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오셔야 대청소를 하게 된다.
지난 화요일 농업기술센터에서 1년동안 귀농교육 받은 사람들 수료전에
선진농가(?) 벤치마킹으로 우리귤밭도 견학일정에 있다고 연락을 받았다.
4농가 중 우리는 유기농 농장 견학장소인데 손님들이 오신다하니
어수선한 주변 정리하느라고 빡세게 일했다.
장마전까지만 해도 귤밭을 꽃밭으로~ 하며
자랑질 남발하며 돌보았는데
장마부터 폭염까지 이어진 여름 지나오면서
손 놓았더니 순식간에 귀곡산장으로 되어서 내 영역은 아예 쳐다보기 싫은 곳이 되었었다.
거기에 태풍까지 휩쓸고 간 내 꽃밭과 콩밭은 나몰랑 밭이 되었었는데...
이런 귤밭을 누가 견학 온다고라?
꽃들은 풀속에 갇혀서 꽃밭인지 풀밭인지 분간이 안가고
올해 나의 최대업적이라던 콩밭은 콩꼬투라까지만 맺고는 알이 들지 않아서
결실까지 가지않고 자랑질하다가 납작코가 되는 경험을 또 하게 되었다.
약도 안 치고, 퇴비도 안 주고...그러고도 결실 하기를 바란 내가 잘못이던가?하는 깨달음.
(귤밭은 유기농이라고 해도 유기농 자제로 열심히 소독도 해주고 퇴비도 준다)
암튼...벼락치기 공부하던 내 습관은 평생동안 고질병처럼 따라 다닌다.
엉망개판이 된 꽃밭을 어찌 보여 줄 수가...하면서 미친듯이 이틀간을 일했다.
콩 다 뽑고~ 무너진 돌 담 쌓고,꽃밭 다 예초 하고...
(남편이 돌 본 귤밭은 괜찮은데 내가 관리하던 영역이 문제였다)
남편과 내가 손발을 맞추면 역시...우린 콤비다~ 싶다.^^
일의 진전이 보인다. 사람 손이 무섭네~하며...
말끔해진 주변을 보며 므흣...
막상 견학 당일날은 비가 쏟아져서 견학도 못하고...
버스 두대로 온 견학생들에게 남편과 내가 나누어서 버스에서 농장 이야기 간단하게 했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 내가 먹고 싶은 귤을 생산했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찾아 나섰지요.
만들어 놓은 길을 걸어온게 아니고, 길을 만들어서 걸어 왔어요."
"
덕분에 귤밭은 청소를 환하게 하여 속이 시원해졌다.
하여간에 손님이 오고 볼 일이다.
8월까지 이랬던 콩밭이...
알을 맺지않고 빈 쭉정이라...다 뽑았다.
콩퇴비로 만족하기로....
나는 낫으로 정리 해주고 남편은 예초기로 풀 깎아 주고...
말끔해진 콩밭...
이제라도 또 우리밀을 심어 봐~~~??
또...심기만 잘하는 마음이 모락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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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장마전까지만 해도 꽃 피고 지던 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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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지나면서 풀이 일주일에 한길씩~~~
에라 모르겠다 손 놓아버린 꽃길과 텃밭을
그냥 예초기로 확...날려 버렸다.
귤밭 입구 돌담아래 핀 갯쑥부쟁이가
그나마...자태를 뽐내주고 있다.
꽃밭관리도...참...어려워~~~
그래도 귤밭에 주인공 귤들은 잘 자라주고 있다.
반디유기농귤은 조생종이라는 겨울철 귤이라서
11월 20일경부터 수확하게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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