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중 가장 큰 명절
설날 아침입니다.
새해(2014년)에도 건강하시고
만사형통 하시기 바랍니다.
*************************************
저는 아무것도 안하고(^^) 맘껏 휴식을 취하는 명절을 맞고 있습니다.
남편과 막내, 큰 아이는 서울 큰집에 갔고
저는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인지라
둘째아이와 그렇게 보내고 있습니다.^^
쉬고 싶다는 열망을 설날 아침에 실현 중입니다.
회원님 귤 5차까지 무사히(^^) 내보낸 상태라서
몸은 녹초가 되었지만 마음은 책임 완수하여 뿌듯한 상태입니다.
지난 겨울 귤축제 마감 인사를 새배 겸 드리려고 합니다.
고단한 몸을 서서히 이완시키며,
눈을 감고 한분 한분 회원님을 떠올려 봅니다.
일일이 택배 운송장을 쓰면서
귤보낼때마다 귤편지를 쓰면서
남편과 저 둘이서 농사 지은 귤에다가
마음까지 채워서 보내곤 하였습니다.
이제 돌아서면 봄 농사 준비에 바로 들어가야 하는데...
그렇게 봄 시작되기전부터 자식처럼 돌 본 귤을 내보내면서
귤에 실어 보내는 내 마음까지 오롯이 전달 되기를 바랬지요.
마음과 마음이 통하기를...
그렇게 기도하며 내보냈었습니다.
지난해 겨울은 하늘에 감사한 겨울이었습니다.
날씨가 많이 도와주어서 수확이 더디어도 큰 탈없이
끝나게 해 주었습니다.
2012년도에 귤이 모자랐던 것도 보충해 주었습니다.
5차귤도 싱싱한 귤을 내 보낼 수가 있었습니다.
해마다 기상 상황이 다르니까 이제 우리 회원님들은
귤마다 다르고, 밭마다 다르고, 시기별로 다르고...
그 모든 상황들을 이해해 주실 것입니다.
때때로 현지상황을 잘 모르시고는
내 맘대로 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음을 이해해주시지 못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거의 대부분의 우리 회원님들은 저희가 얼마나 고군분투하며
귤을 내보내는지를 알아 주시기에
힘든 순간도 추스리며 나아올 수가 있었지요.
귤꽃 피고나서 200여일을 햇살과 바람과 이슬과 달빛 별빛
서리와 눈을 맞으면서 만들어낸 옹골찬 비타민의 결정체인 귤.
그 귤이 우리 회원님들의 겨울 건강을 지키는
든든한 건강지킴이 역활을 하였으리라 생각하니
농부의 소임을 다했음에 뿌듯합니다.
지난해는 90년만의 가뭄이 찾아와서
제가 농사지은 이래 가장 애 타는 여름을 보냈더랬습니다.
보름간 물을 주며 귤나무를 살리려고 투혼을 불사른 여름이었습니다.
고사 직전에 비가 와 주어서 귤 나무는 살아났고
아슬아슬하게 태풍도 비껴가 주었습니다.
큰 고난 후에 감사하는 마음을 일깨워주고
자연은 저희를 더욱 겸허하라고 일러 주었습니다.
귤나무가 살아난 것 그 자체만 하여도 너무 감사하다 생각 되었습니다.
그런데 가을이 되자 가뭄에 놀란 귤나무가 비가 올때마다
몸에다가 물을 비축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상과는 달리 귤이 커지기 시작했고 귤맛은 물맛이 되어서
수확기에 또 애간장이 녹았습니다.
저희는 어떤 인위적인 방법을 가하지 않고
자연이 주는 최대한의 생명력을 담은 건강한 귤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귤맛이 없으면 입이 거부하는지라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그래도 그 여름의 큰 시련 후 가을날도 좋았고
겨울날까지 좋아서 귤맛은 점점 더 개선되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귤이 새콤 달콤 진한 맛이 특징인데
물을 많이 머금은 탓에 산이 다 빠져서
제 입에는 심심한 단 맛이어서 걱정 했었는데
신 맛 싫어 하시는 분들은 아주 좋아 하시고
신맛이 없어서 심심하다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지난해 귤맛은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해였습니다.
귤맛이 있고 없고를 결정하는 최고의 조건은 자연이 하는 것이고
제가 할 수 있는 정도는 완숙과를 따고
땅을 살리는 거름을 주고
(화학비료, 화학농약 안치고)
미생물과 천연 미네랄을 주고
귤나무가 행복한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그중에서 제가 가장 차별화 하는 것은 완숙과를 따느라고
겨우내내 귤을 따서 저희도 일에 지치고 귤나무도 지치지만
그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습니다.
1월 중순에 귤 따주러 오시는 분들이 지금도 귤 따러 간다고 하면
아무도 안 믿는다고 하십니다.
(그러다가 지난해도 일부 동해를 입었지요)
유기농 농사도 만류하는데 저처럼 이렇게 늦게까지 따서
이듬해 심하게 해걸이를 하는 경우는 누가 봐도
무개념, 바보 농사꾼으로 비춰질 일입니다.^^
그래도 그것이 최선이다 고집하며 여태 그렇게 왔습니다.
농사꾼은 미련하고 바보스러운데가 있어야 한다~는
내 안의 소리가 점점 고집쟁이 유기농농부로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도 저희 부부는 온 몸으로 일을 해내었습니다.
귤밭이 네곳으로 나누어져 있어서 시설화를 한곳에 할 수가 없어서
모든 것을 몸으로 감당해야 하는 시스템이라
남편은 인간 기중기 역활을 하였습니다.
지금까지는 저의 역활이 컸지만
이제부터는 남편 이성호씨의 공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맘때가 되면 녹초기 되어서
내가 왜 이렇게 진을 빼며 농사 짓나~하고
스스로를 개탄하기도 합니다만
다음해가 되면 또 그렇게 하곤 합니다.
미리 따서 저장 하라고 하지만 저장의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장약 치지않고 한달이상을 생물이 견디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겨우내내 우리 회원님들을 귤로서 행복하게 해주자~하던
그 마음의 약속을 지켜 내려고 온갖 시행착오를 하며 왔습니다.
2012년도에서 2013년도로 함께 해오신 회원님께는
특별히 감사한 마음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은 어려울 때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 보게 되는 것인데
저희가 2012년 겨울 5차귤이 모자라서 난감하던 차에
회원님들이 무조건 제 결정에 따르겠다고 하셔서 감동 하였습니다.
그리고 5차귤을 좀 늦게야 내보내면서
날씨가 추웠다가 갑자기 너무 따뜻해지니 귤이 마구 녹아 내렸었지요.
그 상황에서 그 모든 상황도 다 함께 감수해 주셨던 고마운
회원님들을 저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가 애간장이 녹고 낙심천만일때 마음으로 함께 해 주시고
그 모든게 다~ 저의 잘못으로만 이루어진게 아닌
불가항력적인 상황일 수도 있음을 이해해 주시고
넉넉히 품어 주시는 회원님들을 저는 기억합니다.
그 마음 일일이 말하지 않아도 전해졌었지요.
그래서 2013년도부터는 블로그 공지 외에는 따로 홍보도 않았습니다.
(다른 카페에서 판매공지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희귤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저희 노력을 알아 주시는 분들하고
함께 가겠다고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작은 이익에 연연하여 저울질 당하는 일도 싫었기 때문입니다.
자연을 살리고 사람몸을 살리는 농사...
유기농 농부가 되어서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사회라면
사회구조가 문제가 있는게 분명 합니다.
아주 천천히 소비자가 인식의 전환이 오기는 하지만
아직도 생산현장에서는 유기농산물을 재배하는 것을 꺼리고
모든 공공 지원이 일반농사에 집중되어 있는 실정이지요.
아주 극소수 유기농부와 그 농산물 가치를 아는 소비자가
유기농농부를 지켜주고 있는 현실이지요.
그래도...서서히...조금씩...
유기농농부와 농산물의 가치가 알려지고 있습니다.
무농약농산물과도 큰 차이가 있는 유기농산물의 가치를
우리 회원님들은 함께 자부심을 가져 주시기를 바랍니다.
(화학비료를 치고 안 치고의 차이는 수확량과 노력에 큰 차이가 있거든요)
이렇게 좋은 유기농 귤을 비상품으로 30% 정도 골라 내는 것을
몹시 안타깝게 생각하여 저는 몇년 동안 다각적으로 활용 방안을 연구했습니다.
생과로서는 저장에 한계가 있어서
<어떻게하면 영양 파괴하지 않고 오래 섭취 할 수가 있을까~>
귤말랭이도 5년째 말려 보는 사이 시중에는 여러 곳에서 제품화 되었지요.
그래도 원재료가 좋아야 하니까 조바심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저는 저희귤로서만 만들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양을 만들지도 못하고, 우리 회원님들이 즐길 정도만
만들거라서 규모화 시키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는 기술원에서 8개월간의 교육을 받고
저희귤로서 귤즙을 짜 보았습니다.
1월에 딴 귤들이고 저희귤 100%로 귤즙을 짰는데
당도가 무려 14브릭스가 나오고 너무 진하여
물을 타서 먹어야 할 정도로 보약 같았습니다.
지난해 만든 시제품 귤즙은 일부 선물하고
일부는 제가 봄내 먹으면서 일 하는데 너무 좋았습니다.
기력 떨어지는 봄날에 귤즙 한 봉지씩 먹으니
원기 회복 되는 느낌이라서 저는 귤보다도 더 좋다고 판단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아이들, 대한민국에서 가장 힘든 우리 아이들...
아침 일찍 나가서 자정 가까이 되서야 집에 돌아 오니
엄마가 건강을 챙겨 줄 수가 없었습니다.
그 아이들에게 학교 갈때 한봉지씩 넣어 주니 그래도 좀 안심 되었습니다.
이 귤즙을 만들려고 지난해는 가공실을 만들려고 백방 노력했으나
제가 농부를 하면서 겸업하기에는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가공비가 절반이나 되는 것을 감수하고
전문업체에 의뢰하여 저희귤로서 귤즙을 짰습니다.
지난해 무엇보다도 이 두가지를 도전하고
제품을 만들어 낸 것이 가장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귤보다도 더 맛있는 귤과자 <귤말랭이>와
100% 유기농 귤즙이 봄 내내 건강한 몸 지키는데
일조 하기를 바라며 반디귤말랭이와 귤즙을 출시했습니다.
저와 남편이 둘이서 농사 지을 수 있는 평수가 5700평.
그 이상은 더 늘리지를 않습니다.
(오히려 줄일 수도 있습니다)
그 평수가 저희가 알뜰히 농사 지을 수 있는 한계 평수입니다.
이제 절반은 스스로 해걸이를 합니다.
해마다 늦게 따니까 피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수확량이 줄어 들지만 생산한 유기농귤을 알뜰하게 활용 하려고 합니다.
앞으로 막내까지 대학을 가고나면
저와 남편의 전공을 접목해보는 일도 서서히 계획합니다.
남편의 23년간의 신라호텔 양식 요리사로서의 경력이
아깝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입니다.
저도 한식 요리사로서 사내 결혼한 커플이라서
아는 분들은 이구동성 이력이 아깝다고 말해 왔지만
저는 아이들이 다 클때까지는 일을 더 벌리지를 않으려고 했습니다.
아이들이 모두 대학생 이상이 되면 저희가 좀 더 여유가 생기겠지요.
그때는 좀더 재미있고, 행복한 상황을 만들어 보려고 해요.
절대 넘치지는 않게~~
작고, 아름답고, 소박하고, 행복한...
그렇게 추구하고자 합니다.
저와 남편의 재능과 노력은 우리 회원님들께 제공 될 것입니다.
2013년도에는 연초부터 조명되어서
시청 희망프로젝트에 제 사진이 이렇게 걸렸었습니다.
연말에는 농수산부 장관상까지 받았네요.
그냥 내 일만 열심히 했을뿐인데 ..
많은 분들이 지켜 보는 것 같아서 부담스러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누군가에게 작은 희망이 되었으면 합니다.
하지만 그런 대외적인 평가보다도
저는 초등생 세아이를 서귀포로 데리고 내려와서
남편은 명퇴 하였고, 전혀 생소한 분야인 농업에 뛰어 들어서
10년째 한 우물을 파고 유기농 농부가 되었다는 것이
스스로 위안을 합니다.
유기농농부로 자립하게 되었고
두 아이는 과외 학원없이 국립대학생이 되어서
소신껏 살 수 있게 되어서 감사합니다.
제가 아이들과 함께 소박한 꿈을 꾸며, 일구며, 나아 올 수 있게
버팀목이 되어 주신 우리 회원님들께 깊은 감사 드립니다.
앞으로도 우리 회원님들과 행복한 소통을 하며
건강한 노력을 게을리 않을 것을 약속 드리며 새배를 대신합니다.
올해도 저희의 희망 편지가 서로에게 희망을 끌어 올리는
마중물이 되었으면 합니다.
'귤밭'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꽃 인사 (0) | 2014.05.17 |
---|---|
반디농장 10년史 (1) (0) | 2014.05.08 |
5차귤 보내고~~ (0) | 2014.01.26 |
귤 여유 많아요 (0) | 2014.01.14 |
4차귤 1월 6일부터 발송합니다. (0) | 2014.01.01 |