 하나도 잘 안사준다 원성 듣는 예슬이를 알기에
예슬이의 돈은 일단 받았다가 다시 돌려 주는 것으로 각본을 짰습니다.
일단 그 마음이 갸륵하야...
예슬이의 마음을 봐서라도 콘서트에 가자고 남편을 설득(?)하여
예슬이의 계획은 일등석 2장을 사는것이었는데 우리가 이코노미석 5장을 사서
아이들과 다함께 보았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것 같아서...
그 밤...정말 아름다운 시간이었습니다.
환희와 열광...흥겨움의 파도.
월드컵 경기장을 가득 메운 2만여 관중의 열기와 조용필씨의 호소력 깊은 가창력,
웅장하고 환상적인 입체 영상 무대가 조화를 이루어
방송으로 보던 것과는 너무나 다른 열광의 도가니였습니다.
해맑으면서도 삶의 고뇌가 어린듯한 그의 표정.
깊은 울림을 가졌으면서도 천상의 목소리인듯 맑고 신비한 목소리.
노랫가사로는 쉽지 않은듯한 가사지만 그에게서는 영혼을 울리는 노래가 되어 나오는...
두시간 넘게 쉼없이 열창을 하는 그의 열정과 에너지.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그룹의 이름처럼...정말 위대한 가수라 생각 합니다.
올 봄은 많은 변화와 경험을 하였습니다.
귤밭을 사서 경험도 없이 씨름 하느라 봄날이 어떻게 갔는지 모릅니다.
날 맑은 날이면 마음이 먼저 밭에 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혼자서 귤밭을 감당하려고 이리저리 수소문하면서 동동걸음을 쳤는데
아무래도 올해는 경험자에게 배워가면서 익혀야 될것 같아서
도와 주실 분을 찾아서 한시름을 덜었습니다.저농약으로 할것이지만
갑자기 무농약으로 가는 것은 유기농이 아니라 방치라 여겨지고
수세가 약한 나무들이 견디지 못하고 나무만 상하게 할것 같아서
일반 농법으로하되 최소한의 약으로 관리하려고 결정하여
도와 주실분에게 누차 제 취지를 이야기 했습니다.
풀도 내가 다 뽑을테니 제초제도 안된다하고 며칠 풀을 뽑다가
그냥 초생재배로 가보자고 꾀를 내게 되었습니다.
미생물 농법에 의하면 일부러 초생 재배를 한다하나 제 생각에는
할수만 있다면 풀을 뽑아 주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생각 되었습니다.
풀을 뽑다보니 끝도 한도없이 일이 이어질 것 같아서...^^
귤 나무는 처음 만났을때의 초췌함(절반 정도가)을 떨치고 이제는
건강을 많이 찾은 모습이 제게도 역력한데 처음 저희밭을 보았던 지인들도
이구동성 그렇게 말합니다.나무가 살아 났다고...
밭에만 가면 유심히 나무들을 일일이 살펴 봅니다.
하루가 다르게 건강을 회복해 가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는 겨울이 길고 늦게까지 추웠어서 이제야 귤꽃이 한창입니다.
해 걸이를 하는 나무들도 꽤 있어서 잘 관찰해보고 있습니다.
밭에만 가면 한바퀴 다 돌면서 나무들의 자라는 변화를 관찰 하는데
그새 없던 새둥지 두개를 발견 했습니다.지난번에 보았던 새둥지는
웬일인지 아래로 떨어져 있었습니다.아주 튼튼해 보였었는데...
이번 새둥지는 작은새둥지인것 같습니다.
새둥지 근처에 가니 어디선가 맑고 예쁜 새소리가 요란한 것을 보니
그 새의 둥지인가 싶었습니다.
알을 낳아 부화하는 모습을 볼수 있다면 하고 바래 봅니다.
제가 심은 쑥갓과 열무를 김치를 담그었습니다.
디카를 잊고 갔어서 밭에서 찍지 못하고 할수없이 집에와서
사진을 찍어 보았습니다.열무는 벌레들이 기세좋게 달려들어서
애간장을 녹이는데...마음을 비우기로 하였습니다.
집옆에 밭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매일 일일이 벌레들을 다 잡아 주기란
아무래도 욕심일것 같았습니다.처음에는 벌레들을
능지처참을 할까, 분서갱유를 할까, 아니면 물고문 익사 시킬까
내꺼 다 먹는다고 눈에 쌍심지를 켰는데...저 배추벌레들이
또 예쁜 나비가 되고...생태계의 순환이 그렇게 이루어 지는 것이니
나 또한 자연의 일부일 뿐...그렇게 도통한 사람처럼 여유로와 보기로 했지만
주변 벌레들이 다 몰려 왔는지 구멍이 숭숭하고 반쪽이 나서
판다고 시장에 내 놓으면 팔릴까 싶네요.(난 그런것을 찾지만)
그래도 솎아내니 김치통으로 하나 가득 합니다.
봄에 싹이난 마늘을 심었던 것은 다 썩었는지 실패했고
씨 뿌린 상추는 더디게도 올라오고,그동안 비도 잘 안와서인지
자라기도 아주 더디네요. 다음에는 꼭 디카를 가져가서 찍어 올리겠습니다.
모종으로 산 토마토는 벌써 꽃이 피고 자리를 잡아서 기대가 됩니다.
엊그제 단비가 와서 그동안 메말랐던 땅을 촉촉히 적셔주었으니
성큼 자라 있을것 같습니다.
이곳에 미리 이사와서 고사리 밭을 알고 있는 이웃을 따라서
고사리 밭에서 고사리도 꺾어보고 두릎밭도 발견하여
잎사귀가 여린 잎을 따서 나물처럼 무쳐도 먹고 말리기도 하였습니다.
일 하느라 때를 놓쳤던 쑥도 국 끓여 먹을 분량은 삶아서 냉동 시켜 놓았구요.
아쉽게도 쑥차나 쑥떡을 할것을 저장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쑥 엑기스도 있다는데 밭일에 밀려서 시간을 놓쳤습니다.
그리고...꼭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절실하게 여겨져서
드디어 제가 운전면허 학원에 등록 했습니다.
1종 보통...필기 통과 하였구요. 아직 기능 연습중입니다.
운전면허에 얽힌 기계치 아줌마의 이야기는 또 다음에 하겠습니다.
코믹 드라마가 전개되고 있다면 짐작이 가시겠지요?
마음은 벌써 트럭을 몰고 서귀포 시내를 누빌 부푼 꿈에 젖었지만
뻣뻣한 몸과 머리는...장님 문고리 더듬는 식으로 헤메고 있답니다.
나와 비슷한 시기에 한 젊은 이는 옆에서 쌩쌩 잘도 달리고 있더만요.
바쁘다는 핑계로 블러그는 많이 게으름을 피웠습니다.
운전 면허를 배우고보니(이제야 배우면서...)
일시정지의 필요성을 생활에서도 많이 느끼네요.
내 마음이 과열될 때는 "일시정지"
열을 식히고 쉼호흡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는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좌충우돌 운전면허 따기를 올리게 될것 같습니다.
운전을 배우게되니 모든 운전 하시는 분들이 위대해 보입니다.^^
절 기억 하시는 모든 분들께...늘...감사하다고 마음 전합니다.
님도...언제나, 어디서나...꼭 행복 하셔야 합니다.
우리, 살아 숨쉬는 매 시간마다 행복해지기위해 노력 합시다.
2005.5.19.英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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